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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합병(M&A) 시장이 회복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하반기부터 금리 인하가 본격화할 것이란 기대가 큰 데다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의 드라이파우더(미소진 자금)가 쌓여있어 M&A 거래가 활발해질 것이라는 평가다.
왕태식 NH투자증권 이사는 30일 법무법인 디엘지·삼정KPMG·NH투자증권·블로터·넘버스가 공동 주최한 '국내 및 크로스보더 M&A 전략과 법률·재무적 대응 방안' 세미나에서 이같이 분석했다.
왕태식 이사는 이날 포럼에서 ‘2024년 M&A 트렌드 및 전망'을 주제로 발표했다. 왕 이사는 “팬데믹 이후 대외 불확실성 확대 및 금리 상승으로 국내 M&A 시장 거래 규모는 2023년 약 35조원 수준으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투자심리 위축 및 고금리에 따른 자금조달 어려움으로 대규모 자금이 요구되는 빅딜(큰 계약)보다 중소형 규모의 거래가 주로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왕태식 이사는 투자 심리가 회복되면서 M&A 시장이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반기부터 금리 인하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돼 밸류에이션(기업가치) 하방 압력이 점차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왕 이사는 “기업가치에 있어 유동성은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며 “팬데믹 이후 시작된 금리 인상 기조는 기업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 M&A 및 기업공개(IPO) 시장이 크게 위축됐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금리 인상 기조 중단에 따른 경기 안정 기대감이 커지면서 국내 주식 시장이 강세를 보이고 있어 향후 M&A 및 IPO 시장도 다시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주로 고금리 여파로 지갑을 닫았던 PEF 운용사가 드라이파우더를 소진하기 위해 M&A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봤다. 드라이파우더란 PEF 운용사가 투자자로부터 모은 투자금 중 아직 투자 집행이 이뤄지지 않은 자금을 말한다.
왕태식 이사는 "PEF 운용사는 기업을 인수하여 성장을 위한 자본을 제공하고 지배구조 개선 및 경영효율화로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투자자”라며 “이들은 국내 M&A 시장의 주요 투자자로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3년간 M&A 시장서 PEF 운용사 등 재무적투자자(FI)의 인수 비중은 30% 수준을 유지했다”며 “앞으로도 PEF 운용사가 보유하고 있는 드라이파우더를 기반으로 투자를 지속해 국내 M&A 시장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여기에 기업과 PEF 운용사 측면에서도 M&A의 매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매도자 입장에서는 IPO 대비 M&A가 투자금 회수에 용이한 편이다. 최대주주 보유 지분 매각 시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는 것도 이점이다.
왕 이사는 “IPO는 주식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아 적정 상장 시점을 결정하기 어렵다”며 “일반적으로 24~30개월 최대주주 보유 지분 등에 보호 예수 기간도 적용돼 투자금 회수에 장기간이 소요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M&A의 경우 시장에서 평가되는 기업가치에 대해 상대적으로 적은 영향을 받으면서도 단기간 내 확실한 투자금 회수가 가능하다“며 “최대주주 지분에 대해서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적용받는 데다 양해각서(MOU) 및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므로 거래 종결의 확실성도 높다"고 설명했다.
향후 M&A 시장에 영향을 미칠 요인으로는 의무공개매수 제도 도입을 꼽았다. 현재 금융당국 등은 회사 주식 25% 이상을 보유한 최대주주가 M&A를 진행할 때 일반주주를 대상으로 의무적으로 공개매수 하도록 하는 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특정 수준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는 회사를 매각할 때 일반 주주에게도 특정 수준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공유해야 한다. 지배 주식의 매매로 경영진이 변경되면 이들의 운영 능력과 지배주주의 사익편취 여부 등에 따라 회사의 주식 가치가 크게 변화하는 만큼 소액 주주들을 보호하기 위한 규제다.
왕 이사는 “의무공개매수제도 등을 담은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현재 국회 심의 중으로 2025년 이후 실질적으로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며 “상장사 M&A 시장 위축 및 인수자 부담 강화 가능성 등 상장사 M&A 환경에 있어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국내 자본시장 관계자 200여명이 참석했다.
남지연 기자 njy@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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