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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그룹은 오너 3세인 정기선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승계 절차를 마친 상황은 아니다. 경영에서 물러난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이 지분구조상으로는 그룹을 지배하는 구조다. HD현대그룹의 공익법인은 지주사와 계열사 지분을 보유해 향후 정 부회장의 지분승계 시 상대적으로 낮은 지배력을 보완할 든든한 뒷배가 될 수 있다.
공익법인 지분율 0.37%, HD현대그룹 지배력 행사
통상 기업집단의 지배구조에서 공익재단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 동일인을 포함한 오너일가가 지주사 중심으로 지배력을 형성하고 나머지 계열사가 지배력을 보탠다. 지주사 체제인 HD현대그룹도 이와 비슷하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기준 HD현대그룹의 총내부지분율은 61.21%로 전년 대비 0.57%p 늘었다. 대기업집단 전체 내부지분율 평균인 61.43%와 비슷하다. 이 중 비영리법인 지분율은 0.37%로 전년 대비 0.05%p 감소했다.
HD현대그룹은 지주사 체제로 HD현대가 지배구조상 최상위에 위치하며 산하에 사업별 중간지주사를 두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 HD현대오일뱅크, HD현대사이트솔루션 등이 중간지주사다. HD현대그룹의 공익재단인 아산사회복지재단과 아산나눔재단은 지주사 HD현대를 포함해 주요 계열사의 지분도 함께 보유하고 있다.
HD현대 공익재단의 지분구조를 보면 먼저 아산사회복지재단은 △HD한국조선해양 지분 0.98% △HD현대 3.9% △HD현대미포 0.43% △HD현대건설기계 2.6% △HD현대일렉트릭 1.1% 등을 가지고 있다. 아산나눔재단은 △HD한국조선해양 0.61% △HD현대 0.49% △HD현대건설기계 0.67% △HD현대일렉트릭 0.57% △HD현대오일뱅크 0.25% 등을 소유했다.
이처럼 아산사회복지재단과 아산나눔재단은 HD현대그룹의 계열사 전반에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 다만 올해는 HD현대건설기계에 대한 지분율 감소로 전체 비영리법인의 지배력이 축소됐다. 또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으로 울산대학교기술지주도 대기업집단에서 제외됐다.
HD현대는 정 이사장이 26.6%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정기선 부회장은 올해 장내매수로 꾸준히 지분율을 확보해 6.12%까지 끌어올렸다. 여기에 아산사회복지재단과 아산나눔재단이 지배력을 더하고 있다.
아산사회복지재단은 2021년 말까지만 해도 HD현대 지분 1.93%를 보유했다. 그러다 2022년 2월 HD현대 지분을 3.95%까지 매집하겠다고 공시했다. 당시 시장에서는 아산사회복지재단의 HD현대 지분 매입에 대해 배당수익이 목적이라고 분석했다. HD현대가 중장기 배당정책으로 배당성향 70% 이상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다만 일부에서는 아산사회복지재단이 정 부회장의 승계를 뒷받침하기 위해 지분을 사들였다는 분석도 나왔다. 정 부회장의 HD현대 지분율은 6.12%로 아직 그룹 전체에 지배력을 행사하기에 부족하다. 정 이사장의 지분 26.6%를 상속받아 그룹 지배력을 확보해야 하지만, 상속세만 수천억원에서 많게는 1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산나눔재단의 HD현대 지분율이 높아지면 정 부회장의 우호지분이 늘어 직접적인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
일반적으로 공익재단은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벌이는 비영리법인으로 의결권 행사가 금지돼 있다. 그러나 계열사 임원의 선‧해임, 정관 변경, 합병 등 특수한 경우에는 특수관계인과 합산해 15% 이내에서 의결권을 발동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오너일가의 우호지분으로 분류된다.
아산사회복지재단이 HD현대 지분을 늘린 2022년도 정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 나선 시기와 맞물린다. 정 부회장은 2009년 현대중공업이 입사해 10여년간 경영수업을 받았다. 그러다 2022년 HD현대 대표이사이자 사내이사로 처음 선임되면서 대외 경영 행보를 본격화했다.
김수민 기자 k8silverxyz@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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