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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로봇을 옷처럼 입는 웨어러블 로봇도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앞서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의료 웨어러블 로봇이 개발됐지만 상용화된 제품은 많지 않다. 오는 26일 코스닥 상장을 앞둔 엔젤로보틱스는 의료 영역을 넘어 일상에도 웨어러블 로봇을 접목 시키는 것이 목표다. 지난 22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위치한 엔젤로보틱스 사무실에서 웨어러블 로봇의 현재와 미래를 살펴봤다.
2017년 설립된 엔젤로보틱스는 로봇에 재활 의학을 결합한 웨어러블 로봇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설립 이전부터 LG전자의 투자를 유치한 엔젤로보틱스는 7년 만에 국내 웨어러블 로봇 기업 중 최초로 기업공개(IPO)도 앞두고 있다.
현재 엔젤로보틱스는 가정 내 재활훈련 보조기기 브랜드인 '엔젤메디(Angel MEDI)'로 업계 1위이며, 산업용 개인 근골격계 보호 솔루션 '엔젤기어(Angel GEAR)'를 통해 LG전자, 삼성전자, CJ대한통운, LIG넥스원 등 대기업 매출처를 확보하고 있다. 엔젤로보틱스는 연내 일상생활 보조기인 '엔젤슈트(Angel SUIT)'와 로봇 부품 브랜드인 '엔젤키트(Angel KIT)'를 추가로 출시하며 웨어러블 로봇 산업을 포괄하는 포트폴리오를 갖출 계획이다.
일상 바꾸는 로봇 세상 꿈꾼다…LGㆍ삼성과도 인연
공경철 엔젤로보틱스 대표는 인류의 일상을 바꾸는 웨어러블 로봇을 만들겠다고 강조한다. 가정 내 재활운동과 로봇을 입고 일상을 영유하기 위한 보조기부터 업무와 피트니스 등 일상생활 모든 영역에서 웨어러블 로봇이 사용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공 대표는 “21년 전 석사를 시작하면서 웨어러블 로봇 기술에 관심을 갖게 됐고, ‘사람을 도울 수 있는 로봇’이라는 데 매력을 느꼈다”며 “사람이 걸어 다니는 모든 영역에 로봇을 접목할 것이다. 궁극적으로 인류가 건강하고, 즐겁게 일상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기업 가치”라고 말했다.
이 회사의 매출 1위를 담당하고 있는 핵심 제품은 지면 보행이 가능한 외골격 보행 보조 로봇인 ‘엔젤렉스 M20’이다. 근육의 재건, 관절 운동의 회복에 사용되는 로봇 자동화 시스템 기구로 지면 접촉 센서를 통해 이용자의 보행 의도를 감지하고, 자동으로 보조력을 제공하는 이 제품은 현재 국내 상급종합병원, 재활전문기관 등에서 활용되고 있다.
공 대표는 “과거 미국, 일본에서 의료 시장에서 웨어러블 로봇 사업을 하는 업체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현업에서 대부분 사라졌다”며 “기존 제품들과 달리 우리는 재활 의학의 관점에서 사용성을 높이는데 주안점을 뒀다. 환자가 부족한 만큼 로봇의 도움을 받고, 일상을 영위할 수 있도록 했고, 이 부분이 국내외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LG전자, 삼성전자 등 국내 대기업과의 접점도 확대하고 있다. 공 대표는 창업 이전 사이배슬론(장애인들이 재활로봇이나 웨어러블 컴퓨터로 승부를 겨루는 국제경기)에 참가해 동메달을 따며 LG전자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 창업 전부터 투자 유치를 약속 받은 공 대표는 엔젤로보틱스 설립 이후 LG전자로부터 20억원의 지원을 받았다.
이후 엔젤로보틱스는 산업용 웨어러블 슈트인 '엔젤X'를 선보였고, 지난해 10월부터는 LG전자에 로봇 핸드용 구동기 개발 용역을 진행하는 한편, 12월부터 자동화가 불가능한 인력 작업에 맞춤형 웨어러블 로봇 슈트를 개발해 납품하고 있다. 또 정부 '스마트 안전장비 보급확산' 사업으로 다양한 중소 기업들과 인연을 맺고, 삼성전자 기흥공장에도 맞춤형 제품을 납품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유럽 시장까지 노린다…2025년 흑자전환
공 대표는 이 흐름에 힘입어 엔젤로보틱스가 2025년 내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공 대표는 “2023년까지는 R&D(연구개발), 인력 확충에 많은 투자를 하면서 적자를 냈지만 아직은 기술적으로 초격차를 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며 "실제 연 평균 100% 이상 성장하는 성과를 내고 있고, 2025년 하반기에는 턴어라운드가 이뤄질 것이다. 2026년 내 흑자전환, 10~20년 뒤에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엔젤로보틱스는 연내 안전인증을 획득한 뒤 해외 수출에도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2025년 내 말레이시아, 유럽을 중심으로 수출을 가속화하고, 2026년에는 해외 매출 1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공 대표는 “우리나라에서는 재활의학 영역에서 엔젤로보틱스의 가치가 어느정도 인정받았고, 의료 시장에서 일상으로 영역을 확장할 만큼의 인프라도 구축했다”며 “현재 말레이시아를 비롯한 동남아에서 러브콜이 많고, 이르면 올해 상반기부터 물량 대응에도 나설 예정이다. 향후 미국을 비롯해 독일, 프랑스 등 유럽 국가로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 로봇 산업을 위협하고 있는 중국 로봇 기업에 대해서도 남다른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중국의 로봇 기술이 엄청나게 성장하고 있다고 해도 웨어러블 로봇 시장은 다르다”며 “웨어러블 로봇은 재활의학과 맞물려 같이 성장해야 한다. 이 부분에서 중국에 비해 우리나라의 재활의학 수준은 글로벌에서도 우수한 수준일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공 대표는 엔젤로보틱스를 웨어러블 로봇 업계의 애플로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다. 공 대표는 “로봇 기술을 개발하던 시절에는 '메르세데스 벤츠와 같은 위상을 얻고 싶다'는 막연한 꿈을 꿨지만 지금은 다르다”며 “세상을 더 혁신적으로 바꾸는 애플처럼 엔젤로보틱스 또한 다가오는 고령화 시대에서 일상생활에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기술적인 혁신을 이룩할 수 있는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또 "현재 엔젤로보틱스의 전체 직원 중 50%가 연구 인력이고, 그 중에선 재활의학에 지식이 많은 연구원이 다수 포진해 있다"며 "상장 후에도 시장과 사회의 요구에 귀 기울이고, 끊임없는 R&D 투자로 로봇 기술을 지속적으로 발전 시킬 것이다. 엔젤로보틱스를 웨어러블 로봇의 글로벌 표준이 될 수 있도록 성장 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아름 기자 arumi@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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