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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B금융 고금리 고마진 전략, 건전성 확보가 가장 중요
DGB금융 시중은행화 성공하려면 자본력등 뒷받침돼야
지역밀착 시장세분화 고객집중등 지방은행 원칙 지켜야
지역경제 장기침체, 지방 인구감소, 고령화 등으로 지역 소멸론이 공론화(公論化)된 지 오래다. 선거 때마다 지역경제 살릴 공약이 난무하지만 개선될 조짐은 별로 없다. 지방금융지주로 비슷한 처지인 JB금융과 DGB금융의 엇갈린 최근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JB금융은 기업고객 기반이 취약하고 주민 소득수준도 상대적으로 낮은 서남권 지역을 연고로 두고 있다. 반면 DGB금융의 영업기반은 비교적 기업고객 수도 많고 가계소득 수준 개선을 경험했던 동남권지역이다. 그럼에도 지역경제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두 지방금융지주의 생존전략은 사뭇 다른 모습이다. 지금까지 드러난 결과는 JB금융의 경영성과와 주주환원정책을 시장이 더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 같다. 2020년 2월 JB금융이 DGB금융의 시가총액을 처음으로 뒤집은 이후 2024년 5월 현재 1조1600억원 이상 격차를 더 벌이고 있다. 한 때 1조3000억원 이상 뒤지던 지방금융지주 1위 BNK금융 시가총액도 2000억원 내외로 바짝 추격 중이다.
금년 1분기 공시된 경영실적을 보면 5대 시중은행을 포함한 모든 은행계 금융지주의 당기순이익이 ELS 일회성 요인과 신용손실충당금 전입 영향으로 전년동기 대비 일제히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다. 하지만 유일하게 JB금융 홀로 성장세를 이어가며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JB금융은 산업기반이 취약하고 경제규모도 작아 건실한 기업금융 성장이 더딜 뿐 아니라 지역민들 소득수준도 상대적으로 낮아 금융업 자산성장이 불리한 여건이다. 그럼에도 JB금융은 1분기 영업이익이 2280억원로 전년동기대비 2.1% 성장하고 당기순이익 역시 1761억원로 5.2% 증가했다. 같은 지방은행계에 속한 DGB금융은 1분기 영업이익이 158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6.4% 감소하고 당기순이익 역시 1130억원으로 36.4%가 줄어들어 대조를 이뤘다.
JB금융이 경쟁 금융지주와 차별화되는 점은 니치마켓(Niche Market) 중심의 고금리대출 비중이 높아 3%대 이상으로 NIM(Net Interest Margin, 순이자마진)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비용관리 강화로 CIR(Cost Income Ratio, 영업이익경비율)을 40%대 이하로 낮추는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JB금융의 대출자산 운용전략이다. 2024년 3월 현재 잔액기준으로 대출금리가 10% 넘는 가계대출 비중이 전북은행 50% 광주은행 9.4%로 고금리 대출비중이 아주 높다. DGB대구 3.9%, BNK경남 2.3%, BNK부산 0.9%에 비하면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잔액 가계대출 평균금리(2023년6월~2024년 3월)는 전북은행 8.22% 광주은행 7.31%로 경쟁사 대비 2~3%포인트 이상 더 높다. 지방은행임을 감안해도 2금융권이 아닌 은행에서 운용자산 절반 이상을 10% 넘는 대출금리로 상시적으로 운용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고금리 대출 포트폴리오 영향으로 잔액 예대금리차(2023년6월~2024년 3월)가 전북은행 4.13%, 광주은행 3.91%로 DGB대구 2.87%, BNK부산 2.63%, BNK경남 2.56%에 비하면 훨씬 높다. 가계대출뿐 아니라 개인사업자나 중소기업 대출금리 역시 국내 은행 중 가장 높다. JB금융 NIM이 경쟁사 대비 월등히 높지만 지속가능성을 높이려면 자산 건전성 관리역량이 그만큼 뒷받침돼야 한다. 2023년 JB금융의 충당금 전입전 이익은 전년대비 14.5% 증가했지만 충당금 전입액이 70.9% 증가해 당기순이익은 오히려 2.3% 감소했다. 같은 기간 DGB금융 역시 충당금전입액이 73.8% 증가해 당기순이익이 5.5% 감소했다.
