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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쪼개지는 효성] '자사주 전량 소각' 거래소와 입장차, 인적분할 일정 밀리나

Numbers_ 2024. 4. 12.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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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쪼개지는 효성] '자사주 전량 소각' 거래소와 입장차, 인적분할 일정 밀리나

인적분할을 추진 중인 효성그룹이 자기주식(자사주) 처분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가 인적분할 과정에서 자사주 활용에 제동을 걸고 나섰기 때문이다. 특히 심사를 맡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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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진화 기자

 

인적분할을 추진 중인 효성그룹이 자기주식(자사주) 처분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가 인적분할 과정에서 자사주 활용에 제동을 걸고 나섰기 때문이다. 특히 심사를 맡은 한국거래소와 입장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7월초까지 분할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을 잡은 상황에서 향후 논의 과정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효성이 2월 23일 제출한 예비심사 청구서를 놓고 자사주 이슈를 검토 중이다. 이 과정에서 ㈜효성이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 116만1621주의 소각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효성은 절반은 소각하고 나머지 절반은 매각하는 방안을 제시했고 거래소는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자사주 문제가 불거진 배경에는 그간 상장사가 인적분할 과정에서 자사주에 신주를 배정하는 이른바 ‘자사주 마법’을 통해 편법적으로 지배력을 강화했다는 비판이 나왔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자사주 마법으로부터 주주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신주 배정 금지 등의 대책을 포함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논의 중이다.

한국거래소는 예비심사청구 이후 45일 이내에 결과를 통보해야 하나 심사 과정에서 이슈와 관련해 조치가 충분치 않을 경우에는 일정은 연장될 수밖에 없다. ㈜효성은 가이드라인이 나오지 않은 만큼 의무는 아닌데다 타협안까지 제시하며 성의를 보였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한국거래소도 밸류업 정책에 공을 들이고 있어 자사주 전부 소각 입장을 고수할 가능성은 배제하기 어렵다. 금융당국의 구체적 가이드라인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일정대로 진행하기는 쉽지 않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진행 중인 사안을 답변하기 어렵다”면서 “자사주 이슈 등은 1월말에 나간 거래소 밸류업 정책 기반의 심사 기조를 중심으로 면밀하게 심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비심사 결과 통보 일정은 원칙적으로 45일로 정해졌지만 유연하게 봐야 한다”면서 “후속 조치가 필요할 경우에 연장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효성이 7월 1일로 잡힌 분할기일 일정을 맞추기 위해서는 거래소를 설득해야 한다. 자사주 절반 소각, 절반 매각 이상의 카드를 내놓을 수도 있다. 이런 가운데 IB 업계에서는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의 별세에 따른 대규모 상속세 부담을 설득용 카드로 제시할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조 명예회장이 보유한 주요 5개 계열사 지분만 총 7000억원 이상이며 상속세는 최소 4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주요 상속자인 장남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과 삼남 조현상 부회장은 독립경영을 진행하는 가운데 상속세 부담까지 지게 생겼다. 지분 매각 및 주식담보대출 등이 불가피한 상황인 만큼 거래소에도 재고의 여지를 심을 수 있다는 논리다.

 

윤필호 기자 nothing@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