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방건설그룹은 2021년 자산총액 5조원을 넘기며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1991년 구교운 회장이 설립한 광재건설에서 출발해 현재는 핵심 계열사 대방건설, 대방산업개발을 주축으로 여러 자회사를 거느린 대기업집단이 됐다.
대방건설그룹의 핵심 계열사는 구 회장의 가족(친인척)이 지배하고 있다. 구 회장의 아들인 구찬우 대표가 대방건설을 이끌고 있다. 2009년 회사를 물려받은 후 15년째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대방산업개발은 구 회장의 딸 구수진 씨의 남편 윤대인 대표가 16년째 경영을 하고 있다.
대방건설그룹의 가장 큰 특징은 소유와 경영이 일치한다는 점이다. 그룹 계열사가 모두 비상장사로 구성돼 있어 주주 구성 뿐 아니라 이사회도 구 회장 일가의 친인척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대방건설 이사회, 구찬우 대표 '모친, 삼촌' 포진
대방건설은 대방건설그룹의 핵심이자 모체다. 2022년 기준 자산총액은 17조원으로 그룹 계열사 중 가장 외형이 큰 회사다. 대방건설의 최대주주는 구찬우 대표다. 구 대표는 71%의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다. 구 대표의 매형 윤대인 대방산업개발 대표가 나머지 2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오너일가가 회사 전체 지분을 보유한 만큼 이사회도 가족 구성원으로 배치한 점이 특징적이다. 대방건설 이사회는 구 대표의 혈족 3촌 안형준 이사, 인척 3촌 김지현 이사가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또 구 대표의 어머니인 정화자 씨가 감사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임기 제한 없이 이사회 구성원으로서 계속해서 회사 경영을 이끌어왔다. 구 대표는 2009년 대표 취임 이후 15년째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김 이사는 12년째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안 이사 역시 2017년 처음 사내이사가 된 뒤 7년째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중이다. 구 대표의 어머니인 정화자 씨의 경우 16년째 감사직을 이어오고 있다. 정 씨의 임기는 2026년까지다.
사내이사를 맡은 안 이사의 경우 과거 대방주택 대표를 맡았던 이력이 있다. 2013년 대방건설 100% 자회사로 분양 대행업무(시행사)를 위해 설립된 대방주택의 초대 대표는 정화자 씨였다. 안 이사는 정 씨의 뒤를 이어 2016년부터 2021년까지 대방주택의 대표를 맡았다. 안 이사는 대방주택 대표 사임 후 대방산업개발의 자회사 엘리움의 대표를 맡고 있다.
김 이사 역시 2013년 대방건설이 100% 자회사로 설립한 시행사 대방하우징의 대표를 2021년까지 맡았다. 현재는 대방건설 자회사의 선남대방씨씨의 사내이사도 겸하고 있다.
'딸ㆍ며느리'에게 대방산업개발 지분 배분
대방산업개발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대방산업개발은 구 회장의 장녀 구수진 씨와 남편 윤대인 대표가 일가가 사실상 소유한 회사다. 구 씨는 경영에는 직접 참여하고 있진 않지만 대방산업개발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다. 윤 대표는 회사 대표이사를 2008년부터 맡고 있다.
나머지 지분 50%는 김보희 씨가 보유하고 있다. 김 씨는 구 대표의 아내로 추정되는 인물이다. 일반적으로 인척 1촌은 배우자의 부모 혹은 자녀의 배우자를 의미한다. 김 씨는 구 회장의 사위인 윤대인 씨와 마찬가지로 구 회장의 인척 1촌이다. 김 씨는 1976년생이다.
자녀들의 지분 다툼을 막기 위해 대방건설은 아들(구찬우)과 사위(윤대인), 대방산업개발은 딸(구수진)과 며느리(김보희)가 각각 소유하도록 한 것으로 보인다.
구 씨는 대방산업개발의 기타비상무이사로 회사 경영에 간접 참여 중이다. 김 씨는 감사 역할을 하며 회사의 경영을 감시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구 씨는 대방건설그룹의 핵심 계열사의 경영에는 직접 참여하고 있지 않지만 민스홀딩스라는 별도 법인의 대표직을 맡고 있다. 민스홀딩스의 감사는 남편 윤 대표가 겸하고 있다. 구 씨는 민스홀딩스의 지분 12%를 보유하고 있다. 두 사람의 자녀인 윤승민, 윤형민이 각각 41%, 39%의 지분을 보유한 가족회사다.
대방건설그룹 계열사 이사회 안건 전부 '원안가결'
2021년 대방건설그룹이 대규모기업집단으로 지정된 후 대방건설 이사회에 상정된 의안은 반대 없이 모두 가결됐다. 대방건설의 이사회 의안 대부분은 '금전소비대차계약 체결의 건'으로 계열사에 대한 대출을 승인해주는 건이었다.
대방건설은 여러 계열사를 활용해 공공택지 입찰에 참여하는 소위 '벌떼입찰'이라 불리는 방식으로 외형을 불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현금보유고가 충분한 대방건설은 계열사에 토지대, 운영비 등을 대출해주는 형태로 내부 수익을 쌓아올린 것으로 보인다.
2023년 한 해동안 계열사 대출 관련 공시를 75건을 제출했다. 이자율은 4.6% 수준이다. 대방건설이 계열사에 대출해준 금액은 1조원이 넘는다.
대방산업개발 역시 이사회 안건이 모두 원안 가결됐다. 나머지 계열사들도 대방건설, 대방산업개발 등의 임원 출신들이 이사회에 포진해 있는 만큼 부결 안건이 하나도 없었다. 이는 사실상 대방건설그룹 내 모든 계열사가 구 회장 일가의 의중대로 경영돼 왔음을 말해준다.
대방건설, 대방산업개발 직원들은 여러 계열사 이사회에 겸임을 하면서 오너일가의 의중대로 회사 경영에 찬성표를 던지는 역할을 해왔다. 엘리움주택 윤두병 대표는 엘리움하우징, 엘리움개발, 엘리움건설, 디아이건설, 대방디엠시티 등 6개 계열사 이사회에 겸직을 하고 있다. 디비산업개발 김철호 이사 역시 디비이엔씨, 디비종합개발, 디비토건, 디비하우징 등의 이사회 임원을 겸하고 있다.
김진현 기자 jin@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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