2024년 1분기 JB금융 NIM은 3.26%로 DGB금융 2.02%는 물론 4대 금융지주 NIM 평균 1.88%에 비해서도 월등히 높다. 1분기 JB금융은 총영업이익이 5.8% 증가한 영향으로 충당금 전입액이 전년동기 대비 17.5% 증가했지만 당기순이익은 5.2% 성장했다. 반면 같은 기간 DGB금융은 총영업이익이 마이너스 5.3% 감소한 가운데 충당금 전입액도 44.5% 증가하여 당기순이익 역시 마이너스 36.5% 감소했다. 고금리 운용에도 불구하고 JB금융이 상대적으로 건전성 관리가 나쁘지 않았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JB금융의 NPL(Non-Performing Loan, 고정이하여신) 비율이 최근 들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어서 장기적인 결과는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2021년 0.55% 수준이던 JB금융 NPL비율은 매년 상승, 금년 1분기에 1%까지 치솟았다. 연체율 역시 같은 기간 0.48%에서 1.17%로 상승하고 NPL커버리지비율(대손충당금적립액/고정이하여신)은 매년 충당금 전입액을 늘렸음에도 불구하고 160%에서 125%까지 낮아졌다. 같은 기간 DGB금융 NPL비율도 2021년 0.56%, 금년 1분기 1.30%로 더 가파르게 상승하고 NPL커버리지비율은 135%에서 106%로 하락했다.
JB금융은 불리한 영업환경 타개를 위해 지역밀착형 니치마켓 전략을 추진하며 고마진 자산 획득에 주력해왔다. ‘강소 금융그룹’을 목표로 ‘수익성 중심 성장’, ‘선제적 리스크 관리’를 가이드라인(Guide Line)으로 제시하고 있다. 외국인 중저신용자 보증부 PF대출 대부업체 플랫폼업체 온라인대출 등 시중은행이 꺼리는 제한된 시장을 공략하며 차별화된 행보를 보여왔다. RWA(Risk Weighted Asset, 위험가중자산) 대비 철저히 수익성을 따져 자금을 운영해온 것으로 알려진다. 그럼에도 운용자산 풀(Pool)이 고금리 고위험 군에 속해 있으면 리스크 관리에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특히 자산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을 때는 소규모 니치마켓 전략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지만 자산규모가 커지고 지역경제 침체 지속으로 자산성장이 한계에 봉착하면 해외진출 가속화 등 새로운 전략추진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또 현재 5% 수준도 안되는 비이자이익 비중을 확대해 이자이익 변동 영향을 줄일 수 있는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
지방은행은 영업 기반이 제한되어 규모의 경제 시현이 어렵고 지역적으로 편중된 자산운용으로 대수의 법칙(Low of Large Number)이 잘 작동되지 않아 리스크 관리에 애로가 많다. DGB금융은 지역은행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시중은행 전환을 추진중이다. 시중은행 전환을 통해 매년 7~8% 이상의 자산성장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2021년 이후 DGB금융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지속적으로 하락해 금년 1분기 11.07%로 떨어진 상황이라 여유가 많지 않다. 성장에 따른 마진 압박과 신용 리스크 증가 부담을 견딜 수 있는 자본확충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참고로 1분기 CET1비율은 JB금융 12.17%, BNK금융 11.67% 수준이다.
DGB금융은 2020년 JB금융에 내준 시가총액 우위 탈환을 위해 절치부심 중이다. 시중은행 전환을 통해 ‘전국’의 중소기업과 중저신용자를 포용하고 ‘지역과 동반 성장’한다는 새로운 전략을 추진중이다. DGB금융의 시중은행 전환 전략과 JB금융의 독특한 니치마켓 전략의 우열이 어떻게 드러날 지 궁금하다.
허정수 전문위원 jshuh.jh@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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