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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증권 M&A] KCGI 인수 유력설…매각가 최대 950억대

Numbers 2024. 7. 16.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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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증권 M&A] KCGI 인수 유력설…매각가 최대 950억대

한양증권 지분 매각이 본격화되면서 새 주인이 누가 될지 주목받고 있다. 16일 현재 인수 후보자로 우리금융그룹, LX그룹, 사모펀드 KCGI 등이 거론되는데, '강성부 펀드'로 알려진 KCGI 유력설이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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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택 한양증권 대표이사. /사진 제공=한양증권


한양증권 지분 매각이 본격화되면서 새 주인이 누가 될지 주목받고 있다. 16일 현재 인수 후보자로 우리금융그룹, LX그룹, 사모펀드 KCGI 등이 거론되는데, '강성부 펀드'로 알려진 KCGI 유력설이 부상 중이다. 매각 예상가는 최대 950억원대로 추정된다.


'알짜배기' 한양증권 매각 배경은 악화된 최대주주 실적 


한양증권은 2024년 3월 말 기준 자기자본 규모 4964억원을 기록한 국내 증권사 중 28위의 중소형 증권사다. 국내 지점 4개를 운영 중이며 기업금융(IB) 부문과 자기매매 부문 중심의 사업구조를 갖추고 있다. 

리테일(개인 고객) 사업 시장 점유율은 낮지만 2018년 이후 IB와 운용 인력을 대거 충원하면서 수익 기반을 강화하고 시장 지위도 상승했다. IB 부문의 경우 투자금융본부를 신설하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자문 및 주선, 채권 인수 등을 통해 수수료 수익을 확대했다.

투자중개(리테일) 시장 점유율이 0.1%에 불과한데 반해 IB 부문 시장 점유율은 2019년 1.1%에서 2023년 3.3%로 성장했다. 미래에셋증권, 다올투자증권, KB증권 등을 거쳐 2019년 한양증권에 입사한 이준규 FICC 세일즈(Sales) 센터장을 중심으로 한진, 롯데카드 등 주요 기업 회사채 발행 및 인수를 다수 주관하며 실적을 올렸다. 

올 3월 말 기준 자기자본 대비 위험노출액 부담 비율이 56.1%로 크지 않다. 같은 기간 우발부채는 352억원으로 전년 12월(402억원)에 비해 50억원 줄였다. 동시에 자기자본에 순요주의이하자산을 나눈 지표는 0.7%로 자산건전성이 좋은 편이다. 

이 같은 알짜배기인 한양증권이 매물로 나온 이유는 최대주주 한양학원의 악화된 재무 구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양학원 손익계산서에 따르면 작년 영업손실은 35억원으로 2022년 영업손실 1억1618만원에 비해 약 30.5배 증가했다. 

이처럼 한양학원과 계열사들은 한양증권이 올해 전달한 20억원 수준의 기부금으로는 메꿀 수 없는 크기의 손실을 입고 있다.


KCGI에 쏠린 무게…강성부 "매도자, 우리 팔아 흥행시키나?"


한양증권은 전날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이나 매각 대상자, 매각 금액, 매각 방식 및 매각 일정 등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결정되거나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공시했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우리금융, LX, KCGI 등 3사를 유력한 인수 후보자로 꼽는 분위기다. 이 중 한양증권 인수 주체로 KCGI에 무게가 쏠리는 기류가 감지된다.

우선 우리금융은 공식적으로 한양증권 인수 검토를 부인하고 있다. 현재 한국포스증권과 우리종합금융 합병으로 다음달 우리투자증권 출범에 전념하고 있어 다른 증권사를 추가로 인수할 여력이 없다는 설명이다.

LX그룹은 금산분리 규제에 묶여 있다. LX그룹 지주사인 LX홀딩스 관계자는 "LX홀딩스는 순수 지주사라 지주 차원에서 공격적인 인수합병에 나설 수가 없다. 인수합병을 하려면 계열사의 의지가 중요한데 현재 계열사 중 증권사 인수에 적극적인 곳이 없다"고 말했다. 

현재 LX홀딩스 계열사 중 금융투자 업체는 지난해 7월 출자한 LX벤처스 밖에 없다. LX벤처스는 빅데이터, AI, 로봇, 자동화 등 LX그룹 주력 사업과의 시너지 창출을 위한 초기 스타트업 및 투자 전문 펀드에 출자하기 위해 엘엑스벤처스신기술사업투자조합 1호를 결성했다. 

비금융지주사인 LX홀딩스 입장에서 금융업 추가 확장은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채상미 이화여자대학교 교수는 "금산분리 원칙으로 인해 비금융주력자는 원칙적으로 은행의 의결권 있는 주식을 4% 이상 보유할 수 없어 증권사 인수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비해 KCGI는 우위를 점한다. 작년 메리츠금융그룹으로부터 KCGI자산운용을 228억원에 인수한 전례도 있다. 채 교수는 "증권업 라이센스가 굉장히 확보하기 어려운데 한양증권 인수를 통해 최고 2조원에 달하는 라이센스를 비교적 저렴하게 인수해 금융업 확장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강성부 KCGI 대표는 "저희는 사모펀드(PEF)인데 당연히 모든 M&A에 관심이 있다"면서도 "매도자가 우리를 팔아서 흥행시키라고 하나본데 당황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KCGI는 지난해 기준 현금 및 예치금이 24억원으로 전년(131억원)에 비해 많이 줄어든 상황이다. 곳간은 넉넉하지 않지만 인수에는 문제가 없다는 의견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인수를 한다면 협력사를 구해 진행할 것이고 강 대표 인맥도 상당히 좋은 지라 문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심은 매각가로…전문가 "400억~950억원대 "


한양증권 예상 매각가는 천차만별이다. 최정우 고위드프렌즈 대표 겸 율성회계법인 파트너 회계사는 전날 한양증권 시가총액 1909억원을 기준으로 예상 매각가를 404억원에서 466억원 사이로 예상했다. 시총에 한양학원 지분율, 경영권 프리미엄 30~50%를 곱해 계산했다. 

단, 김 대표는 한양학원이 보유한 한양증권 보통주 지분 16.29%만 기준으로 계산했다. 한양학원이 보유한 우선주 14.56%까지 합하면 한양학원 보유 지분은 30.85%가 된다.

이날 기준 한양증권 시총 2058억원을 두고 계산하면 예상 매각가는 달라진다. 인수 시 경영권 프리미엄 30~50%를 그대로 적용하면 가격은 825억원~952억원이 된다. 

강주현 기자 kjh20000@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