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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최고 의사결정권자(CEO, CFO, COO, CIO 등)의 과제와 성과를 소개합니다.
포스코이앤씨는 올해 초 전중선 전 포스코홀딩스 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전 대표는 포스코홀딩스 상임고문을 지낸 올드보이(OB)로 분류된다. 포스코그룹 회장 선거 도전 이후 다시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포스코이앤씨는 포스코그룹의 주력인 철강사업을 제외하면 비철강부문에서 가장 규모가 큰 계열사다. 포스코그룹이 전 대표에게 포스코이앤씨 경영을 맡긴 것은 불황인 건설업의 활로를 모색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창립 30주년 '재도약' 적임자 낙점
전 대표는 1962년생으로 안동고등학교와 고려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했다. 1987년 포스코에 입사해 원료구매실장 경영전략실장 등을 지냈고 2017년에는 포스코강판 대표로 선임됐다. 2018년 다시 포스코로 복귀해 가치경영센터장, 전략기획본부장, 글로벌인프라부문장 등을 지냈다. 2022년에는 포스코홀딩스 대표이사로 선임됐고 지난해 상임고문으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그룹 내 대표적인 전략기획 전문가로 꼽히는 인물로 연초 포스코그룹 회장 선거에서 최종 후보자 6인에 포함되기도 했다. 장인화 회장이 선출로 회장직 도전이 마무리으나 장 회장 취임 이후 포스코이앤씨 대표로 선출되며 포스코이앤씨의 창립 30주년을 책임질 적임자로 낙점됐다.
전 대표 선임 당시 포스코이앤씨는 "건설산업 침체로 난항을 겪고 있는 포스코이앤씨의 재무건전성과 프로젝트 경쟁력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추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포스코이앤씨는 최근 5년간 매출액이 꾸준히 우상향했지만 2021년 이후 순이익은 점차 감소해왔다.
지난해에는 10조원 이상의 매출액을 올리고도 1766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는 데 그쳤다. 시공능력평가 순위도 2016년 최고 성과인 3위를 기록한 이후 오르내림을 반복하다 2022년 이후에는 7위를 유지 중이다.
전 대표가 어려운 상황을 타개할 '반전카드'로 선출된 만큼 실적 개선을 이끄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만 취임 이후 대표이사 교체 효과는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 올해 상반기 포스코이앤씨 누적 매출액은 5조402억원으로 지난해 반기 4조9546억원보다 소폭 증가했으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781억원, 972억원으로 지난해 반기 기준 1112억원, 1024억원보다 줄었다.
원가율은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으로 유지됐으나 금융비용, 지분법 손실 등의 영향으로 순이익이 감소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포스코이앤씨는 포천~화도를 연결하는 고속도로 건설, 운영을 위해 2016년 포천화도고속도로 법인을 설립했다. 올해 반기 기준 32억원의 지분법 손실이 발생하면서 순이익 하락에 영향을 받았다. 포천~화도 고속도로가 연초 개통했으나 반기 기준 86억원의 순손실이 발생했다. 금융비용은 1320억원으로 2022년 반기 기준 1208억원보다 100억원 이상이 증가했다.
해외 일감 확보ㆍ오티에르 정착 과제
전 대표는 실적 개선을 위해 해외 수주에 힘을 실어야 하는 상황이다. 전 대표 취임 이후 포스코이앤씨는 7조8000억원 이상의 신규 수주를 달성해 누적 수주액 40조5549억원을 달성했다. 다만 상반기 신규 해외 수주는 660억원에 불과했다. 2022년 상반기 해외에서 3644억원을 수주한 것과 비교하면 부진한 성과다.
물론 국내 수주 성과만 보면 2022년 반기 실적인 5조4182억원보다는 개선된 성과를 냈다. 포스코이앤씨는 상반기 약 1조원 규모의 노량진1구역 재개발 사업을 비롯해 세운3-2, 3-3구역 재개발사업(5822억원), 신길5동 지역주택조합사업(5449억원) 등을 수주했다. 이 외에도 서안양 친환경 융합 스마트밸리 조성사업(2970억원), 안동 복합2호기 발전소 건설공사(1647억원) 등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다만 연초 여의도 한양아파트 수주전에서 현대건설에 고배를 마신 것을 비롯해 수도권 주요 재건축 사업에서 하이앤드 브랜드 '오티에르(Hauterre)' 효과를 보지 못한 상황이다. 포스코이앤씨는 2022년 7월 오티에르를 도입했다. 오티에르는 프랑스어로 '높은, 귀함'을 뜻하는 오트(haute)와 '땅'을 뜻하는 테흐(terre)를 결합해 만든 단어다.
2002년 도입한 더샵(THE SHARP) 브랜드가 성공적으로 안착한 반면 오티에르 브랜드는 아직 첫 준공 단지가 나오지 않아 인지도가 낮은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타 건설사의 하이앤드 브랜드보다 도입 시기가 늦어 인지도에서 밀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3월 포스코이앤씨가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 시공사 수주전에서 현대건설의 디에이치(THE H)에 밀려 고배를 마신 것도 브랜드 인지도 영향이 컸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티에르 도입 이후 포스코건설이 2023년 2월 서초 방배신동아 재건축 사업을 수주해 마수걸이에 성공했으나 단지 준공까지 2년 정도 시간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 이후 노량진 1구역, 부산 시민공원주변 촉진2-1구역 등 사업지에서 오티에르 브랜드로 수주에 성공했다.
향후에도 하이엔드 적용 단지를 늘리며 수주를 확대해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것 역시 전 대표의 과제로 꼽힌다. 주택 시공 원가율 상승으로 인해 하이엔드 브랜드 도입이 건설사의 수익성 면에서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은 딜레마다. 브랜드 도입 초기인 만큼 수익성을 포기하더라도 인지도 확대에 방점을 찍고 수주를 늘리는 전략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김진현 기자 jin@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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