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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게임즈가 자금을 차입해 37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조기 상환했다. 회사는 차입금 이자 상환과 글로벌 진출에 따른 비용 증가로 재무 부담이 있지만 별도기준 현금보유량 2500억원을 유지하며 신작에 집중한다. CB는 일정 조건에 따라 발행회사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채권이다.
조혁민 카카오게임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8일 진행된 2024년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CB 대부분을 조기 상환했다"며 "(상환 과정에서) 차입금으로 이자 비용 부담이 늘었지만 현재 서비스 중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의 장기 서비스와 신작 출시로 이를 건전하게 감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차입금을 동원한 CB 상환이 재무적으로는 부담이지만 게임 영업활동으로 이익을 창출해 재무안전성을 높이겠다는 뜻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2021년 3월 5000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했다. 이자율은 0%, 전환가액은 5만2100원이다. 이 CB는 오는 2026년 3월 만기 예정이다. 하지만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3월 말 투자자의 요구로 3700억원 규모의 CB를 조기 상환했다. 상환에는 회사가 보유한 현금과 추가 차입금이 활용됐다.
이를 두고 카카오게임즈는 이자 비용 증가 등 재무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를 낳았다. 조 CFO는 향후 재무 방향성에 관해 "별도기준 2500억원 정도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규모를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게임 개발 등) 공격적인 투자가 필요할 경우 지분 증권을 유동화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풋옵션(매수청구권) 행사 등을 염두에 둔 설명이다.
예정된 CB 조기상환 청구 기간은 8월이다.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투자자가 다시 조기상환을 청구할지 정해진 것은 없다"며 "주가 추이를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카카오게임즈가 2021년 CB를 발행했을 때 주가는 5만원대였다. 당시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게임 업계는 호황을 맞았다. 2021년 카카오게임즈 주가는 최고가인 11만6000원까지 올랐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자율이 0%여도 전환가액(5만2100원)에 따라 채권을 보통주로 전환하면 수익을 남길 수 있었다.
하지만 카카오게임즈 주가는 최근 2만원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주가가 예전처럼 오르지 않는 이상 투자자는 남는 게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남은 차입금 약 1300억원에 대한 조기상환 요구가 8월에 이어질 수 있다.
이에 더해 카카오게임즈는 올해부터 2026년까지 출시 예정작 17개 중 15개를 글로벌 시장에 내놓는다.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마케팅 비용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2025년부터 MMORPG PC·콘솔 신작 '크로노오디세이'와 '아키에이지2' 등을 글로벌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카카오게임즈는 MMORPG 장르에 집중해왔기 때문에 콘솔 게임 출시는 도전적 투자로 평가된다.
올해 1분기 마케팅 비용은 112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9.7% 증가했지만 전년동기와 비교하면 44.6% 감소했다.
향후 마케팅비 지출에 관해 조 CFO는 "올해 마케팅비 규모를 매출 대비 6% 내외로 유지하겠다"며 "카카오게임즈의 게임 라인업은 MMORPG 중심인데 다수의 (MMORPG 출시) 경험을 통해 마케팅비 효율화를 지속적으로 이뤄왔다"고 말했다. 올 1분기 마케팅비의 매출 대비 비율은 4.5%다.
카카오게임즈는 올 1분기 매출 246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1.2% 감소했고 전 분기 대비로는 2.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23억원이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8.1%늘었지만 전 분기 대비로는 13.2% 줄었다.
윤상은 기자 eun@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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