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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레벨 탐구] 현대제철 '재무통' 서강현 대표, 위기 속 구원투수 등판

Numbers_ 2024. 10. 15.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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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레벨 탐구] 현대제철 '재무통' 서강현 대표, 위기 속 구원투수 등판

기업 최고 의사결정권자(CEO, CFO, COO, CIO 등)의 과제와 성과를 소개합니다. 올해부터 현대제철을 이끌고 있는 서강현 대표이사는 현대자동차그룹의 대표적인 재무통으로 꼽힌다. 현대차 입사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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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최고 의사결정권자(CEO, CFO, COO, CIO 등)의 과제와 성과를 소개합니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사진 제공=현대제철

 

올해부터 현대제철을 이끌고 있는 서강현 대표이사는 현대자동차그룹의 대표적인 재무통으로 꼽힌다. 현대차 입사 이후 재무‧회계 관련 부서에서 줄곧 일했기 때문이다. 현대제철은 최근 중국발 철강 공급과잉과 내수부진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서 대표가 철강 본업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만큼 재무부담 통제와 탈탄소 분야에서의 성과가 중요한 당면과제로 떠올랐다.

 

현대차그룹 대표 재무통 서강현, 엘리트 코스 ‘승승장구’

 

서 대표는 1968년생으로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지난 1993년 현대차에 들어왔다. 임원 경력은 주로 현대차에서 쌓았다. 2013년 현대차 경영관리실장(이사대우)으로 시작해 2015년 현대차 회계관리실장(이사), 2018년 현대차 회계관리실장(상무)을 지냈다. 2019년에는 현대제철로 이동해 재경본부장(전무)을 맡았으며 2021년 다시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부사장)으로 이동‧승진했다.

 

2023년 연말인사에서 서 대표는 현대제철 대표이사(사장)로 승진‧이동했다. 과거부터 2인 각자대표 체제를 유지해온 현대제철은 2019년 포스코 출신인 안동일 전 대표이사 취임 이후 단독대표로 바뀌었다. 이에 서 대표 또한 단독대표 체제로 현대제철을 이끌고 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2020년 10월 회장에 올라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서 대표는 현대제철에서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으로 승진·이동할 만큼 정 회장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서 대표는 당시 최고재무책임자(CFO)로서 사내이사로 참여하며 정 회장의 업무를 지원했다.

 

서 대표는 그룹 내에서 엘리트코스의 정석을 따른 인물로 꼽힌다. 2018년 상무로 승진한 뒤 2019년 1년 만에 전무에 올랐다. 이어 2년 뒤 현대차로 복귀하며 부사장직을 맡았다. 또 현대차와 현대제철의 재경본부장을 모두 거치면서 양측의 가교 역할을 할 최적의 인물로도 평가된다. 

 

현대제철 이사회는 서 대표 선임 당시 “오랜 기간 현대차그룹의 중역으로 재직하면서 기획 및 재경 부문의 다양한 경험과 고도의 전문성을 축적해왔고, 이를 기반으로 주요한 의사결정을 내린 경험이 풍부하다”며 “특히 2019년부터 2020년까지 당사 재경본부장을 지내며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함과 동시에 철강산업의 이해도 및 전문성을 축적했다”고 설명했다.

 

‘재무부담 통제·신규투자’ 조율 관건

 

최근 철강 업계는 중국발 공급과잉과 내수침체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불황이 지속되면서 회사의 유동성 확보와 재무부담 통제 등 CFO의 역할도 중요해졌다. 특히 현대제철은 과거부터 적극적인 인수합병(M&A)으로 외형을 확대했던 만큼 재무전문가들의 위상이 높았다.

 

현대제철은 올 반기 연결기준 누적 매출 11조9892억원, 영업이익 153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각각 11.4%, 80.8% 감소한 규모다. 업계에서는 철강 업황이 회복되기까지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고 보는 만큼 당분간 불황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 대표가 이번에 대표이사로 승진·이동한 것도 철강 업계가 불황을 겪는 가운데 현대제철의 수익성을 회복시킬 구원투수의 성격이 강해 보인다. 서 대표는 보수적인 재무전략으로 현대제철의 부채를 관리하면서도 탈탄소와 신규 공장을 위한 투자는 지속해야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현대제철은 보수적 재무전략으로 부채비율과 유동성을 관리하고 있다.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2022년 말 92.4%에서 2023년 80.6%로 감소했으며, 올 반기에는 이보다 2%p 하락한 78.6%를 기록했다. 유동비율은 2022년 162.5%에서 2023년 149.7%로 12.8%p 줄었지만 올 반기에는 158.3%로 소폭 개선됐다. 이 기간 현대제철은 차입보다 상환을 늘리면서 부채를 관리했다. 

 

이와 함께 현대제철은 해외 스틸서비스센터(SSC)와 친환경, 탈탄소설비 신설 등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탄소중립과 생산체제 전환, 친환경 투자를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있으며 미국과 인도 등 해외 SSC법인에 대한 투자도 진행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미국 조지아에 위치한 전기차 전용 강판가공 공장을 하반기에 가동할 계획이다. 이 공장에는 약 1301억원이 투입돼 슬리터 1기와 블랭킹 2기 등의 설비가 들어서며 연간 생산능력은 1기당 슬리터 12만t, 블랭킹 800만장이다. 또 인도 푸네에 2025년 3분기 상업생산을 목표로 신규 SSC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고성장 중인 인도 서북부에 신규 거점을 확보하고 글로벌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및 가전 부품사에 대한 현지 판매물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김수민 기자 k8silverxyz@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