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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사이언스 이사회를 장악한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의 최우선 과제는 상속세 마련이다. OCI그룹과 통합이 불발되면서 대주주 지분이 시장에 대거 풀릴 것으로 우려되고 있지만 임 사장이 경영권 분쟁 당시 확실히 선을 그으면서 코리그룹 등 해외 관계사를 통해 재원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사이언스는 이번주 이사회를 열고 경영진 재편에 나선다. 지난달 28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임 사장이 이사회를 장악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임 사장은 주총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한미사이언스는 대주주 가족간 화합과 협력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이번 그룹 통합의 시발점이 된 상속세 해결 방안을 우선적으로 합의 볼 것으로 전망된다.
올초부터 지난달 말까지 이어지던 경영권 분쟁의 핵심은 상속세다. 당초 사모펀드운용사(PEF) 라데팡스파트너스를 끌어들인 것도 상속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였다. 라데팡스가 지분 매입에 실패하면서 OCI그룹과 통합을 제안한 것도 상속세 해결을 위해서였다.
지난 2020년 고(故) 임성기 회장 별세 이후 오너 일가에 할당된 상속세는 약 5400억원 수준이다. 현재까지 3차 납부가 완료됐고 약 2700억원의 상속세가 남겨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권 분쟁 당시 수차례 논쟁을 보이던 상속세 문제에 대해 임 사장은 "세금 문제를 개인적으로 잘 해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충분히 해결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먼저 업계에서 보는 상속세 마련 방안은 한미사이언스 대주주 지분 매각이다. 재계의 상속세 마련 방법은 통상 지분 매각이다. 최근 삼성가도 지분 매각을 통해 상속세를 마련했다.
경영권 분쟁 중에도 지속해서 제기된 우려다. 임주현 사장 측은 경영권 분쟁 당시 "상속세 문제와 관련해 형제는 상속세 잔여분 납부에 관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대안과 자금의 출처를 밝혀주기 바란다"며 "가처분 의견서에서 드러냈듯 지분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해 매각할 생각만 하고 있다"고 지적한 적이 있다.
다만 이 부분에 대해선 임종윤 사장이 경영권 분쟁 당시 확실히 선을 그었다. 그는 "지분 매각을 하려면 벌써 했다"며 "저희(형제 측)는 책임감을 갖고 임한다. 장기적으로 67% 확보를 목표로 지분을 더 사들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종윤 사장이 한미사이언스 지분 매각에 대해 선을 그으면서 가장 유력한 상속세 재원 마련 방안은 그가 보유하고 있는 코리그룹을 활용하는 것이다.
홍콩에 설립된 코리그룹은 임 사장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 기업가치는 1조2000억원을 평가받았다. 지난해에는 매출액 4760억원, 영업이익 692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2022년 대비 매출액은 8%, 영업이익은 35%가량 증가한 수준이다. 올해는 영업이익 7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회사는 전망하고 있다.
또한 코리그룹을 통한 일부 구주매출이나 주식담보대출 등의 형태로 현금을 마련하는 방법도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 당시 임 사장이 담보 대출이 많다는 공격을 받았지만 사업가 마인드가 강해 대출로 상속세를 갚아나가면서 영업활동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한미약품그룹의 재무 상황이 개선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한미사이언스의 유동자산은 2022년 말 2453억원에서 지난해 말 2739억원으로 늘어났다. 한미약품의 유동자산도 같은 기간 6942억원에서 7306억원으로 증가했다.
한편 2021년부터 3년간 한미약품그룹 경영자문을 맡던 라데팡스는 이번 그룹 통합 실패로 한미 일가와의 관계가 정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유한새 sae@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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