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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경주 ‘보문천군 택지조성’ 미수금 발목 공사 중단

Numbers 2024. 6. 11.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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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경주 ‘보문천군 택지조성’ 미수금 발목 공사 중단

현대건설이 시공하는 경북 경주 ‘보문천군지구 도시개발사업 조성 공사(택지 조성)’가 미수금 문제로 중단됐다. 최근 본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현대건설의 연대보증 신용 보강으로 차환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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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문천군지구 도시개발사업 조성 공사 현장 /사진=네이버 거리뷰


현대건설이 시공하는 경북 경주 ‘보문천군지구 도시개발사업 조성 공사(택지 조성)’가 미수금 문제로 중단됐다. 최근 본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현대건설의 연대보증 신용 보강으로 차환됐는데도 시행사는 미수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현대건설은 책임준공 기한까지 미루며 시행사와 협의를 벌이고 있다.

 

보문천군지구 택지 조성…공정률 90% '공사 중단'


11일 현대건설에 따르면 보문천군지구 택지 조성이 지난 1일 중단됐다. 공정률 90%를 돌파해 마무리 단계지만 미수금 문제로 제동이 걸렸다.

시행사 엔케이개발은 경신도시개발로부터 시행을 위탁받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얼마 전 현대건설의 연대보증으로 2214억원의 본PF 차환에 성공했으나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지난달 31일 비엔케이썸제십이차 유동화전문회사(SPC)를 통해 2214억원의 자산유동화전자단기사채(ABSTB)를 발행했다. 현대건설은 채무불이행 시 모든 채무를 100% 보증하는 연대보증을 섰다.

앞서 엔케이개발은 사업비 조달을 위해 2021년 3월 새마을금고중앙회 외 82개 새마을금고와 2190억원 규모의 대출약정을 4.5% 금리로 체결했고 올해 대출만기를 연장했다. 이 대출채권이 지난달 30일 흥국생명보험으로 양도되면서 이번 ABSTB가 발행됐다. SPC는 ABSTB 발행금을 흥국생명보험에 특정금전신탁했고 흥국생명보험이 이 자금으로 새마을금고의 대출채권을 양수했다.

보문천군지구 도시개발사업 조성 공사 현장 /사진=네이버 거리뷰


본PF 차환에도 미수금을 받지 못해 공사는 공정률 91%에서 중단됐다. 문제는 사업장에 책임준공이 걸려 있다는 점이다. 책임준공 기한은 4월까지였으나 미수금 문제로 9월 말까지 미뤄졌다. 이런 상황이라면 연장된 기한까지 공사를 마칠 수 있을지도 확실하지 않다. 시행 측과 원만한 협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책임준공 리스크가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다수 이해관계자가 미수금으로 얽혀 있어 빨리 해결되지 못하는 것으로 안다”며 “미뤄진 책임준공 기한 내에 사업이 마무리될 수 있을지도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2021년 부동산 호황기에 수주한 사업이라 일부 불리한 점이 포함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시행사 현금성자산 급감…미수금 지급 난항


엔케이개발은 경신도시개발의 자회사다. 현금성자산 등 지표가 모회사인 경신도시개발의 연결 재무제표에 반영된다. 엔케이개발의 주주 구성은 △경신도시개발 49% △현성환 26% △권정원 25% 등인데 이 중 권정원 씨는 경신도시개발 지분 46.88%를 가진 대주주다.

2023년 말 연결기준 경신도시개발의 현금성자산은 154억원으로 전년의 589억원보다 74% 감소해 미수금을 지급할 여력이 없다. 유동자산은 2539원이나 이 중 약 2400억원이 미완성 공사와 채비지 매각 미수금이라 현금흐름이 원활하지 않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22년 513억원 적자, 2023년 437억원 적자로 현금성자산 유출이 이어졌다.

엔케이개발 감사보고서를 보면 보문천군지구 신탁계약에 따른 우선수익자의 수익원금은 PF대출과 공사비를 합해 3531억원이다. 현대건설은 도급액 1150억원에 2순위 우선수익자로 지정돼 있다. 현대건설은 미수금 해소를 위해 책임준공이 걸려 있음에도 공사중단이라는 강수를 둔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의 별도기준 미청구공사 총액 규모는 1분기 말까지 4조4331억원이다.

보문천군지구 도시개발사업 조성 공사는 경북 경주시 천군동 1012번지에 주거·상업·복지단지 또는 시가지를 만들기 위한 택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공사는 환지 방식으로 추진된다. 대지면적 110만4305㎡에 공동주택용지 17만6039㎡(15.9%), 채비지 면적은 23만8577㎡다. 환지 처분은 올해 말까지로 예정돼 있다.

2010년 지구지정 이후 2015년 실시계획 인가를 받았으나 2016년 경주 지진으로 지역 부동산 분위기가 악화하며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었다. PF 자금 조달에도 난항을 겪다 2021년 현대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되며 회사의 높은 신용도로 자금 문제를 해결했다.


나영찬 기자 na@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