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메리츠증권과 메리츠화재 등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을 완료한 메리츠금융지주가 연결 실적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완전자회사로 편입되면 해당 자회사들의 실적이 일부만 반영되는 게 아니라 온전히 반영돼 연결 기준 수익이 늘어나고 배당 수익 증가도 기대되기 때문이다. 계열사별로는 메리츠증권보다 메리츠화재의 실적 기여도가 더 높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메리츠금융그룹이 계열사들과 함께 부동산 금융 투자에서 입지를 다져왔던 만큼 최근 부동산 시장 경색에 따른 실적 변동성 우려도 나온다.
2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메리츠금융지주의 지난해 연간 순이익으로 2조2523억원을 거둘 전망이다. 이는 전년도 1조6404억원 대비 37.3% 뛴 수준으로, 시장 예상대로라면 메리츠금융그룹 사상 첫 2조원대 순이익을 기록하게 된다. 같은 기간 이자수익과 영업이익은 각각 30.1%, 37.6% 증가한 3조8320억원, 3조281억원으로 관측됐다.
메리츠금융지주의 가파른 실적 성장 전망은 지난해 상반기 완료한 메리츠증권과 메리츠화재의 완전 자회사 편입이 꼽힌다. 앞서 메리츠금융지주는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해 지난해 2월엔 메리츠화재를, 같은 해 4월엔 메리츠증권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이에 따라 배당수익 증가도 예상되고 있다.
이 중 메리츠화재의 호실적이 관측된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메리츠증권의 지배주주순이익은 29.6% 감소한 5790억원, 메리츠화재 순이익은 100% 넘게 폭증한 1조7119억원으로 추정된다. 즉, 메리츠금융지주 연결 실적을 자세히 뜯어보면 메리츠증권보다 메리츠화재의 실적 기여도가 더 높다는 의미다.
메리츠화재 호실적 배경에는 예상 보험금과 실제 지급한 보험금 사이 차액인 예실차의 이익 기여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3분기에는 미보고발생손해액(IBNR) 산출 방식 변경에 따라 예실차 손익이 전분기 대비 770억원 증가한 바 있다. 투자손익도 당기순익공정가치측정자산(FVPL) 관련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양호하다는 평가다.
메리츠증권의 경우 증권업계 전반적으로 금리 상승에 따른 운용손익이 감소하고 있는 데다가 자산 건전성 둔화 영향이 지속돼 부진한 실적이 예상됐다. 메리츠금융지주 전체 연결 실적 차원에서 보면 메리츠증권의 실적 감소에도 메리츠화재 성장세가 이를 상쇄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위기가 업계 전반적으로 고조되고 있는 만큼 메리츠금융그룹 입장에서도 실적 변동성 우려는 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메리츠금융그룹의 국내외 부동산 총 익스포저는 연결 자본 대비 207%에 달하는 30조2000억원이다.
그동안 메리츠금융그룹은 계열사들과 함께 부동산 금융 투자에 나서면서 입지를 키워왔다. 오는 3월 만료되는 1조5000억원 규모 롯데건설과의 공동 조성 펀드가 대표적인 예다. 펀드 조성 당시 메리츠금융그룹 계열사들은 선순위로 9000억원을 부담하고, 나머지는 롯데그룹 계열사들이 후순위로 6000억원을 투입한 바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PF 관련 충당금은 공실이 나면서 부실이 예상되는 등 회수가 불능해 보이거나 위험해질 때 쌓는 것이기 때문에 롯데건설 건의 경우 지난해 결산 실적에 충당금이 반영되진 않을 것"이라며 "정상적인 딜로 메리츠금융그룹이 선순위로 참여하면서 담보로 잡았던 롯데물산, 롯데케미칼 자산도 확실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선영 한국신용평가 수석 애널리스트는 "메리츠금융그룹은 부동산 금융에서의 선두적인 입지를 바탕으로 대규모 PF대출을 주선하고 있으며, 계열사가 함께 PF 대출 및 해외 부동산 투자에도 참여하고 있다"며 "이에 그룹 전반적으로 국내 부동산 PF 및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가 상당하며, 계열사 간 영업실적 동조화와 함께 높은 실적 변동성에 노출돼 있어 이를 중심으로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고 했다.
임초롱 기자 twinkle@bloter.net
▼기사원문 바로가기
'재무분석' 카테고리의 다른 글
'AI 메모리'가 살렸다, 극심한 다운턴서 탈출한 SK하이닉스 (1) | 2024.01.26 |
---|---|
'흑자전환' 진에어, 자본잠식 탈출·대주주 변경 '팬데믹 우여곡절' (1) | 2024.01.25 |
CJ대한통운의 실적 좌우하는 알리익스프레스 (1) | 2024.01.24 |
‘농슬라’ 대동·TYM의 엇갈린 운명? (0) | 2024.01.24 |
"국장과 미장의 차이?"…토스·카카오페이증권 누가 먼저 결손금 털까 (0) | 2024.01.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