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어디로] "3자연합에 의결권 모아달라" 소액주주연대 위법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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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어디로] "3자연합에 의결권 모아달라" 소액주주연대 위법 논란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한미약품 본사 전경. /사진 제공=한미약품

한미약품그룹 대주주 3자연합(신동국·송영숙·임주현) 지지를 선언했던 한미사이언스 소액주주연대가 지지를 철회했지만 일부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지속되고 있다.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참고서류 공시 전 '의결권을 모아달라'는 내용이 위법이라는 주장과 시세조종 등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개인의 의견을 과도하게 해석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총을 앞두고 소액주주연대 내부에서 잡음이 지속되고 있다.

한미사이언스 소액주주연대 대표는 지난 1일 3자연합 지지를 선언한 후 일부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심해지자 하루 만에 지지를 철회했다. 지지를 선언한 지난 1일 주가가 25% 넘게 하락하자 지지 선언이 악재로 작용했다는 일부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커진 탓이다.

앞서 한미사이언스 소액주주연대 대표는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와 함께 지난달 25일 3자연합, 형제(임종윤·임종훈) 측에 각각 서면 질의를 보내며 회사 비전 및 주주환원 등을 물었다. 이에 양측은 같은달 29일 답변을 보냈고 소액주주연대는 액트를 통해 답변 내용을 공개했다. 이어 소액주주연대는 같은달 30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간담회를 가졌고 이달 1일 3자연합 지지를 선언했다. 

이에 일부 소액주주들은 성급한 결정이었다며 지지 철회를 요청했다. 이후 소액주주연대 대표는 지지 철회와 함께 "주주들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으므로 대표 자격이 없는 개인의 일방적인 지지 선언, 해프닝이다"라고 말했다. 

액트에 모였던 소액주주들의 이탈도 늘어나고 있다. 지지 선언 전 액트에 모였던 한미사이언스 지분은 2.26%였는데 이날(6일) 기준 1.93%로 0.33%의 지분이 이탈했다.

다만 위법성에 대해서는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소액주주연대 대표는 지지 선언 입장문에서 "한미사이언스 소액주주 여러분, 우리 주주연대는 주주분들의 지지에 따라 약 8개월간 주주가치 수호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 왔다"며 "이제 3자연합과 뜻을 같이하려 하니 소액주주분들께서는 액트에 가입해 주시고 추후 안내되는 절차에 따라 3자연합에게 의결권을 모아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문제는 지지 선언이 '의결권 대리 행사 권유 참고서류' 관련 공시가 나오기 전에 이뤄진 점이다. 자본시장법 제152조, 153조에 따르면 10인 이상의 주주에 대한 의결권 대리 행사 권유는 위임장 용지 및 참고서류를 공시한 후 2영업일 이후부터 가능하다. 

한 자본시장법 전문 변호사는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공시가 나오기 전에 위임장을 모아달라고 한 점은 위임장을 달라는 내용으로 읽힐 수 있기 때문에 자본시장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3자연합이 제안한 안건이 확정된 상황에서 의결권 대리 행사 권유 참고서류 공시 전 의결권을 3자연합에게 모아 달라는 점이 문제였다는 지적이다.

위법이라고 단정짓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다른 자본시장법 전문 변호사는 "의결권 행사 권유에 대해 실수하는 경우도 많고 실제로 위법하다는 판례가 없다"며 "만약 위임장을 쓰라고 말했다면 위법이었겠지만 지지 선언만으로 위법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번 사건은 해석의 여지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또한 일각에서 제기되는 시세조종 의혹에 대해서는 "시세조종은 특정 주주가 이득을 봐야한다"며 "지지 선언 후 주가가 폭락했기 때문에 시세조종과는 무관해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소액주주연대 대표에 대한 과도한 비판은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소액주주연대 대표도 결국 주주 중 한 명일 뿐 공인이 아니다"라며 "신상을 공유하는 등 비판이 과도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임종훈 대표는 그룹사 임원들과 오는 7일 기자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임 대표는 간담회에서 한미약품그룹 중장기 성장 전략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유한새 기자 sae@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