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rporate Action/부동산

[미래에셋 해외 부동산 리스크] 최장훈의 빛바랜 공격투자, 현실화된 위험

Numbers 2024. 5. 10. 22:46

▼기사원문 바로가기

 

[미래에셋 해외 부동산 리스크] 최장훈의 빛바랜 공격투자, 현실화된 위험

최창훈 미래에셋자산운용 부회장의 해외 부동산 투자가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미국·프랑스 등 글로벌 시장에서 오피스와 호텔을 공격적으로 사들이며 출시한 해외 부동산펀드가 손실을 보고

www.numbers.co.kr

 

사진 제공=미래에셋증권


최창훈 미래에셋자산운용 부회장의 해외 부동산 투자가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미국·프랑스 등 글로벌 시장에서 오피스와 호텔을 공격적으로 사들이며 출시한 해외 부동산펀드가 손실을 보고 있다. 해외 부동산펀드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미래에셋증권의 실적은 급감했다.

 

최창훈 부회장, 해외 부동산 투자 주도


최 부회장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부동산 투자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미국 코넬대학교 대학원에서 부동산금융 석사를 받았다. 2005년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부동산 투자를 담당했던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에 영입됐다.


그는 △2005년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 부동산투자 1본부 본부장 △2012년 미래에셋자산운용 부동산부문 총괄 △2021년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이사 부동산부문 총괄 △2023년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이사 대체투자부문 총괄 등을 거쳤다.

최 부회장은 이력에서 전문성이 확인되듯 그룹의 해외 부동산 투자를 주도한 인물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미래에셋글로벌리츠, 미래에셋맵스리츠 등의 부동산투자신탁(REITs)을 운용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07년 국내 최초 해외 부동산펀드를 출시했는데 최 부회장이 부동산투자 1본부 본부장으로 있던 때다.

최 부회장은 개인 투자자도 해외 부동산에 쉽게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2016년 9월 국내 최초로 미국 부동산에 투자하는 ‘미래에셋맵스미국부동산투자신탁’을 선보인 뒤 해외 부동산펀드를 연달아 출시했다. 당시 미래에셋자산운용 부동산부문 사장이던 최 부회장은 “이번 공모 부동산펀드 출시는 일반인들도 쉽게 해외 부동산에 투자할 기회가 생겼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하이 리턴 노렸지만 리스크 현실화 위기

 

미래에셋그룹은 최 부회장 주도로 해외 부동산 투자에 도전하며 하이 리턴(고수익)을 노렸지만 리스크가 현실화될 위험에 처했다. 코로나19는 재택근무와 호텔 업황 부진을 일으켰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해외 부동산펀드가 대부분 오피스와 호텔·리조트인 점에서 치명적이다. 또 고금리 장기화로 해외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침체됐다. 두 불가항력 요인으로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고유계정을 활용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해외 부동산펀드에 투자한 미래에셋증권도 타격을 받았다. 미래에셋증권의 지난해 말 기준 투자부동산 손상차손누계액은 3135억원이다. 그중 절반이 넘는 1797억원이 지난해 발생했다. 해외 부동산펀드가 순이익에서 순손실로 적자 전환하며 손상차손이 증가했다. 미래에셋증권이 투자부동산 손상차손을 반영한 것은 2021년 402억원을 반영한 것이 처음이다. 이후 2022년 935억원, 2023년 1797억원으로 해마다 두 배씩 증가 폭을 보였다.

대표적 손실 펀드는 ‘미래에셋맵스미국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투자신탁9-1호(이하 맵스9-1호)’다. 맵스9-1호는 미국 텍사스 시티라인 리차드슨 빌딩 4개 동에 투자했다. 미래에셋증권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맵스9-1호에 1326억원을 투자했는데 858억원의 손실을 봤다. 맵스9-1호의 자산인 빌딩은 손해를 보고 매각됐다. 매입가는 9786억원이며 매각가는 7879억원으로 19% 손해를 봤다.

미래에셋증권이 투자한 해외 부동산 펀드.


맵스9-1호뿐만 아니다. 다른 해외 부동산펀드의 자산총액도 줄어들고 당기순이익도 적자 전환했다. 펀드별로 살펴보면 △미래에셋맵스프런티어미국사모부동산투자신탁6-2호 2022년 자산총액 1408억원, 당기순이익 45억원 → 2023년 자산총액 968억원, 당기순손실 440억원 △미래에셋맵스프런티어미국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투자신탁7호 2022년 자산총액 5605억원, 당기순이익 754억원 → 2023년 자산총액 4829억원, 당기순손실 777억원 △멀티에셋해외부동산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제6호 2022년 자산총액 3424억원, 당기순이익 276억원 → 2023년 자산총액 1757억원, 당기순손실 1667억원 등이다.

또 △멀티에셋해외부동산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제6-1호 2022년 자산총액 963억원, 당기순이익 76억원 → 2023년 자산총액 506억원, 당기순손실 457억원 △MAPS WAIKIKI HOTEL 2022년 자산총액 1조1422억원, 당기순손실 160억원 → 2023년 자산총액 1조1228억원, 당기순손실 267억원 △SCI Mahajunga 2022년 자산총액 1조626억원, 당기순손실 724억원 → 2023년 자산총액 8600억원, 당기순손실 1774억원 △OPPCI Mahajunga Holding 2022년 자산총액 4666억원, 당기순이익 48억원 → 2023년 자산총액 5029억원, 당기순이익 65억원 등이다.

해외 부동산펀드는 손실이 이어지며 자산을 잠식하고 있다. 실적 개선을 위해 업황이 나아져야 하는데 고금리 지속으로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최 부회장은 일반에 해외 부동산 투자 시대를 열었다는 업적을 세웠다. 최근에는 이처럼 해외 부동산 위기가 불거지면서 리스크 관리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나영찬 기자 na@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