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분석

컬리, '컬리멤버스'로 첫 연간 흑자 달성할까

Numbers_ 2024. 5. 2.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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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리, '컬리멤버스'로 첫 연간 흑자 달성할까

컬리에게 컬리멤버스란 단거리가 아닌 마라톤이다. 월회비는 업계 최저 수준인 1900원인데 비해 증정 쿠폰팩만 2만4000원 상당이라 지출이 크지만, 결국 컬리의 수익성을 책임질 수요는 컬리멤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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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리가 지난해 8월 출시한 유료멤버십 컬리멤버스의 인기에 힘입어 올해 첫 흑자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사진=컬리)


컬리에게 컬리멤버스란 단거리가 아닌 마라톤이다. 월회비는 업계 최저 수준인 1900원인데 비해 증정 쿠폰팩만 2만4000원 상당이라 지출이 크지만, 결국 컬리의 수익성을 책임질 수요는 컬리멤버스 가입 고객이란 판단에서다. 쿠팡의 와우 멤버십 등장 이후 충성고객을 끌어모으기 위한 전략으로 유료멤버십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특히 연간 흑자가 절실한 컬리에게 컬리멤버스의 역할은 더욱 크단 평가다. 

2일 컬리에 따르면 컬리는 오는 17일까지 컬리멤버스 첫 가입 고객에게 3개월간 무료 이용 혜택을 제공한다. 기존 고객 및 재가입 고객 대상으로는 3개월간 월 2000원씩 추가로 돌려주는 페이백 적립금 이벤트도 진행한다. 쿠팡이 지난달 와우멤버십 요금을 기습 인상하면서 촉발한 멤버십 대전에서 존재감을 키우기 위한 조치다.  

컬리는 지난해 8월 기존 유료 구독서비스였던 컬리패스를 종료하고 컬리멤버스를 론칭했다. 유료멤버십 업계 후발주자로 꼽히지만 고객 잔존률이 85%를 돌파할 정도로 만족도가 높다. 고객 10명 중 8.5명 이상이 멤버십을 해지하지 않고 유지하고 있다는 의미다. 가입 고객 역시 출시 첫달과 비교해 반년 만에 3배가량 증가하며 양질의 성장을 이뤘단 평가다. 

컬리멤버스의 가입비는 1900원이다. 단순 비교시 쿠팡의 와우멤버십(월 7890원)이나 11번가 우주패스 올(월 9900원), 신세계유니버스클럽(연회비 3만원) 등 타 멤버십보다 저렴하다. 여기에 가입하고 나면 2000원을 적립금으로 부여한다. 사실상 공짜인 셈이다.  

당장의 출혈을 감수하고서라도 컬리가 유료멤버십 공세를 강화하는 이유는 장기적 관점에서 수익 증대 효과를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입비 대비 제공 혜택이 많아 수익성과 직결되진 않지만 컬리멤버스에 가입할 정도의 사용자라면 컬리 충성고객으로서의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는 계산이다. 컬리 관계자는 “결국 멤버십에 가입하는 고객이라면 수익성 증대에 큰 비중을 차지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질적인 수익 창출을 돕는 고객의 록인(Lock-In)에 성공한다면 재구매율 증가로 이어져 마케팅비를 줄일 수 있고 결국 흑자까지 이끌 수 있단 점에서 컬리멤버스의 역할은 커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컬리멤버스 출시를 기점으로 컬리의 수익성 지표가 개선됐다는 점은 이를 뒷받침한다. 지난해 컬리의 연매출은 2조773억원으로 전년 대비 2.0% 증가했고 영업손실은 38.5% 감소한 143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 역시 전년과 비교해 4.5%포인트 개선됐다.

이에 힘입어 컬리는 올해 1분기 사상 첫 흑자를 향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창립 이후 첫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 흑자를 기록한 데 이어 연간 EBITDA가 전년 대비 956억원 증가하는 등 뚜렷한 성과를 냈기 때문이다. 

다만 컬리멤버스의 결정적 혜택이 부족하단 점은 과제로 꼽힌다. 저렴한 구독료로 허들은 낮지만 쿠팡의 무료배송, 무료반품이나 신세계유니버스의 계열사 연계 혜택과 같은 ‘한방’이 없다는 평가다. 또 기존 회원등급제인 컬리러버스와 적립률 측면에서 역차별 논란도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컬리멤버스는 금액 구간별로 적립률을 다르게 산정하고, 컬리러버스는 일정 금액 이상이라면 일괄 집계한다. 이로 인해 월 결제 금액이 동일하더라도 멤버스 회원이 러버스 회원보다 적립금이 더 적은 경우가 발생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결제 금액이 60만원이라면 멤버스는 0~30만원까진 0%, 30~50만원 구간에서 3%, 50~60만원 구간에서 5%가 각각 적립돼 총 1만1000원이 적립된다. 반면 러버스 회원의 경우 결제 금액 50만원 이상이라면 라벤더 등급으로서 전체 금액의 5%가 적립되고, 3만원을 적립할 수 있다.  

한편 컬리는 컬리멤버스 출시 1년 후인 오는 7월1일부터 컬리러버스를 전면 개편하고 회원 등급제도를 새로 내놓을 예정이다. 


박재형 기자 jhpark@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