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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도어 민희진, 한숨 돌렸지만…경영 환경 '가시밭길'

Numbers_ 2024. 6. 3. 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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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도어 민희진, 한숨 돌렸지만…경영 환경 '가시밭길'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기업 하이브의 자회사인 어도어 민희진 대표가 해임 위기를 면했지만 앞에 놓인 경영환경은 여전히 험난하다. 함께 이사회를 꾸려온 측근이 하이브에서 해임될 위기에 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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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과 민희진 어도어 대표.    /사진 제공=각사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기업 하이브의 자회사인 어도어 민희진 대표가 해임 위기를 면했지만 앞에 놓인 경영환경은 여전히 험난하다. 함께 이사회를 꾸려온 측근이 하이브에서 해임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하이브가 어도어 지분 80%를 보유한 대주주인 점도 향후 민 대표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50부는 30일 민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낸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신청을 인용했다. 이어 하이브가 이를 위반하면 200억원의 간접강제금을 민 대표에게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하이브, 민 대표 측근 해임 계획

 

하이브는 이달 31일 어도어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해 민 대표 해임안과 이사진 전원 교체안을 상정할 예정이었다. 어도어 이사회는 민 대표와 신동훈 부대표, 김예민 수석 크리에이티브디렉터 등 총 3인으로 구성됐다. 이번 법원 결정으로 민 대표는 대표이사와 사내이사직을 유지하게 됐다. 하지만 신 부대표와 김 디렉터는 하이브가 의결권을 행사해 해임할 수 있다. 

민 대표는 이번 가처분신청 인용 판결이 나온 직후 신 부대표와 김 디렉터도 해임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민 대표 측은 "민 대표에게 이사 해임의 사유가 없는 이상 사내이사 두 명에게도 이사 해임 사유가 없다"며 "하이브가 이들을 해임할 경우 법원의 결정을 존중하지 않고 정당한 이유 없이 해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브는 민 대표를 제외한 이사진을 모두 본사 임원으로 교체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하이브의 신주영 최고인사책임자(CHRO), 이재상 최고전략책임자(CSO), 이경준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이 어도어의 새 이사진으로 거론된다. 다만 하이브는 "어도어의 등기상 대표이사는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경영권 찬탈 의혹 공방 지속

 

/그래픽=윤상은 기자


민 대표는 그룹 뉴진스를 성공적으로 데뷔시켜 어도어의 빠른 성장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았다. 어도어는 지난 2021년 11월 설립돼 2023년에는 연결기준 매출 110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의 186억원에서 6배 가까이 늘었다.

이러한 성과는 모회사인 하이브가 민 대표의 경영활동을 전적으로 지지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러나 최근 양측은 법정공방을 벌이며 갈등을 키웠다. 이달 17일 공판준비기일에 앞서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탄원서를 내고 "한 사람의 악에 의한 행동이 많은 사람들이 오랫동안 만든 시스템을 훼손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 대표가 하이브의 멀티레이블 경영체제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다.

이 외에 하이브는 민 대표를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민 대표가 경영권 찬탈 계획을 실행했다는 주장이다.

민 대표 측은 이번 판결 이후 입장문에서 "하이브가 불법적인 감사로 취득한 자료들이 여과없이 유출됐다"며 "악의적 의도로 짜깁기하면 민 대표를 마녀사냥으로 몰아갈 수 있는 일부 카카오톡 사담만 등장했을 뿐 하이브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영권 찬탈 의혹을 모두 부인하는 내용이다. 

반면 하이브는 민 대표가 경영권 찬탈을 시도했다는 주장을 반복했다. 하이브는 "법원이 이번 결정에서 '민 대표가 뉴진스를 데리고 하이브의 지배범위를 이탈하거나 하이브를 압박해 하이브가 보유한 어도어 지분을 팔게 만듦으로써 어도어에 대한 하이브의 지배력을 약화시키고 민 대표가 어도어를 독립적으로 지배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던 것은 분명하다'고 명시했다"며 "추후 법이 정한 테두리 안에서 후속 절차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민 대표의 업무상 배임 혐의가 인정되려면 경영권 탈취 계획을 실행한 증거가 나와야 한다. 배임죄는 예비죄가 없기 때문에 계획을 세운 것만으로는 성립되지 않는다. 


윤상은 기자 eun@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