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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톤이 주력 게임인 ‘펍지(PUBG):배틀그라운드’의 순항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재무지표와 현금흐름도 좋다. 지난해 게임 업계가 침체기를 겪었다는 점에서 크래프톤의 성과는 더욱 의미가 크다.
단 계열사 투자 성과 달성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크래프톤은 인수합병(M&A)으로 성장동력을 마련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게임 개발사 지분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이상적 현금흐름...양적·질적 성장 달성
크래프톤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6659억원으로 분기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23.6% 증가한 규모다. 영업이익은 9.7% 늘어난 3105억원을 나타냈다.
회사는 양호한 실적 덕분에 곳간도 넉넉히 채웠다. 영업 현금창출력을 나타내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6659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275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순차입금은 -3조1740억원으로 5%가량 감소했다. 순차입금은 총차입금에서 현금성자산을 뺀 값이다. 순차입금이 마이너스라는 것은 빌린 돈보다 가진 돈이 많다는 의미로 이를 ‘무차입 경영’이라고 한다. EBITDA와 순차입금은 기업의 신용도를 측정하는 핵심 지표다.
같은 기간 현금성자산은 3조3673억원으로 1513억원 늘었다. 양적 성장뿐 아니라 질적 성장을 이뤄낸 점도 고무적이다. 영업 현금흐름은 219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2% 개선됐다. 약 751억원 규모다. 투자 현금흐름은 -579억원을 기록해 유출로 전환됐다. 재무 현금흐름은 -173억원에서 -222억원으로 유출폭이 확대됐다.
이 같은 영업현금흐름(+), 투자현금흐름(-), 재무현금흐름(-)은 이상적인 상황으로 해석된다. 돈을 벌어 투자하고 부채를 상환하는 패턴이다. 영업활동으로 번 돈을 투자에 쓰고, 투자자산으로 수익을 내며, 차입이나 증자로 투자금을 마련해 영업활동으로 돈을 벌어 부채를 상환하는 현금흐름은 영향을 주고받는다.
크래프톤의 부채비율과 차입금 의존도는 각각 16.9%, 2.8%로 매우 양호한 수준이다. 부채비율은 지난해 1분기와 같으며 차입금 의존도는 0.2%p 줄었다. 부채비율은 자본 대비 부채의 비중, 차입금 의존도는 자산 대비 차입금의 비중을 나타낸다. 이들 비중은 낮을수록 좋다.
크래프톤의 상승세가 도드라진 이유는 게임 업계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다. 경기위축으로 소비심리가 약화되고 대외활동이 증가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또 역할수행게임(RPG) 장르에 편중된 모바일게임에 대한 유저(이용자)들의 피로도 상승과 기존 게임의 진부화도 침체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크래프톤은 배그의 PC·온라인 플랫폼을 무료로 전환하면서 신규 유저를 대거 유입시켰다. 이와 함께 신규 맵 출시 등 다양한 업데이트로 안정적인 트래픽을 유지하고 있다. 모바일 게임 수요가 위축된 와중에도 인도 시장 내 배그(BGMI) 서비스를 재개해 매출 감소를 방어할 수 있었다.
지분법 손실 확대...1분기 M&A 기업 손실도 커져
기업 투자 성과는 과제로 남아 있다. 1분기 연결기준 지분법 손실 규모는 -110억원이다. 손실폭이 지난해 1분기보다 46억원가량 커졌다. 지분법은 보유한 관계사의 지분만큼 순손익을 계산해 회사 경영실적에 반영하는 것을 말한다.
관계사는 기업(A)이 투자한 회사(B)다. 통상 지분 20%에서 50%를 보유하면 대상 기업(B)을 관계사로 분류한다. 20% 미만이라도 ‘유의적 영향력’을 행사하면 관계사가 된다. 기업(A)이 관계사 이사회에 참여하거나, 핵심 기술을 제공하는 등 사업 관계를 맺는 것을 유의적 영향력이라고 한다.
크래프톤은 공격적인 M&A로 몸집을 불릴 계획이다. 크래프톤은 그동안 자체 개발과 산하 독립 스튜디오 개발을 통해 지식재산권(IP)을 확보했다. 앞으로는 외부 개발사에 대한 지분투자를 중심으로 IP를 확대할 방침이다. 이를 '스케일업 더 크리에이티브'라고 한다. 크래프톤의 지분법 이익 추이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이 밖에 크래프톤은 1분기에 미국 캘리포니아 소재 게임 개발사 ‘엘로디게임스’에 대한 지분투자를 단행했다. 지분 15%를 확보하는 데 약 20억원을 들였다. 영국 소재 게임사 '레드로버인터랙티브’의 시리즈A 펀딩 라운드에도 참여했다. 확보 지분율은 18.1%, 투자금은 120억원이다. 엘로디게임스와 레드로버는 1분기에 각각 145억원과 21억원의 손실을 냈다. 이들 기업은 단순투자 기업으로 지분법 이익이 적용되지 않는다.
지분법 손실과 해외 투자 기업의 부진이 크래프톤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수준이다. 크래프톤의 1분기 순이익은 3486억원이다. 또 엘로디게임스와 레드로버는 게임 출시를 준비하고 있어 신작 공개 이후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변수다.
크래프톤 측은 “새로운 글로벌 크리에이티브를 지속 발굴함과 동시에, 제작과 사업화까지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강구해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조아라 기자 archo@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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