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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이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철회했다. 시장과 주주를 설득하지 못한 채 무리하게 진행한 것이 패착이 됐다. 이제 시장과 주주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법원으로 향할 전망이다.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고려아연의 임시 주주총회를 열도록 도와달라고 청한데 따른 심문이 이달 말 법원에서 열린다.
고려아연은 13일 일반공모 유상증자 철회 신고서를 제출했다. 이날 오전 8시 반 이사회를 소집한 최윤범 회장은 "경영상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시장의 우려, 금융당국 등의 정정 요구 등 제반 여건을 종합적으로 볼 때 철회하는 것이 맞다"고 이사들에게 설명했다.
첨석 이사 11명 전원의 찬성으로 일반공모 유상증자는 없던 일이 됐다. 지난 주 내내 고려아연 경영진은 기관 투자가를 만나 유상증자에 대한 의견을 청취했으나 시장의 반응은 회의적이 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회사 대 회사로 만나 얘기를 나눴지만 잘 성사가 되지 않았던 걸로 안다"며 "만약 그대로 진행했어도 금융당국에서 막았을 것"이라고 했다.
고려아연은 △공개매수에 따른 금융 부담 △경영권 분쟁 후 주가 왜곡 △유통 물량 부족 문제 등을 감안해 일반 주주를 대상으로 한 유상증자를 검토했다. 하지만 시세 보다 한참 낮은 주가와 우리사주 우선 배정, 청약 물량 제한 등의 세부 조건이 시장의 반발을 샀다. 금융감독원도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했다. 시장의 부정적 반응에 증자를 그대로 강행하기에는 무리가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이다.
고려아연 경영권 향방은 주주총회에서 가려질 것으로 관측된다. 최 회장 일가는 당장 임시 주총 대비 태세를 갖춰야 한다. 이달 초 MBK파트너스와 영풍은 고려아연 임시 주총 소집을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소를 제기한 상태다. 첫 심문기일은 이달 27일이다. 빠르면 내달 초 법원이 결정을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허가가 떨어지면 연말께 임시 주총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주총을 대비해 MBK파트너스 측은 장내서 고려아연 지분 1.36%를 더 취득해 의결권을 추가로 모았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기관투자가와 소액주주, 협력사 등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겸허한 자세로 의견을 경청해 지지를 이끌어내겠다"며 "주총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김수정 기자 crystal7@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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