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분석

[K방산 재무점검] '과감한 투자' LIG넥스원, 왕성한 현금창출력 '무차입경영' 선순환

Numbers_ 2024. 5. 2.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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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방산 재무점검] '과감한 투자' LIG넥스원, 왕성한 현금창출력 '무차입경영' 선순환

순수 방산기업 LIG넥스원이 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위기의 수혜자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LIG넥스원은 역사상 최고 수준을 갱신 중인 수주잔고를 바탕으로 신규 투자와 재무건전성 확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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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G넥스원의 천궁-Ⅱ. / 사진 제공=LIG넥스원


순수 방산기업 LIG넥스원이 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위기의 수혜자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LIG넥스원은 역사상 최고 수준을 갱신 중인 수주잔고를 바탕으로 신규 투자와 재무건전성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LIG넥스원 스스로도 개선된 현금창출력을 동력 삼아 남다른 성장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최근에도 미국 로봇업체 고스트로보틱스 지분과 경기 성남시 세종연구소 토지·건물 등 자산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그간 악화된 재무구조도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본격적으로 ‘체급 키우기’에 나선 양상이다.


3년간 영업활동으로 1조591억원 창출…투자 원동력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LIG넥스원은 영업활동현금흐름이 2021년 1352억원, 2022년 4565억원, 2023년 4673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연평균 3530억원의 현금을 창출한 셈이다. 2015년 상장 이듬해부터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적자를 기록하다가 2020년 흑자전환 이후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업계는 LIG넥스원의 현금흐름 상승세가 어느 정도 예상됐다는 분위기다. 수익성이 악화하는 가운데서도 수주잔고는 매년 늘어났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회사의 수주잔고는 19조5934억원으로 전년 대비 59.7% 증가했다. 2월 발표된 사우디 M-SAM(천궁-II)의 4조3000억원 규모 수주를 반영하면 24조원에 육박하는 수주잔고가 쌓인 상태다. 수주잔고는 추후 매출로 반영된다.
 



김광식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불어난 수주잔고는 올해부터 차례로 반영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중동향 천궁-II 및 수출잔고의 반영이 올해 말부터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2025년부터 본격적인 수익성 개선을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안정적인 현금흐름은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로 이어졌다. LIG넥스원은 올해 6월 3150억원을 투자해 미국 로봇 개발업체인 고스트로보틱스 지분 60%를 인수할 계획이다. 지난달에는 경기 성남시 세종연구소 토지와 건물을 3000억원에 매입하기도 했다.

LIG넥스원은 2020년부터 대규모 유무형자산 투자를 이어왔다. 유형자산 순취득으로 2020년 322억원, 2021년 459억원, 2022년 590억원, 무형자산 순취득으로 2020년 418억원, 2021년 288억원, 2022년 237억원의 지출이 발생했다.

종합하면 3년 합계 영업활동현금흐름으로 들어온 순유입이 1조591억원, 투자활동현금흐름으로 빠져나간 순유출이 1057억원이다. 이는 투자로 이어져 외부 자금을 유인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LIG넥스원은 최근 3년 동안 평균 2785억원의 잉여현금흐름(FCF)을 기록했다. 통상 FCF가 흑자면 기업이 영업활동으로 채무상환·배당·성장을 위한 유휴 자금을 집행할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개선된 재무 체력…사실상 무차입 경영 돌입


이 같은 투자 행보를 보일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 LIG넥스원의 개선된 재무 상태가 꼽힌다. 회사는 상장 이후 지속적인 재무 악화를 겪어 왔다. 상장 첫 해인 2015년만 하더라도 LIG넥스원의 총차입금은 555억원 정도였으나 2020년 6000억원대로 대폭 확대됐다. 보유 현금이 넉넉치 않은 상황에서 차입금이 늘어나며 순차입금 또한 4000억~5000억원대로 불어났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채무를 상환하며 총차입금은 2022년 3663억원, 지난해 2521억원 순으로 감소했다. 반면 2021년까지 924억원 수준이었던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4655억원으로 대폭 증가했고, 이에 따라 순현금 전환에도 성공했다. 실질적인 무차입 경영에 돌입했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차입금의존도는 2021년 20%에서 2022년 12.2%, 지난해 6.6%로 낮아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영업 실적 개선과 수주 증가에 기반한 선수금 유입 덕에 회사의 재무 상태는 지난해 순현금으로 전환됐다”며 “국내 방산업체들은 선수금에 따른 유동성을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 재원으로 활용하는데, LIG넥스원도 이에 동참할 수 있는 재무적 체력이 확보됐다”고 전했다. 


다만 차입구조가 비교적 단기화돼 있다는 점은 불안요소다. 지난해 기업어음(CP)을 1000억원가량 발행하면서 차입금 만기구조가 다소 짧아졌다. LIG넥스원이 올해까지 갚아야 할 단기차입금은 1983억원으로 총차입금 가운데 78.7%를 차지한다.

박수현 기자 clapnow@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