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vernance/지배구조 분석

명확해진 한화그룹 승계구도..'3남' 김동선, 유통·건설에 기계·소재 사업도 가져간다

Numbers_ 2024. 4. 4.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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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확해진 한화그룹 승계구도..'3남' 김동선, 유통·건설에 기계·소재 사업도 가져간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3남 김동선 ㈜한화 부사장이 승계 과정에서 유통·건설에 이어 그룹 내 기계·소재 사업까지 품에 안을 전망이다. 장남 김동관 부회장은 그룹 핵심 사업인 방산과 에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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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 삼남' 김동선(사진) ㈜한화 부사장이 그룹 내 기계·소재 사업을 품에 안을 전망이다. (사진= ㈜한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3남 김동선 ㈜한화 부사장이 승계 과정에서 유통·건설에 이어 그룹 내 기계·소재 사업까지 품에 안을 전망이다. 

장남 김동관 부회장은 그룹 핵심 사업인 방산과 에너지를,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은 금융을, 3남 김동선 부사장은 유통과 건설 부문을 주력으로 경영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화가 건설부문의 해양풍력 사업을 한화오션으로 넘기고 모멘텀부문을 물적분할하겠다고 3일 밝혔다. 이런 가운데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오는 5일 개최될 이사회에서 인적분할을 통해 자회사 한화정밀기계, 한화비전을 ㈜한화에 넘길 것으로 예상되면서 김동선 부사장은 사실상 '유통·건설·기계·소재' 네 가지 산업을 축으로 독립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이날 ㈜한화에 따르면 건설부문의 해상풍력 사업과 글로벌 부문의 플랜트 사업을 한화오션에 양도하고 ㈜한화 모멘텀부문은 물적분할해 신설 법인으로 출범하며 태양광 장비사업은 한화솔루션에 넘기기로 했다. 이는 한화그룹의 승계 과정에서 아직 주인을 찾지 못한 '기계·소재'사업을 김 부사장에게 넘겨주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김동관 부회장이 그룹의 핵심 사업인 우주·항공·방산·해양·신재생 에너지 부문을 물려받을 것으로 확실시되는 가운데 김 부회장이 대표로 있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솔루션이 ㈜한화 내에 퍼져있었던 관련 사업을 모두 양수했기 때문이다.

㈜한화 글로벌 부문은 스마트 인프라, 인프라 솔루션, 고부가 소재사업, 플랜트 사업을 영위하고, 한화모멘텀은 이차전지 장비 및 공장자동화, 태양광 장비 사업을 펼치고 있다. 양사가 각각 플랜트와 신재생 에너지 사업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향후 한화그룹 삼형제 가운데 누구에게 승계될지 종잡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번 조치로 김 부사장은 해외사업본부장으로 있는 건설 부문을 포함해 글로벌과 모멘텀을 모두 가져갈 가능성이 커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오는 5일 개최될 이사회에서 인적분할 안건을 상정할 것이라는 점도  글로벌·모멘텀이 김 부사장에게 갈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사업특성을 고려한 인적분할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100% 자회사인 한화정밀기계, 한화비전, 한화시스템 ICT부문이 인적분할을 통해 ㈜한화의 자회사로 편입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사업군별 전문화를 추진해 방산·우주·항공 부문에 집중한다는 표면적인 이유 이외에도 승계를 염두한 지배구조 재편 과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화정밀기계와 한화비전, 한화시스템 ICT 부문을 신설 지주회사 밑에 편입시켜 김 부사장에게 넘기는 그림이다.

실제로 ㈜한화 글로벌부문과 한화모멘텀은 김 부사장이 보유하고 있는 유통·건설 부문과 연결고리가 충분할 뿐만 아니라, 한화정밀기계, 한화비전, 한화시스템 ICT 부문과도 사업적인 연관성을 찾을 수 있다. ㈜한화는 2020년 한화정밀기계로부터 협동로봇사업을 양수해 모멘텀에 편재시키고, 이후 사업을 분리해 한화로보틱스를 출범시켰다. 현재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한화로보틱스의 지분 32%를 보유하고 있다. 이외에도 지난해 9월 ㈜한화가 한화정밀기계 인수 계획을 철회한 뒤엔 모멘텀 부문이 12월 한화정밀기계에 반도체사업을 양도하기도 했다.

일련의 과정이 종료되면 김 부사장은 '유통·건설·기계·소재'라는 네 가지 산업을 축으로 자신의 입지를 다지게 된다.  특히 한화그룹 전체 매출(53조 1348억원)에서 유통업(1조 22억원)의 비중이 1.88%에 그쳤다는 점에서 두 형들에 비해 그룹 내 입지가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세간의 평가도 뒤집을 기회다. 

김 부사장이 맡을 주요 회사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한화갤러리아·한화푸드테크·㈜한화 건설부문·한화정밀기계·한화비전·한화시스템 ICT부문·한화모멘텀·한화로보틱스 등이다. 이들 사업체들의 지난해 총 매출은 8조 9841억원에 달한다. 이는 한화그룹 전체 매출의 16.90%에 달하는 수치다. 다만 김 부사장은 한화갤러리아를 비롯해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한화정밀기계 등 일부 계열사들의 지난해 적자전환했다는 점에서 향후 자신의 경영 능력을 입증해야하는 과제도 안게될 예정이다.

한편, ㈜한화는 김승연 회장이 최대주주로 보통주 기준 22.65%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이어 김 부회장이 4.44%, 김동원 사장과 김 부사장이 각각 1.67%를 나눠가지고 있다.


이승주 기자 sjlee@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