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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홀딩스 출범 이후 인수합병(M&A) 첫 주자인 동국씨엠이 점찍은 매물은 2021년 상장한 컬러강판 회사 아주스틸이다. 구주, 신주 평균 인수 단가는 6473원으로 지분 취득을 결정한 6일 시세(6240원) 수준에서 가격이 결정됐다. 사실상 경영권 프리미엄을 거의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아주스틸 인수에 따른 기대감과 리스크가 공존한다는 의미다.
경영권 프리미엄 보수적 책정
아주스틸 인수 대상 지분은 이학연 대표 및 배우자 윤미숙 씨 지분(42.5%)과 신주 862만690주다. 연말 거래가 마무리되면 동국씨엠이 아주스틸 지분 56.6%를 쥔 최대주주가 된다.
동국씨엠은 인수 대가로 총 1285억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구주는 785억원, 신주는 500억원으로 각각 책정됐다.
통상 최대주주 지분 거래 시 신주는 시세 보다 낮게, 구주는 웃돈을 얹어 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신주는 최근 주가와 특정 기간 주가 평균치를 비교해 더 낮은 가격인 주당 5800원으로 결정됐다. 여기에 할증이나 할인은 적용하지 않았다. 상법에 맞춰 신주 가격이 정해졌다.
반면 구주는 일반적인 M&A 거래와 달랐다. 동국씨엠 이사회가 지분 인수를 결정한 6일 아주스틸 종가는 6240원이다. 구주 가격은 주당 6989원으로 종가 대비 약 12% 높게 책정됐다. 경영권 인수 시 30~50%의 웃돈을 얹어서 지급하는 관례를 감안하면 보수적이다. 신주 가격 결정 때 참고한 1개월간 평균 주가(5717원)를 고려해도 경영권 프리미엄은 22%에 그쳤다.
구주와 신주 평균 인수 단가는 6473원으로 동국씨엠은 아주스틸의 6일 주가 수준에서 경영권을 인수하는 셈이다.
아주스틸 부채비율 380%…주담대까지
인수 가격이 보수적으로 책정된 배경은 아주스틸을 품은데 따른 득과 실이 명확하기 때문이다.
작년 동국홀딩스가 출범한 직후 동국씨엠은 내수 시장의 한계를 느끼고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집중적으로 키우기 시작했다. 새로 발표한 비전 2030에 따라 기존 인도·멕시코·태국·베트남 4개국에 독일을 추가해 5개국으로 거점을 확대했다. 특히 유럽은 고급 건축 수요가 상당해 건설 자재를 주로 납품해왔다. 동국씨엠의 컬러강판 브랜드 럭스틸의 수출 확대 기대감이 커 일찌감치 유력한 신규 거점으로 꼽혔다.
아주스틸의 수출 비중은 약 15% 수준이나 가전에 쓰이는 강판을 중심으로 해외에 판매하고 있다. 특히 동국씨엠이 관심을 갖고 있는 북미와 유럽에 공장을 두고 있다. 폴란드 공장의 경우 내년 준공 예정이다.
또한 아주스틸의 시장 점유율은 5% 내외다. 동국씨엠은 29.7%로 양사 합해 점유율이 34%까지 늘어나 확실하게 주도권을 쥐게 된다. 동국홀딩스 측은 "현재 컬러강판 시장이 양강 체제인데 기업 결합 후 시장 1위로 올라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국씨엠은 아주스틸 인수로 상당한 재무 부담을 떠안을 전망이다. 1분기 말 기준 아주스틸의 부채비율이 380%에 육박한 까닭이다. 이와 반대로 동국씨엠은 부채비율 100% 미만을 유지하며 이상적인 재무 구조를 구축했다. 양사의 부채·자본을 단순 합산하면 아주스틸이 종속기업으로 편입된 직후 동국씨엠의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140%까지 치솟을 전망이다.
아주스틸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국내외 공장 증설에 연간 1000억원대 자본적지출(CAPEX)을 감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주 납입대금 500억원 역시 차입금 축소 등에 쓰일 것으로 관측된다.
기존 최대주주 지분 역시 지금은 양수도 거래가 불가능한 상태다. 이학연 대표와 윤미숙 씨 보유 주식 총 845만3017주가 질권 설정됐기 때문이다. 아주스틸과 아주스틸 제7차 주식회사가 총 200억원을 대출하는 과정에서 이 대표와 윤 씨가 대신 담보를 제공했다.
담보 설정을 풀기 위해선 대출금을 갚아야 한다. 이에 따라 동국씨엠이 322억원을 대여해주기로 했다. 그 대가로 아주스틸 최대주주 지분 전량에 대해 동국씨엠이 담보권을 갖기로 했다. 가격 협상 때 대여금에 대해서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아주스틸의 시장의 주도 기업은 아니다"며 "그간 과도한 투자로 재무상태가 크게 악화된데다 최근 주식 시장도 유동성이 빠지고 있어 프리미엄을 요구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정 기자 crystal7@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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