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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약속했던 셀트리온제약 합병 추진 계획이 일단 무산됐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그룹의 유동성을 보전함과 동시에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면서 회사의 방향성을 투명하게 재설정했다는 명분도 챙겼다.
당초 서 회장이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 합병을 추진했던 이유는 내부거래 해소가 주된 이유였다. 이미 셀트리온과 합병이 완료된 셀트리온헬스케어 또한 이러한 이유로 합병이 진행된 바 있다.
그러나 셀트리온제약과 셀트리온 간 내부거래 규모는 셀트리온헬스케어에 비해 적은 편이다. 업계 관계자는 16일 “셀트리온제약 매출은 셀트리온에서 생산되는 제품이 절반 수준을 차지하지만, 청주공장에서 생산되는 케미칼의약품 또한 매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한다”면서 “매출의 전부를 셀트리온에게 의존했던 셀트리온헬스케어와는 상황이 다르다”라고 설명했다.
반면 셀트리온그룹은 합병 추진계획이 무산되면서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합병 진행 시 셀트리온 주주들의 압도적인 반대·기권 의견을 고려할 때 반대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로 인한 자금 유출이 타사 및 선행된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 시 수준을 크게 초과할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합병 추진 여부 검토 1단계 특별위원회(이하 특별위원회)는 내부 검토 결과 셀트리온 주주 중 반대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로 인한 자금 유출이 타사 및 선행된 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 시 수준을 크게 초과할 것으로 분석했다.
셀트리온 내부, 특히 재정 파트의 반대가 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 회장 또한 지난 6월부터 임원회의에서 대외 경제상황 악화에 따라 유동성 확보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셀트리온그룹이 서 회장의 리더십에 의존한 의사결정 시스템에서 투명하고 다원적 평가에 따른 의사결정구조를 따랐던 점 또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셀트리온그룹은 특별위원회 운영과 주주 설문조사 실시, 내외부 컨설팅 진행 등을 종합해 합병 여부를 결정했다. 서 회장이 공언한 3사 합병이 번복됐음에도 명분을 지킬 수 있었던 요인으로 분석된다.
안치영 기자 acy@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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