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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리밸런싱]두산에너빌리티, 밥캣 분할 명분 '밸류업 투자' 실탄 확보

Numbers_ 2024. 8. 6.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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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리밸런싱]두산에너빌리티, 밥캣 분할 명분 '밸류업 투자' 실탄 확보

두산에너빌리티가 주주서한에서 두산밥캣 분할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최근 원자력발전이 전례 없는 호황을 맞은 가운데 두산에너빌리티도 외형 확장을 위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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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분당사옥 전경 /사진 제공=두산


두산에너빌리티가 주주서한에서 두산밥캣 분할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최근 원자력발전이 전례 없는 호황을 맞은 가운데 두산에너빌리티도 외형 확장을 위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두산밥캣 분할로 1조원가량의 실탄을 확보해 공장을 증설하고 시장에 적기대응할 계획이다.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이사(사장)는 5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주주서한을 발송하고 주주와의 소통에 나섰다. 박 대표는 주주서한에서 두산에너빌리티 원자력사업의 현황과 전망, 두산밥캣 분할의 당위성, 분할 이후의 주식가치 등에 대해 설명했다.

최근 시장에서는 두산밥캣 분할에 대한 주주들의 원성이 쏟아지고 있다. 그룹의 캐시카우인 두산밥캣을 굳이 떼어내는 것이 두산에너빌리티 입장에서 어떻게 밸류업이 될 수 있냐는 의문이다. 두산그룹도 명확한 수치나 미래 계획 등을 공개하지 않아 그간 의혹만 커졌다. 또 두산그룹은 기업설명회(IR)도 증권사 애널리스트, 기관 등을 대상으로 보수적으로 열어 주주들이 접할 수 있는 정보가 제한적이었다.

이번 주주서한도 이 같은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특히 최고재무책임자(CFO)이자 대표이사인 박 사장이 전면에 나서 분할의 필요성과 향후 계획을 상세히 설명했다는 것이 의미 있는 대목이다.

박 대표는 최근 원자력발전이 호황을 보이는 상황에서 두산에너빌리티가 성장동력을 마련하는 데는 지금이 투자 적기라고 판단했다. 대규모 투자에는 현금이 필요해 당장 유동성을 마련할 방안으로 두산밥캣 분할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보인다.

두산에너빌리티가 포함된 팀코리아는 최근 체코 원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장기간의 성장동력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예상 사업비는 1기당 12조원으로 시장에서는 두산에너빌리티가 8조원 이상의 공사비를 따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여기에 소형모듈원전(SMR) 사업도 최근 인공지능(AI) 전력 수요의 유력한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두산에너빌리티의 목표인 향후 5년간 62기 수주를 초과할 가능성이 있다.

박 대표는 “세계적인 원자력발전 호황기를 맞아 전례 없는 사업기회를 눈앞에 두고 있다”며 “폴란드,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영국, 스웨덴, 네덜란드 등의 신규 원전 수주도 기대하고 있고, 향후 5년간 체코를 포함해 총 10기 내외의 수주를 전망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계획된 수주는 회사의 원자력 주기기 제작 용량을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향후 5년간 연 4기 이상의 대형 원전 제작시설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연 20기 규모의 SMR 제작시설을 확충하겠다는 목표를 수립했다”며 “신기술 확보 및 적시 생산설비 증설을 위해 현금 확보와 더불어 추가 차입 여력 마련이 매우 중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의 분할합병 이후 두산에너빌리티의 기대효과 /사진 제공=두산에너빌리티


두산에너빌리티는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로 분할이전하면서 7243억원가량의 부채를 함께 옮긴다. 또 두산큐벡스, D20캐피털LCC 등 비핵심사업을 매각하면서 4831억원의 현금을 확보한다. 이에 차입금 감소로 추가 차입 여력이 생기고 현금을 보유해 1조원 수준의 신규 투자 여력이 발생한다.

박 대표는 “이번 사업구조 개편은 이런 성장을 위한 재원 확보에 좋은 방안”이라며 “1조원 수준의 신규 투자 여력이 발생하므로 생산설비 증설에 신속히 투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당장의 두산밥캣 배당보다 성장 가속화로 미래에 훨씬 높은 투자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두산밥캣은 2022년과 2023년 각각 1804억원, 1553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이 중 두산에너빌리티의 지분 46.06%에 돌아간 몫은 각각 830억원, 714억원이다. 

박 대표는 “두산밥캣 분할 시 배당수익이 줄어든다는 우려가 있지만, 이는 영업실적에 따라 매년 변동할 수밖에 없고 회사가 필요로 하는 투자재원에도 한참 부족하다”며 “사업구조를 개편해 확보하는 재원 1조원을 미래 성장동력에 투자할 경우 배당수익보다 훨씬 높은 투자수익률로 더 많은 이익창출이 가능하고 성장도 가속화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수민 기자 k8silverxyz@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