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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압박’ 효성화학, '회사채·사업매각' 현금조달 다각화

Numbers_ 2024. 4. 18.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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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압박’ 효성화학, '회사채·사업매각' 현금조달 다각화

효성화학이 실적 악화에 따른 유동성 압박 위기에 몰리고 있다. 잇따른 적자로 재무안전성이 악화했고 베트남법인 등 자회사들의 성과도 부진한 상황이다. 최근 우여곡절 끝에 회사채를 발행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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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화학이 실적 악화에 따른 유동성 압박 위기에 몰리고 있다. 잇따른 적자로 재무안전성이 악화했고 베트남법인 등 자회사들의 성과도 부진한 상황이다. 최근 우여곡절 끝에 회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했지만 부담은 여전하다. 이런 가운데 특수가스(NF3)사업부를 쪼개 매각하는 방안에 속도를 내고 있다.

효성화학은 다음달 만기 도래하는 공모채 차환을 목적으로 5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급한 불은 껐지만 앞서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에서 주문을 한 건도 받지 못해 체면을 구기고 부담도 키웠다. 당초 12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했지만 산업은행에서 인수하는 700억원을 제외한 나머지는 매각에 실패했다.

이에 주관사가 남은 물량을 떠안았다. 대표 주관사 KB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각각 200억원씩 인수했고 신영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각 50억원씩 소화했다. 발행금리도 희망 금리밴드(연 6.5~7.5%)의 최상단인 연 7.5%로 정했다.

효성화학이 공모채 시장에서 외면받은 배경에는 재무건전성 악화에 따른 신용등급 하락이 있다.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효성화학의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BBB+(안정적)’로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한신평은 기업어음과 단기사채 신용등급도 'A2-'에서 'A3+'로 강등했다.

자금 압박에 시달리는 효성화학은 NF3사업부의 소수지분 매각을 추진하며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효성화학은 해당 사업부를 분할하고 일부 지분(49%)을 매각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지난달 예비입찰에는 10여곳의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가 참여했다. 최근에는 9곳의 후보 쇼트리스트(적격인수후보)를 선정해 개별 통보했다.


석유화학 업황 둔화로 인한 실적 부진이 발목을 잡았다. 중국 경기 개선이 지연돼 수요 약세와 수출 부진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2022년에 이어 2023년에도 연속 적자를 냈고 이는 재무 악화로 이어졌다. 2022년 말 연결기준 결손금은 2714억원으로 전년 대비 마이너스 전환했고 2023년 말에는 6210억원으로 결손금이 두 배 이상 늘었다.

재무구조도 급격히 악화됐다. 2021년 말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509.5%로 당시에도 이미 높은 수준이었지만 1년 만인 2022년 말에는 2631.8%로 5배 이상 뛰었다. 지난해 말에는 4934.6%로 무려 5000%에 육박했다. 나신평은 2조5000원 규모의 순차입금 부담이 자기자본 619억원 대비 과중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자회사의 손실도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베트남 현지 종속기업(Hyosung Vina Chemicals Co Ltd)은 증설 프로젝트와 관련된 대규모 자금 소요로 잉여현금흐름상 자금 부족을 이어갔고 모회사와 마찬가지로 2년 연속 적자를 냈다. 여기에 관계기업 신화인터텍의 지분법 손실도 2022년 17억원, 2023년 34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효성화학 감사인인 삼일회계법인도 2023년 재무제표의 핵심감사사항KAM) 중 하나로 베트남 법인 등 ‘종속기업 투자의 손상평가’를 꼽았다. 삼일 측은 감사보고서에서 효성화학 경영진이 자산손상을 시사하는 징후가 존재한다고 판단한 종속기업투자의 손상평가에 관심을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윤필호 기자 nothing@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