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vernance/주주행동주의

삼성물산, 주주가치 제고 강화 자사주 1조 소각

Numbers 2024. 2. 3.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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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주주가치 제고 강화 자사주 1조 소각

삼성물산이 자사주 소각 계획을 재차 발표했다. 지난해 2월 3개년 주주환정책에서 발표한 내용을 다시 한번 공시를 통해 밝힌 것이다. 지난해말 행동주의 펀드 3곳에게 자사주 매입과 배당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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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이 자사주 소각 계획을 재차 발표했다. 지난해 2월 3개년 주주환정책에서 발표한 내용을 다시 한번 공시를 통해 밝힌 것이다. 지난해말 행동주의 펀드 3곳에게 자사주 매입과 배당 확대를 요구받았으나 기존 계획대로 주주환원정책을 이행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은 지난달 31일 공시를 통해 780만7563주의 보통주를 소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2월 보통주 13.2%(2471만899주), 우선주 9.8%(15만9835주)를 5년에 걸쳐 분할 소각하겠다고 밝혔었다. 삼성물산은 2025년과 2026년 매년 780만7563주씩을 소각할 계획이다.

2026년 소각이 마무리 되면 삼성물산이 보유한 자사주는 모두 소각되는 것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기존 5년간 소각 계획보다 좀 더 앞당겨 3년에 걸쳐 주식 소각에 나서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지난해말 글로벌 행동주의 헤지펀드 시티오브런던(City of London), 팰리서캐피탈(Palliser Capital), 화이트박스(Whitebox Advisors) 등은 삼성물산에게 공통적으로 자사주 매입, 배당 확대를 요구했다.

삼성물산은 자사주 매입 대신 소각을 발표하면서, 본래 밝힌 주주환원정책을 고수한 것으로 보인다. 화이트박스 등 행동주의 헤지펀드는 지난해 12월 삼성물산이 자사주를 소각하는 것만으로는 주주가치가 제고되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자사주는 본래 배당금 계산에서 제외되는 주식이기 때문에 소각만으론 주주들이 가져갈 수 있는 수익에는 변화가 없다는 설명이다.

삼성물산이 헤지펀드의 주주서한을 묵살한 배경에는 이들의 지분율이 미미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주주서한을 보낸 3곳의 헤지펀드 지분율은 총 1.6다. 팰리서캐피탈이 0.62%로 가장 높고 화이트박스 0.5%, 시티오브런던이 0.48%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을 포함한 특수관계자 지분은 33.63%다. 여기에 우군으로 여겨지는 KCC가 보유한 지분 9.17%를 더하면 우호 지분율은 42.8%까지 증가한다. 주주서한에 응하고 주주제안에 표대결을 펼치더라도 유리한 입장이다.

삼성물산은 자사주 소각 외에도 매년 관계사 배당 수익의 60~70%를 현금배당으로 환원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해당 내용은 아직 이행되지 않았다. 행동주의 헤지펀드 3사는 배당과 관련해서도 삼성전자 외에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계열사가 보유한 현금도 함께 고려해 배당을 늘릴 것을 요구했다.


김진현 기자 jin@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