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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비용항공사(LCC) 에어부산이 수익성 개선에 본격 시동을 걸고 있다. 나아가 모기업 아시아나항공을 상대로 발행한 영구채도 일부 상환했다. 시장에선 그동안 에어부산 재무구조상 걸림돌이었던 금융비용 부담을 한결 덜어낸 것으로 평가한다. 5회차 영구채 콜옵션 행사기간이 올해 7월 도래함에 따라 채무상환 움직임에도 관심이 모인다.
수익성 회복…결손금 털어내고 재무건전성 개선
에어부산은 지난해 별도기준 영업이익 1598억원과 당기순이익 1041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8904억원으로 2.2배 증가했다. 코로나19 이후 여객수요가 크게 회복된 가운데 영업비용 절감을 위한 노력이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실제 에어부산은 지난해부터 수익성 개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엔저 현상에 따라 수요가 집중됐던 일본 노선에 주력하는 한편, 수요가 부진했던 노선은 다양한 신규 노선으로 대체하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다. 지난해 회사의 매출 대비 판매관리비의 비율은 6.1%이다. 이는 전년(10.1%) 대비 4%p, 2021년(16.3%) 대비 10.2%p 하락한 수치다.
이 같은 노력에 따라 에어부산이 지난해 기록한 영업이익률은 17.9%다. LCC를 비롯한 항공업계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 흑자를 기록한 항공사들의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영업이익률이 10%를 넘은 곳은 에어서울(20.7%)과 진에어(14.3%), 대한항공(10.9%), 티웨이항공(10.2%) 정도다.
순이익이 본격적으로 발생하면서 수년간 꾸준히 누적돼 온 결손금도 일부 털어냈다. 2022년 4920억원을 나타냈던 결손금은 지난해 말 2726억원으로 44.6% 줄어들었다. 그동안 자본금을 갉아먹던 원인이었던 결손금이 감소하며 부채비율은 627%로 전년(869.4%) 대비 242.4%p 낮아졌다.
'양날의 검' 영구채…상환 기로에 선 에어부산
에어부산이 본격적인 실적 상승세에 접어든 가운데 영구채 상환 여부가 시장의 관심사로 떠오른다. 회사는 2020년 이후 모기업 아시아나항공, 복수의 재무적투자자(FI)를 대상으로 총 4개의 영구채를 발행했다. 이를 통해 조달한 금액은 1200억원에 달한다.
영구채는 에어부산에게 양날의 검과 같은 존재다. 회계상 부채로 계상되지 않고 자본으로 인정되는 특성 때문에 용이한 자금조달 수단이 됐지만, 해마다 눈덩이처럼 늘어나는 이자는 큰 부담이다. 실제 2019년 263억원에 불과했던 에어부산의 금융비용은 2020년 343억원으로 1년 만에 30.4% 대폭 확대됐다. 이후에도 2021년 362억원, 2022년 398억원, 2023년 451억원 등의 금융비용을 지출했다.
앞서 에어부산이 발행한 영구채는 △2회차 CB 500억원(2020년 6월) △3회차 CB 300억원(2021년 3월) △4회차 CB 300억원(2021년 6월) △5회차 CB 100억원(2022년 7월)이다. 1100억원 어치인 2~4회차 CB는 아시아나항공이 인수했으며, 5회차 CB는 타이거·에이피·지브이에이자산운용 등 FI가 떠안았다.
이들 영구채 가운데 2~3회차 CB는 스텝업 조항에 따라 연이자율이 12%대로 치솟은 상황이다. 4회차 CB는 지난해 콜옵션을 행사해 전액 상환했다. 5회차 CB의 경우 올해 7월부터 가산금리가 적용될 예정이다. 콜옵션 효력 또한 같은 날 발생한다.
에어부산으로선 금융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선 최대한 빨리 영구채를 상환하는 게 좋지만, 1100억원 규모의 자본성 채권을 일시에 탕감할 시 자본 감소로 인해 부채비율이 치솟을 위험이 있다. 해당 영구채를 모두 상환한다고 가정하면 회사의 자기자본은 768억원으로 감소하고, 부채비율은 1525%로 898%p 상승하게 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영구채는 자금조달과 함께 부채 관리가 필요한 기업이 발행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만기가 길지만 이자를 생각하면 캐시플로우가 좋아졌을 때 재무 상황에 맞춰 순차적으로 처리하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현재로서 영구채 상환 일정은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박수현 기자 clapnow@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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