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개선?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 도입 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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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개선?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 도입 必"

 

12일 여의도 금융투자센터에서 개최된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기업지배구조' 세미나 참석자들이 토론을 펼치고 있다. (사진=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기업 지배구조 개선 일환으로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 의무 도입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12일 자본시장연구원과 한국증권학회는 이러한 기업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논의하고자 여의도 금융투자센터 불스홀에서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기업 지배구조' 세미나를 개최했다.

금융당국은 이번 세미나를 시작으로 이사 주주 충실 의무 도입을 비롯한 소액주주 권리 강화에 방점을 맞춘 상법 개정 방향에 대한 의견을 청취할 예정이다. 

이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축사에서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서는 상법상 이사의 충실의무를 회사 및 주주의 이익 보호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이사의 충실의무 확대가 배임죄가 적용되는 형사적 이슈로 번질 경우 경영환경이 과도하게 위축될 수 있는 한국적 특수성을 감안할 때 이사가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경영 판단을 한 경우 민형사적으로 면책받을 수 있도록 경영 판단 원칙 제도화가 병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정은정 금감원 법무실 국장 역시 "열악한 기업 지배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해서는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 의무 도입과 더불어 이사의 책임이 과도하게 확대되지 않도록 경영 판단 원칙의 법제화에 대한 사회적 합의 도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제 발표를 맡은 나현승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주주 권한을 강화해 일반 주주들이 각 기업의 특성과 상황에 맞춰 스스로의 이익을 주장하고 관철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에 주주를 포함하는 상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주제 발표에 나선 황현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이사가 주주의 이익을 고려하여 업무 집행을 하도록 이사 선임에 대한 주주 권리를 강화하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주주 제안, 의결권 확보, 이사 선임 결과 공시 관련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패널 토론에 참석한 변준호 안다자산운용 대표 역시 "이사회 멤버 선임 시 집중투표제 및 감사위원 분리선임 확대 등을 통해 전체 주주의 의견이 반영될 필요가 있다"며 "이사의 충실 의무를 주주의 비례적 이익으로 확대 적용하고 경영진 보수를 주주 가치 제고와 연계하는 등 이사회와 경영진의 대리인 의무 강화도 중요하다"고 발언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천준범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부회장은 "이사에게 전체 주주의 이익을 공평하게 보호할 의무를 명시하는 것은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첫 단추"라고 강조했다. 

반면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 도입에 대한 검토가 더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춘 상장회사협의회 본부장은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 도입은 그 의미가 모호하여 구체적인 상황에서 이사의 행위 기준으로 작동하기 어려우므로 신중하게 검토되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강주현 기자 kjh20000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