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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때문에...'조현준·조현상' 계열분리 복병 만났다

Numbers_ 2024. 4. 5.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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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때문에...'조현준·조현상' 계열분리 복병 만났다

효성그룹은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의 ‘형제경영’을 위해 지주사 ㈜효성의 인적분할을 추진 중이다. 신설 지주회사를 통한 3세 독립경영 체제를 구축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자기주식(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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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그룹 조현준 회장(사진 왼쪽)과 조현상 부회장(그래픽=박진화 기자)


효성그룹은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의 ‘형제경영’을 위해 지주사 ㈜효성의 인적분할을 추진 중이다. 신설 지주회사를 통한 3세 독립경영 체제를 구축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자기주식(자사주)의 향방을 놓고 부담이 커지는 양상이다. 특히 심사를 진행하는 한국거래소와 효성그룹 간에 입장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적분할을 추진하는 효성그룹에게 자사주 처분 방안이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현재 한국거래소는 ㈜효성이 제출한 ‘분할 재상장 예비심사 신청서’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30일 증권신고서 제출을 목표로 절차를 진행하는 상황이다. 일정을 순조롭게 진행하면 6월 14일 분할계획 승인을 위한 주주총회를 거쳐 7월 1일 분할등기도 신청할 계획이다.

하지만 ㈜효성은 자사주 116만1621주(지분율 5.5%)의 처분 또는 활용 여부를 놓고 부담이 커지는 양상이다. 지주사의 자사주는 인적분할 발표 당시부터 난제로 여겨졌다. 자사주는 인적분할 이전에 처분해 현금화하거나 신설지주 신주를 배정해 지배력을 강화하거나 존속 및 신설지주에 모두 자사주를 배정하는 등 활용법이 다양하다.

정부는 이처럼 신설지주 주식으로 바뀌면서 의결권이 부활하는 ‘자사주의 마법’에 제동을 걸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편법 사익추구로 활용되는 일을 막기 위해 1월 인적분할 과정에서 자사주에 신주 배정을 금지하는 내용의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한국거래소도 신설지주사 재상장 과정에서 일반주주의 권익보호 방안을 마련하도록 점검하는 역할을 맡았다.

때문에 효성그룹도 자사주를 온전히 활용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거래소는 ㈜효성의 자사주를 모두 소각하는 방향을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효성그룹은 보유한 자사주 절반을 소각하고 나머지는 절반은 매각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효성이 거래소의 심사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이 같은 간극을 줄이고 주주의 권익보호에 노력했음을 인정받아야 한다.

이미 효성그룹은 앞선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자사주를 통해 분할 자회사의 지배력을 강화했던 경험이 있다. 때문에 간극을 줄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최근 거래소는 ‘기업 밸류업’ 지원 사업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각종 정책을 의욕적으로 내놓고 있다. 특히 5일 집행간부 인사를 통해 기업 밸류업 지원사업 등 추진사업의 동력 확보 차원에서 총 11명의 집행 간부 가운데 7명을 신임 인사로 발탁했다.

효성그룹은 정기 주주총회에 국민연금의 경고까지 받았다.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이하 수탁위)는 지난달 ㈜효성의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조현준 효성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에 반대 의견을 냈다. 수탁위는 조 회장에는 기업가치 훼손 이력을 반대 이유로 내세웠고 조 부회의 경우 감시 의무 소홀과 과도한 겸임을 제시했다.

여기에 금융감독원은 다음달 밸류업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기 위해 금융위원회, 거래소 등 유관기관과 논의를 진행 중이다. 거래소 입장에서도 ㈜효성의 자사주 이슈를 섣불리 결정하기에 어려운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거래소 심사를 포함한 인적분할 관련 각종 일정이 연장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윤필호 기자 nothing@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