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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금상선, 흥아해운 지분 블록딜 '420억 회수' 왜?

Numbers_ 2024. 4. 12.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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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금상선, 흥아해운 지분 블록딜 '420억 회수' 왜?

장금상선이 흥아해운 보유 지분 일부를 블록딜(시간외대량매매) 방식으로 처분했다. 2021년 인수 이후 첫번째 지분 매각이다. 장금상선은 이번 블록딜로 투자원금 1020억원 대비 40%가량인 420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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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흥아해운)


장금상선이 흥아해운 보유 지분 일부를 블록딜(시간외대량매매) 방식으로 처분했다. 2021년 인수 이후 첫번째 지분 매각이다. 장금상선은 이번 블록딜로 투자원금 1020억원 대비 40%가량인 420억원을 회수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장금상선은 이달 11일 흥아해운 주식 1400만주(5.82%)를 블록딜로 매각했다. 처분단가는 주당 2997원으로 지난 10일 종가(3730원) 대비 20%정도 낮다. 이로써 장금상선의 흥아해운 지분율은 84.85%에서 79.03%로 5.82%p 떨어졌다.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이번 블록딜에 따라 장금상선이 취득한 금액은 420억원이다. 최초 인수 당시 투자한 금액이 1020억원이란 점을 감안하면 지분 5.96% 처분만으로 원금의 41.2%를 회수한 셈이다. 같은 단가로 잔여지분까지 처분한다고 가정하면 장금상선은 약 6배의 멀티플(배수)로 엑시트(투자금 회수)하게 된다.

장금상선이 흥아해운의 최대주주가 된 건 2021년 6월이다. 당시 흥아해운은 경영 정상화를 위해 산업은행 등 채권단의 관리를 받고 있었다. 채권단은 스토킹호스 방식으로 흥아해운의 인수합병(M&A)을 타진했으나 인수 희망자가 나타나지 않았고 결국 조건부 신주인수계약을 체결한 장금상선을 인수자로 받아들이게 됐다.

장금상선은 흥아해운의 유상증자에 1020억원 규모로 참여해 보통주 2억400만주를 확보했다. 발행주식총수 대비 85.31%에 해당하는 신주를 액면가(500원)에 취득한 것이다. 이는 흥아해운이 거래정지 되기 전 주가 1035원(2020년 3월 30일 종가)의 절반 수준이다.

흥아해운 인수 당시 장금상선 지분율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인수 절차가 마무리되며 흥아해운의 워크아웃도 종결됐다. 흥아해운은 인수합병(M&A)으로 유입된 신규 자금으로 채권금액 중 499억원을 변제하고, 453억원 규모의 출자전환을 진행했다. 또 결손보전 목적으로 대주주 10대 1, 일반주주 4대 1 비율의 차등무상감자까지 진행해 자본잠식을 완전히 해소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블록딜의 배경으로 흥아해운 인수 당시 체결한 주식담보계약을 꼽는다. 장금상선은 2021년 6월 흥아해운 신주 확보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와 사채인수계약 및 근질권설정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계약에 따라 장금상선은 해진공에 만기일시상환 조건의 회사채를 발행해 800억원을 조달했고, 흥아해운 주식에 대한 근질권을 제공했다. 근질권의 채권최고액은 880억원이다. 근질권이란 채무자가 채무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 채권자가 직접 청구해 우선적으로 변제받을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장금상선이 회사채를 상환하지 못할 경우 해진공은 최대 880억원 규모의 흥아해운 주식을 일괄매도 처분할 수 있는 것이다. 회사채 만기일은 올해 6월 18일까지다.

(사진=장금상선 2023년도 감사보고서)


일부에서는 장금상선이 흥아해운에 대한 추가 지분 처분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해진공에 만기일시상환 조건으로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800억원이 미상환 채무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다만 장금상선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자산이 지난해 말 기준 2758억원(단기금융상품 포함 8335억원)에 달해 지분 매각과 같은 추가 자금 조달 유인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박수현 기자 clapnow@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