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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식 벽산 대표가 장내매수로 지배력 강화에 나섰다. 김 대표는 벽산 창업주 고 김인득 명예회장의 손자로 오너 3세 경영인이다. 그간 옥상옥인 벽산엘티씨엔터프라이즈를 활용해 벽산을 지배해왔으나 책임 경영과 안정적 지배력 확보를 위해 사재를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김성식 대표는 6월부터 한달간 꾸준히 장내에서 벽산 지분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1월 6.88%의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던 김 대표는 16차례 지분 매입 이후 7.56%까지 지배력을 확대했다. 김 대표가 지분 매입을 위해 투입한 개인 자금은 7억3417만원 가량이다.
김 대표의 지분 매입 이후 최대주주 벽산엘티씨엔터프라이즈(13.36%)를 포함한 특수관계인 지배력은 27.97%까지 확대됐다. 지난해말 벽산엘티씨엔터프라이즈 등 특수관계인 지분율은26.92%였다.
벽산엘티씨엔터프라이즈는 김성식 대표와 동생 김찬식 경영지원본부장(부사장) 외에 오너 4세 김주리, 김태인, 김태현 등이 각각 20%의 지분율을 가지고 있는 가족회사다. 오너 2세 김희철 회장이 장남 김성식 대표에게 회사를 물려줄 당시 벽산엘티씨엔터프라이즈를 활용했다.
2012년까지만 하더라도 김 대표의 지분율은 2.58%에 불과했다. 당시엔 벽산엘티씨엔터프라이즈의 벽산 지분은 4.96%였다. 벽산엘티씨엔터프라이즈는 2010년 인터파크가 보유하고 있던 벽산 주식을 36억원에 블록딜로 매입했다.
벽산엘티씨엔터프라이즈는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지배력을 확대해나갔다. 하츠가 보유하던 벽산 주식 122만주를 19억원에 매입하고 특수목적회사(SPC) 소양제이차가 보유하던 벽산 주식을 담보권을 실행하며 10.64%까지 지분율을 확대했다.
소양제이차는 벽산건설이 보유하고 있던 벽산 주식을 담보로 교환사채(EB)를 발행해 자금 조달에 나섰던 SPC다. 소양제이차가 보유하던 벽산 주식은 벽산건설 파산으로 인해 자금 상환이 어려워지자 2012년 EB를 교환한 것이다. 소양제이차의 벽산 지분은 7.3%였다.
벽산엘티씨엔터프라이즈는 소양제이차에 20억원을 대여해주고 담보권을 실행해 벽산 주식을 가져온다. 김성식 대표와 창업주의 3남인 김희근 벽산엔지니어링 명예회장도 당시 소양제이차에 개인 자금 21억원을 대출해줬다.
2020년 소양제이차가 보유하던 벽산 주식을 담보권을 실행을 통해 가져오며 우회 승계작업이 마무리됐다. 벽산그룹은 벽산엘티씨엔터프라이즈를 연명보고자로 변경하며 3세 김성식 대표를 중심으로 승계 작업을 마쳤다.
벽산엘티씨엔터프라이즈의 주요 매출처는 벽산과 하츠로 내부 거래를 통해 차입과 지분 매입 재원을 마련했다. 현재도 꾸준히 내부거래를 통해 매출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벽산엘티씨엔터프라이즈의 벽산 발 매출은 410억원으로 나타났다. 하츠에서도 127억원의 매출액을 올렸다.
김상식 대표가 직접 지분 매입에 나선 것은 개인 지배력 확보 차원으로 풀이된다. 다만 동생 김찬식 부사장과의 지분 격차는 크기 때문에 경영권 다툼으로 인한 지분 매입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김찬식 부사장의 벽산 지분은 2.39%다. 지난해 상여금으로 자사주를 받으면서 지분율이 직전 대비 0.2%포인트 늘어났다.
벽산 관계자는 김 대표 지분 매입에 대해 "회사가 지난해 그라스울 시설 투자를 마치고 폐기물 기업을 인수하는 등 회사 가치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노력하고 있다"며 "차입금 증가와 1분기 실적 등으로 인해 주가가 조금 하락했으나 중장기적인 회사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자신감이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책임경영 차원에서 김 대표가 직접 지분 매수에 나섰다는 것이다. 벽산은 지난해 24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하는 등 주주친화적 경영을 확대해나가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번 지분 매입 역시 주주 친화 경영 확대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김진현 기자 jin@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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