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vernance/지배구조 분석

계열사 늘리는 한화, ‘인적분할’로 부담 줄이고 추가 수익 기대

Numbers_ 2024. 4. 4. 10:50

▼기사원문 바로가기

 

계열사 늘리는 한화, ‘인적분할’로 부담 줄이고 추가 수익 기대

한화그룹이 방산부문 주력 계열사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인적분할을 단행하며 사업 구조 재편에 나섰다. 자회사 한화정밀기계와 한화비전 등 비(非)방산 사업을 떼어내 신설회사에 붙이고 방

www.numbers.co.kr

 

 

한화그룹이 방산부문 주력 계열사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인적분할을 단행하며 사업 구조 재편에 나섰다. 자회사 한화정밀기계와 한화비전 등 비(非)방산 사업을 떼어내 신설회사에 붙이고 방위·우주항공에 집중할 환경을 마련했다. 경영 승계를 위한 지배구조 효율화 작업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인적분할을 활용해 지주사격 역할을 수행하는 ㈜한화가 직접 인수하는 부담을 줄이는 모습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인적분할을 추진을 검토 중이다. 이와 관련 한국거래소에 인적분할 재상장 추진하기 위해 사전협의 등 절차를 밟고 있다. 다만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주가치 및 경영 효율성 제고를 위해 당사가 영위하는 사업 특성을 고려한 인적분할을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확정된 사항은 아니다”고 공시하며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인적분할에 성공한다면 하는 사업은 핵심인 방위·항공 부문을 남기고 기계장비, 시큐리티는 떼어낼 예정이다. 존속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성과를 올리기 시작한 방위산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화시스템과 쎄트렉아이 등 관련 자회사가 남는다. 신설회사는 한화비전과 한화정밀기계 등을 거느리는 구조를 짠다.

한화그룹이 인적분할을 활용하면서 지주사 역할을 수행하는 ㈜한화는 부담을 최소화하며 계열사를 늘리는 모습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최대주주인 ㈜한화는 지난해말 기준 지분 33.95%를 보유하고 있다. 인적분할은 주주 구성을 그대로 유지하는 수평적 분할이기에 신설 자회사의 지분도 동일하게 가져갈 전망이다.

신설회사가 가져가는 한화비전과 한화정밀기계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100% 자회사다. 방산과 연관성이 높지 않지만 안정적으로 실적 성과를 내는 알짜 기업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매출액으로 살펴보면 한화비전은 7228억원, 한화정밀기계는 매출액 3904억원을 기록했다. 총 수익이 1조원을 넘기는 새로운 계열사를 만드는 셈이다.

㈜한화 입장에서는 계열사를 추가하면 추가 배당 소득 등도 기대할 수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결산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180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배당금 총액은 910억2494만원이다. 규모는 늘었지만 순이익 증대 영향으로 배당성향은 전년 29.84%보다 낮아진 11.13%를 기록했다. 여기서 최대주주 ㈜한화는 309억원을 가져가는데 분할 이후에는 추가 소득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만약 한화그룹이 ㈜한화 산하에 계열사를 새롭게 설립하는 방향으로 진행했다면 각종 부담을 피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자회사인 한화비전과 한화정밀기계 지분을 직접 매입하거나 스왑 등의 거래를 진행해야 하는데 결국 비용 지출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한편 이번 인적분할과 관련해 한화그룹 오너일가의 승계 작업의 일환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후계자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김동관 부회장이 방위·우주항공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면서 알짜 기업을 떼어주는 구도를 짜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윤필호 기자 nothing@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