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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G손해보험 인수 2파전, 후보자 면면은?

Numbers_ 2024. 5. 8.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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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G손해보험 인수 2파전, 후보자 면면은?

예금보험공사가 진행하고 있는 MG손해보험(이하 MG손보) 매각 작업에 국내외 사모펀드(PEF) 운용사 2곳이 참여하며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이들은 그간 보험사 인수 의사를 강하게 나타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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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MG손해보험

 

예금보험공사가 진행하고 있는 MG손해보험(이하 MG손보) 매각 작업에 국내외 사모펀드(PEF) 운용사 2곳이 참여하며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이들은 그간 보험사 인수 의사를 강하게 나타낸 바 있는 만큼 시장의 시선은 MG손보 인수·합병(M&A) 성사 여부에 관심이 모인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MG손보 예비입찰에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데일리파트너스와 JC플라워는 지난달 25일부터 예비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매각자 측은 원매자에게 약 5주간 실사 기회를 부여한 후 본입찰을 진행할 방침이다. 상세한 본입찰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MG손보 지분 매각가는 2000억~3000억원 거론되고 있지만 실상 매각가는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부실금융기관 특성상 예보 측에서 자금을 지원해 증자 부담이 더 큰 구조다. 예보법 제37조에 따르면 부실금융회사를 인수합병하거나 영업양수 혹은 계약이전을 받으려는 자는 공사에 자금 지원을 신청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수 후보로서는 MG손보에 증자 대금을 많이 투입해 회사의 경영정상화를 이끌어내는 게 관건인 셈이다. 지난해 연말 기준 MG손보의 지급여력비율(K-ICS)은 약 62%(경과 조치 후 75%)로 여전히 금융당국 권고(150%)를 밑돌고 있어 자본 확충이 절실하다. 지급여력비율은 보험사의 자본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눠 산출한다.

 

‘5조 운용’ JC플라워, 외국자본 꼬리표가 걸림돌

 

후보자 가운데 자금 조달 측면에서 앞선다는 평가를 받는 곳은 JC플라워다. JC플라워는 1998년 설립된 미국계 금융 전문 PEF 운용사로 운용자산(AUM)이 5조5000억원에 달한다. JC플라워는 현재의 애큐온캐피탈과 애큐온저축은행 등 국내 금융사를 성공적으로 밸류업(기업가치 상승) 시킨 이력이 있다.

앞서 JC플라워는 2015년 KT캐피탈과 두산캐피탈을 잇달아 사들여 두 금융회사를 합병시켰다. 2016년에는 MBK파트너스로부터 당시 국내 2위 저축은행이었던 HK저축은행(현 애큐온저축은행)을 인수했다. 당시 세 금융회사를 모두 인수하는 데 약 5000억원이 든 것으로 전해진다. 2019년 JC플라워는 애큐온캐피탈과 애큐온저축은행을 베어링PEA에 6000억원을 받고 엑시트(투자금 회수)에 성공했다.

다만, 미국계 PEF 운용사인 JC플라워는 공적자금을 투입한 MG손보를 외국 펀드에 넘긴다는 점에서 문제가 될 여지가 있다. 이번 거래는 수천억원에 달하는 예보의 공적자금이 지원된다. JC플라워가 거래 당사자가 된다면 외국계 PEF 운용사의 이윤 추구를 위해 공적 자금이 활용되는 셈이다. 현재 업계서 추산하는 공적자금 규모는 3000억원 안팎이다. 

 

신승현號 데일리파트너스, 최대 관건 ‘자금 조달’

 

또 다른 인수 후보인 데일리파트너스는 자금조달 능력을 입증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로 지목된다. 데일리파트너스는 본래 바이오·헬스케어 분야 특화한 벤처캐피탈(VC)사다. 지난해 누적 AUM이 4000억원을 달성하는 등 성장하고 있으나 PEF로서 바이아웃 트랙레코드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 

블라인드펀드가 없는 소형 GP(운용사)인 만큼 인수 자금 대부분을 프로젝트펀드로 조달해야 하는데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다. 중소형 PEF 운용사에 적극적으로 투자로 나섰던 새마을금고 등의 출자자(LP)들이 출자에 보수적으로 돌아서면서 인수 자금 조달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IB 업계에 따르면 데일리파트너스는 현재 펀딩에 힘쓰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보험업에 대한 전문성 등은 데일리파트너스의 강점으로 꼽힌다. 데일리파트너스의 신승현 대표는 삼일회계법인 금융본부 공인회계사, 타워스왓슨 보험금융사업부 보험계리 컨설턴트,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 금융 담당 애널리스트 등을 거쳐 보험업과 금융산업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높은 인물로 평가된다.

신승현 대표가 데일리파트너스에 합류한 것을 두고 대주주 적격성 관련 논란이 나왔지만 매각자 및 인수자 측은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시장에서는 신승현 데일리파트너스 대표가 MG손보의 대주주인 JC파트너스와 특수관계에 있어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보험업법 시행령상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회사의 대주주 또는 그 특수관계인은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신승현 대표는 JC파트너스가 KDB생명 인수를 추진할 당시 실사단장을 역임했다.

이미 매각을 주도하는 예금보험공사는 데일리파트너스, JC플라워의 대주주 요건, 사업계획 적정성 등에서 모두 적격하다고 판단한 상태다. 데일리파트너스는 JC파트너스와 별도의 법인인 데다 최근 지배구조 개편으로 최대주주가 변경된 상황인 만큼 양사가 특수 관계임을 증명하기 어렵다. 현재 데일리파트너스의 최대주주는 신승현 데일리파트너스 대표를 포함한 개인 지분을 모아 설립한 신규 법인 디에이와이엘아이다. 

 

남지연 기자 njy@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