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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원 푸본현대생명 대표가 4번째 연임에 성공했다. 지난해 도입한 신회계제도(IFRS17) 환경에 맞춰 상품 포트폴리오의 다변화를 추구, 퇴직연금보험 의존도를 낮춘 점을 높이 평가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2017년 푸본현대생명 전신인 현대라이프 대표로 부임한 이 대표는 이번 연임으로 오는 2027년 9월까지 푸본현대생명을 이끌게 된다. 모회사인 대만 푸본생명도 최근 몇 년에 걸쳐 푸본현대생명의 자본 확충을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하며 이 대표에게 힘을 실어줬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푸본현대생명은 이날 서울 여의도 푸본현대생명 본사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지난달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에서 최고경영자(CEO) 후보로 단독 추천한 이 대표를 차기 대표에 임명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4연임
이 대표는 1972년 생으로 미국 UCLA를 졸업하고 KB생명 전략담당 임원, 삼성화재 글로벌비즈니스 담당, 한국 ING생명 마케팅본부 담당 총괄 부사장, 현대카드·캐피탈 전략기획본부 부본부장을 역임했다.
2018년 푸본현대생명 출범 당시 초대 대표로 재선임된 이후 2021년 3연임에 이어 올해 4연임까지 성공하며 경영능력을 인정받았다.
푸본현대생명 임추위는 "과거 21년 동안 보험·은행·캐피탈 등 금융사에서 최고마케팅책임자(CMO), 최고전략책임자(CSO) 등을 역임한 금융 전문가"라며 "부임 전 적자였던 회사를 흑자로 전환한 후 안정적인 경영 성과를 도출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업계에서는 한번 CEO로 선출하면 장기적으로 신뢰하는 대만 금융그룹의 문화와 이 대표의 리더십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진 결과라고 풀이했다. 이런 분위기로 인해 임추위 전부터 이 대표의 연임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우세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만을 포함한 외국계 금융사는 CEO 선임을 장기적인 관점으로 바라보고 있어 수장 교체 주기가 긴 편이다"며 "송영록 메트라이프생명 대표, 조지은 라이나생명 대표, 알버트 김 처브라이프생명 대표, 오준석 BNP파리바카디프생명 대표 등 외국계 생명보험사 CEO의 임기가 국내사에 비해 길게 보장 받고 있는 점도 이런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CEO가 자주 교체되지 않는 문화가 정착되면 CEO도 임기 내 성과를 내야한다는 조급함에서 자유로워진다"며 "이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사업을 구상할 수 있게 돼 특히 긴 호흡이 필요한 보험업에서 선순환을 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K-ICS비율·CSM…지표 개선 숙제로
이번 임기에서 이 대표가 해결해야 하는 과제는 IFRS17제도 하에서 중요하게 떠오른 지급여력비율(K-ICS) 개선과 보험계약마진(CSM) 확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푸본현대생명의 K-ICS비율은 올해 3월 기준 경과조치를 적용했을 때 182.8%로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를 상회했다. 그러나 경과조치 전에는 19.0%까지 떨어지며 생명보험업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와 더불어 확보한 CSM 총액도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CSM 산출에 큰 도움이 안되는 퇴직연금보험을 주력으로 했던 과거 상품 포트폴리오의 영향이 컸다. 푸본현대생명이 올해 상반기까지 확보한 CSM은 1772억원으로, 대형생명보험사 분기 신계약 CSM보다 낮은 수준이다.
6월 말 기준 푸본현대생명이 보유한 퇴직연금 보유계약액은 7조9999억원으로 빅3 생명보험사인 한화생명(8조8492억원)과 버금간다. 반면 월말보유계약 총액은 28조8585억원으로 한화생명(307조5848억원)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그만큼 퇴직연금보험 비중이 다른 보험사에 비해 크다.
이 대표는 CSM의 안정적인 창출을 위해 퇴직연금에 치중했던 상품 포트폴리오의 다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회사 내 대표상품으로 자리잡은 'ZERO 나를 위한 암보험'과 'MAX 종신보험 원픽' 등 꾸준히 건강보험 상품을 출시한 것도 이 때문이다.
아울러 K-ICS비율 개선을 위한 노력도 꾸준히 이어나갈 계획이다. 이 대표는 푸본현대생명으로 사명을 바꾼 2018년 9월부터 올해 5월까지 1조3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및 후순위채 발행에 기여해 가용자본을 확보, K-ICS비율을 늘리는 데 힘썼다.
업계 관계자는 "대만 푸본생명이 한국 시장 확대에 의지가 강한만큼 이 대표가 가교역할을 잘 수행해 수치 개선이라는 결과물을 만들어 내야할 것"이라며 "4연임이라는 무거운 왕관을 씌워준 것도 그만큼 기대하는 바가 크다는 얘기"라고 밝혔다.
박준한 기자 bigstar102@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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