진에어는 2020년 펜데믹 악재로 자본잠식 등 재무구조 악화 위기를 겪었다. 창사 이후 처음으로 교환사채와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을 발행하고 두 차례의 유상증자를 진행하는 등 재무 개선에 총력을 다했다. 이 기간 모기업 대한항공과 한진칼이 든든한 구원투수 역할을 했다. 재무 여력 개선으로 영구채도 모두 조기 상환했다.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한 진에어는 올해 항공기를 추가 도입하고 효율적 기재 운용과 노선 다변화 등으로 경쟁 우위 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펜데믹 자본잠식, 모기업 지원 '재무구조 개선' 총력
진에어는 2008년 한진그룹의 저비용 항공사(LCC)로 설립됐다. 출범과 동시에 공격적인 노선 확대에 돌입해 2009년부터 국제선을 취항했고 2013년 국내외 화물 운송 사업에도 진출했다. 2017년 기업공개(IPO)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2018년 창사 이후 처음으로 연간 매출액 1조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펜데믹 국면에 들어서면서 자본잠식 위기를 겪었다. 특히 결손금은 2020년말 1174억원을 기록한 이후 2021년말 2408억원, 2022년말 2908억원으로 늘었다.
진에어는 실적 부진에 따라 재무구조 악화가 커지자 개선 방안 마련에 착수했다. 2020년 1050억원의 유상증자를 추진했는데 당시 모회사였던 한진칼로부터 516억원을 지원 받았다. 그럼에도 이듬해 자본잠식을 피하지 못했다. 특히 2021년 한때 완전자본잠식에 빠지기도 했다.
항공사는 자본잠식이 지속되면 항공운송사업면허를 박탈당할 위험이 존재한다. 국토교통부는 항공사들의 재무구조가 약화하면 소비자 안전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항공사가 완전 자본잠식에 빠지거나 1년 이상 자본잠식률 50%를 초과한 경우 재무구조 개선 명령을 내릴 수 있다. 이후 사업개선 명령을 이행하지 않거나 이행 능력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사업자에 항공운송사업자 면허 취소 또는 사업정지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진에어는 2021년 재무 개선과 자본잠식 해결을 위해 바쁜 해를 보냈다. 창립 이래 처음으로 158억원 규모 교환사채와 750억원의 영구채를 발행했다. 영구채는 근본적으로 채권의 성격이나 자본으로 인정돼 빠르게 자본잠식 위기를 해결할 수 있다. 또 유상증자에 비해 절차가 간단하고 곧바로 현금 융통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이후 2021년 11월 1238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도 한 차례 더 실시해 한진칼로부터 추가 자금을 수혈했다. 리스 중이던 B737-800 항공기 5대도 반납하며 2020년말 기준 467.2%까지 치솟았던 부채비율을 248.2%로 낮췄다. 다만 영업손실은 1853억원으로 적자를 이어갔다.
그룹 차원의 지원은 계속 이어졌다. 대한항공은 2022년 진에어를 자회사로 편입하며 대형항공사(FSC)와 LCC간 수직 계열화를 통한 사업 시너지 모색에 나섰다. 이어 영구채 750억원을 조기 상환했다. 9월 또다시 자본잠식에 빠지자 한달 뒤 곧바로 620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발행해 자본을 확충했다.
엔데믹 국면에 접어들면서 여객 수송 실적도 704만명으로 전년 대비 20% 증가했고 같은 기간 국제선 여객 수송 실적은 2800% 늘었다. 1년 4개월간 운항을 중단했던 B777-200ER 항공기도 운항을 재개했다. 영업손실은 672억원으로 전년 대비 절반 이상 줄였다.
매출 1조 클럽 복귀…재무구조 관리·개선 노력 꾸준
진에어는 그간 펜데믹을 견뎌내면서 실적 회복을 이뤘다. 지난해 개별기준 영업이익은 1816억원으로 5년만에 흑자전환했다. 매출액은 1조2772억원으로 매출 1조 클럽에 복귀했고 순이익도 1358억원으로 적자의 늪을 탈출했다.
2022년말 잉여현금흐름 1595억원을 기록하며 순유입 전환했고 2023년 3분기에는 2820억원으로 현금이 늘었다. 여객수요 회복에 적극적으로 대처한 결과다. 이에 지난해 10월 620억원 규모의 영구채도 조기 상환했다.
호실적에 힘입어 올해 외형 성장을 지속하겠다는 구상이다. 진에어는 4월까지 B737-8 4대를 추가 도입해 31대의 항공기를 운용하며 기단 확대에 나서고 있다. 새로 도입하는 항공기는 인기 노선 증편에 활용되거나 신규 취항에 투입될 전망이다.
다만 진에어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3분기말 기준 384.7%로 높은 편이다. 다만 통상적으로 항공업계는 항공기 리스 비용 지출 등을 반영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부채비율이 높다. 아울러 LCC 업계 평균 부채비율이 620%인점을 감안하면 진에어는 낮은 편에 속한다. 그럼에도 코로나 이전 2019년말 95.2%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이와 관련해 꾸준한 재무구조 관리와 개선을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여이레 기자 gore@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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