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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이 올해 첫 공모채 발행에 나선다. 지난해 7월 공모채로 400억원을 조달한 후 9개월 만이다. 1.5년물과 2년물로 트렌치를 구성해 총 500억원을 확보하고 모두 기존 회사채 상환에 투입할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까지 4000억여원의 차입금 만기가 돌아오는 만큼 회사채, 은행 대출 등 다양한 수단으로 리파이낸싱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리파이낸싱 위한 공모채 발행…최대 1000억원까지 증액 검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진은 17일 회사채 발행을 위한 기관투자가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발행금액은 500억원으로 확정했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1000억원까지 발행할 가능성도 열어뒀다.
트렌치는 1.5년물(200억원)과 2년물(300억원)로 구성했다. 장기적으로 금리 하락이 예상되는 만큼 장기물을 대량 발행하는 것이 부담스럽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1.5년물의 경우 개별민평금리에서-0.5~0%p, 2년물은 -0.4~0%p를 가산한 이자율을 제시했다.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12일 기준 한진의 개별민평금리는 1년6개월물 4.828%, 2년물 4.995%다.
한진은 이번 회사채 발행을 위해 주관사를 8곳을 구성했다. 한국투자증권과 유진투자증권, 삼성증권, 하이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흥국증권, 한양증권 등이 참여한다. 지난해 두 차례나 흥행에 성공했음에도 여전히 하이일드 채권의 불확실성에 미매각을 우려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회사채 발행 목적은 기존 채무 상환이다. 1000억원까지 발행할 경우 이달 25일 만기가 돌아오는 사모사채(400억원)와 내년 4월이 만기인 공모채(300억원)를 모두 상환할 계획이다.
한진은 이번 회사채 발행 이후에도 리파이낸싱을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12일 기준 회사채 미상환 잔액은 총 6375억원이며 이 중 4280억원이 1년 이내에 만기가 돌아온다. 1년 초과~2년 이하는 1795억원이며 3년 이상 남은 회사채는 300억원 정도다.
대한항공 효과에 흥행 기대감↑
시장은 한진이 무난히 완판할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다. 한진은 지난해 3월과 6월 공모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도 흥행에 성공했다. 모집금액 대비 2~4배의 투자수요를 확보했고 언더 발행에도 성공했다.
이는 대한항공의 신용도 상향 조정이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대한항공의 신용등급은 지난해 10월 BBB+(긍정적)에서 A-(안정적)로 올랐다. 당시 신용평가업계는 대한항공이 리오프닝 과도기에도 여객사업 회복을 바탕으로 양호한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한진그룹은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이 그룹 전체의 신용도를 사실상 좌우하는 구조다. 실제로 한국기업평가는 2022년 대한항공의 차입 부담이 완화되자 ‘그룹 전반의 재무안정성 개선·저하’ 항목을 한진의 등급변동요인에서 삭제하기도 했다. 대한항공의 실적이나 재무적 여력이 한진의 신용도를 좌우하는 핵심 요인이었다는 의미다.
다만 한진의 신용등급 상향조정은 섣불리 단언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기평은 한진의 차입 부담이 여전히 과중한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지난해 말 기준 회사의 차입금이 2조원에 달한다는 이유에서다. 차입금의존도는 48.1%로 전년 대비 1%p 높아졌다.
김건희 한기평 연구원은 “유상증자와 보유자산 매각 등으로 재무구조가 과거 대비 개선됐으나 총차입금 2조원, 차입금의존도 48.1%로 절대적인 차입 부담은 여전히 과중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박수현 기자 clapnow@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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