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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증권 M&A] PBR 0.8배 호가했던 ‘한양증권’, 기업가치 눈높이 낮출까

Numbers_ 2024. 7. 16.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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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증권 M&A] PBR 0.8배 호가했던 ‘한양증권’, 기업가치 눈높이 낮출까

한양대학교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한양학원이 유동성 공급을 위해 중소형 증권사 한양증권 매각을 결정했다. 한양증권 매각은 지난 2022년 말에도 비은행 강화를 원했던 우리금융지주 등의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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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택 한양증권 대표이사. /사진 제공=한양증권


한양대학교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한양학원이 유동성 공급을 위해 중소형 증권사 한양증권 매각을 결정했다. 한양증권 매각은 지난 2022년 말에도 비은행 강화를 원했던 우리금융지주 등의 일부 원매자와 접촉하며 협상을 개시한 바 있었지만 가격에 대한 눈높이 차가 커 불발된 바 있다. 이번 매각은 한양산업개발, 한양대병원의 경영난 속에서 추진되는 가운데 한양학원이 한양증권의 눈높이를 낮춰서라도 실탄 마련을 강행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16일 투자은행(IB) 및 금융 투자 업계에 따르면 한양증권의 최대주주인 한양학원은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한양증권 최대주주는 한양학원으로 백남관광, 에이치비디씨 등 특수관계인 포함 의결권 지분율은 40.99%에 달한다. 현재 매각 대상자와 금액, 방식, 일정 등과 관련해서는 구체적으로 결정되거나 확정된 바 없다.

한양증권은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은 4898억원으로 30위권의 중소형 증권사다. 한양증권 매각은 한양학원 산하의 건설사 한양산업개발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손실 규모가 쌓인 데다 한양대의료원의 경영난이 커지면서 추진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양산업개발이 보유 중인 PF 관련 우발채무는 지난해 말 기준 4009억원으로 전년(3124억원) 대비 28.3%(885억원) 급증했다. 같은 기간 자기자본(65억원) 대비로는 6067%에 달하는 규모다.

의료파업 장기화로 주요 진료과에서 환자 입원을 못 시키면서 한양대의료원의 부실도 커졌다. 한양대학교가 공개한 2023년도 한양대의료원 손익계산서 및 재무상태표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의료비용은 전년(5203억원) 대비 10.4% 늘어난 5743억원을 기록했다. 의료비용이 증가하면서 2023년도 의료이익은 127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도 적자를 면치 못했다. 한양대의료원은 2023년도 약 140억원 순손실을 봤다. 전년 당기순손실(-26억원) 대비 적자폭이 크게 늘어났다.

한양대 재단 소속 계열사들의 부실이 심화된 가운데 한양학원이 한양증권의 매각가를 낮춰서라도 딜을 강행할지 주목하고 있다. 앞서 한양학원이 지난 2022년 한양증권의 매각을 검토할 당시 논의된 기업가치는 주가순자산비율(PBR) 0.6~0.8배 수준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양증권의 지난해 자기자본(4898억원)에 PBR 0.6~0.8배를 적용한 값은 2938억~3918억원으로 추산된다. 이에 따른 대주주의 지분가치는 1204억~1605억원 수준이다. 매각자 측에서 원하는 한양증권 지분 매각가는 최대 1500억원 안팎에서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IB 업계 관계자는 “2022년 한양증권의 PBR은 0.3배 수준에 그쳤으나 0.6~0.8배에서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이 논의됐다”며 “최대주주 측은 한양증권의 주가가 1만원가량이라고 하면 1주당 2만원을 책정해 기업가치를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최대주주 측에서 경영권 프리미엄을 과도하게 책정해 호가하는 느낌이 강했다”며 “해당 거래는 한양학원 측에서 돌연 의사를 접어서 불발된 딜”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업 라이선스를 확보하기 힘든 데다 증권사 매물이 진귀한 만큼 다수의 원매자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KCGI, 우리금융지주, LX그룹이 잠재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가운데 매도자 측이 원하는 밸류에이션을 받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다만, 부동산PF 관련 부담 등이 있다는 점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양증권은 부동산PF를 주력으로 하는 중소형 증권사로 최근 금리 인상에 따른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실적이 부진한 상황이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463억원, 당기순이익은 351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2021년엔 영업이익 1162억원, 당기순이익 794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낸 바 있지만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 PF 관련 리스크도 내재돼 있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한양증권 올해 1분기 말 PF 익스포저(위험노출액)은 총 1002억원에 달한다. 이는 대출원금 기준으로, 자기자본 대비 20%에 달하는 규모다. 이 중 브릿지론 비중은 17%로 낮은 수준이나 중후순위 및 지분투자 비율이 87%로 질적 위험이 높은 편에 속한다.

IB 업계 관계자는 “중소형 증권사는 PF 리스크도 크고 해서 (매수자 입장에서) 매물로서 매력도가 떨어지는 편"이라며 "증권사 자체도 한정돼 있지만 잠재적 매수 후보자인 금융사도 제한돼 있기 때문에 생각보다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남지연 기자 njy@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