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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체-약물 접합체(Antibody-Drug Conjugate, ADC) 플랫폼 전문 바이오텍 피노바이오가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철회하면서 배경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회사는 금리인상 등의 여파로 무리한 상장보다 최적의 시점에 재도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보유한 파이프라인 상황과 매출구조 확립 등이 상장 철회 결정에 작용했을 것이란 게 업계의 관측이다.
피노바이오는 지난 13일 대내외 변수로 계속해서 심사가 지연됨에 따라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철회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7년에 설립된 피노바이오는 독자 개발한 ADC 플랫폼 'PINOT-ADC'를 보유하고 있으며, 암세포가 증식하는 데 꼭 필요한 Top1 효소를 저해하는 캠토테신 약물이 핵심기술이다.
ADC에 일반적으로 쓰이는 저분자화합물 대비 독성을 크게 낮추고 내성을 일으키는 단백질까지 억제하는 추가 기전으로 효력을 극대화한 점에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다.
회사에 따르면 설립 후 지금까지 약 2조원 규모의 기술이전 성과를 달성하는 등 지속적인 마일스톤 유입으로 안정적인 매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지난 2022년 10월 셀트리온과 약 1조6000억 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고, 지난해 말에는 미국 컨쥬게이트바이오와 3200억 원 규모의 ADC 플랫폼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이 같은 성과를 발판 삼아 2023년 1월 SCI평가정보와 이크레더블로부터 각각 A, BBB 등급을 받으며 기술성평가를 통과하고 증시 입성을 추진했다.
다만, 피노바이오는 파두사태 이후 기업공개(IPO) 심사가 까다로워진 것은 물론 기업가치(Value)를 제대로 평가받기 어렵다는 판단하에 철회를 결정했다.
피노바이오 관계자는 "거시경제의 불확실성과 금리인상 여파로 주식시장 전반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회사의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기 어려운 상황이라 판단했다"며 "무리하게 상장을 추진하는 대신 시장 상황을 지켜보며 최적의 시점에 다시 도전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해 철회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거래소 심사가 1년 가까이 지연되면서 기술성 평가 이후 진척된 당사의 R&D 성과를 적정 밸류로 반영하기 어려웠다"고 전했다.
회사 입장에서는 심사 기간 저분자 화합물 1종의 미국 임상 1상 완료와 효능데이터 확보 그리고 ADC 관련 특허 등록, 후보물질의 마일스톤 달성 등 사업상의 큰 성과가 가치에 반영되기 어려웠다는 판단이다.
투자업계 역시 파두 사태가 피노바이오의 코스닥 상장예비심사 철회 결정에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업계 A 관계자는 "파두 사태 이후 기술평가 등에서 제출한 매출 예측과 실제 매출과의 괴리율에 대해 보다 꼼꼼히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상황"이라며 "금감원이나 거래소에 매출과 관련해 명확한 방안을 제시해야 하는데 바이오사 입장에서는 어려움을 겪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피노바이오가 밝힌 것처럼 최근 2년 간 바이오 분야에 대한 투자열기가 식으면서 과거보다 바이오 기업이 IPO 진행 시 기대했던 만큼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다는 점도 반영됐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피노바이오 관계자는 "상장예비심사 청구 당시 제약바이오 업황에 대한 투심이 악화돼 기업가치를 낮게 평가받았다"라고 언급했다.
VC업계 B 관계자는 "바이오사의 경우 지난해 큐로셀과 같이 낮은 밸류를 받더라도 목표로 했던 IPO를 위해 추진하는 곳이 있는 반면 좀 더 기다리는 기조로 선회하는 행보로 나뉘고 있다"며 "현 시점에서는 바이오사들이 기업가치를 위해 얼마나 기다려야 할지는 미지수지만 피노바이오의 경우 ADC 분야가 각광받으면서 투자를 확보해 IPO를 미룰 수 있는 여유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와 별개로 피노바이오 입장에서는 다음 IPO 도전 시 파이프라인에서 성과를 내야한다는 점도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피노바이오 홈페이지 기준 회사의 파이프라인 중 성과를 낸 것은 ADC가 아닌 저분자화함물 파이프라인이다.
표적항암제 NTX-301은 미국 1/2상 진행중, 녹내장 치료제 NTX-101은 국내 1상을 완료했다. ADC의 경우 아직 전임상 단계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피노바이오가 ADC 플랫폼을 통해 업무협약(MOU), 기술이전 등의 성과를 올리고 있지만 IPO 재도전에서 기업가치를 올려 상장하고 싶다면 ADC 파이프라인에서의 실질적인 연구개발(R&D) 성과기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피노바이오 관계자는 "현재 저분자 화합물의 임상 시험과 사업 개발이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고, ADC 개발 역시 계획대로 순항 중으로 이르면 상반기 내에 ADC 관련 마일스톤 달성도 가능할 전망"이라며 "파이프라인 임상개발의 진전과 추가 기술이전 성과 등을 통해 기업 가치를 적절하게 인정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덧붙였다.
황병우 기자 tuai@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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