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rporate Action/주식

국보, '감자 다이어트' 효과 있을까?

Numbers_ 2023. 12. 19. 08:48

사진 : 픽사베이


국내 종합물류기업인 코스피 상장사 국보가 자본금을 줄이는 ‘감자 다이어트’를 단행한다. 9년간 쌓인 결손금을 해소해 재무상태를 개선한다는 목표다. 국보는 이번 감자로 2년만에 자본잠식에서 벗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실적 향상으로 현금흐름이 나지지 않으면 되레 주주가치가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다. 감자가 장부상 결손금을 줄이는 효과를 내는 데 그칠 뿐 실제 회사의 곳간 사정을 개선시키지 않기 때문이다. 


자본잠식 탈출 목적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보는 주식 10주를 1주로 무상병합하는 내용의 감자를 실시한다. 기존에 국보 주식 20주를 가진 주주는 감자 후 주식 2주를 보유하게 된다. 감자율 90%로 발행주식총수는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다.

국보는 감자로 자본금을 줄여 자본잠식을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자본금은 회사를 처음 시작할 때 들어가는 '장사 밑천'인 출자금을 말한다. 주식액면가에 발행주식수를 곱한 값이다. 자본금을 줄이려면 주식액면가를 낮추거나 발행주식수를 줄이면 된다. 감자는 이같은 방식으로 이뤄진다.

통상 감자는 총자본이 자본금보다 적은 자본잠식 상태를 벗어나는 데 활용된다. 총자본은 자산에서 부채를 차감한 ‘순수한 자산’을 의미한다. 대표적으로 자본금, 자본잉여금, 이익잉여금 또는 결손금 등으로 구성된다. 

결손금이 불어나 총자본이 자본금보다 작아지면 ‘자본잠식’ 상태가 된다. 계속 적자를 내다가 결손금이 쌓여 결국 출자금까지 까먹게 됐다는 얘기다. 

감자를 진행하면 자본금이 줄어든다. 자본금 감소분은 자본잉여금이 돼 결손금과 상계된다. 손실 지속 → 결손금 누적 → 자본잠식(총자본<자본금) → 감자 → 자본금 감소 → 결손금 감소 → '총자본>자본금' 구조로 자본잠식을 탈출하는 과정이다.  


2016년 부터 결손금 확대, 감자로 결손금 해소 효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국보 감사보고서 참고

 
국보의 장부에 결손금이 쌓이기 시작한 건 2016년부터다. 업황악화로 실적이 줄면서다. 이후에도 결손금 규모는 계속 증가했다. 5년 만인 2021년에는 ‘총자본 318억원<자본금 327억원’ 구조로 자본잠식이 시작됐다. 당시 자본잠식률은 2.8%다. 

올 9월 기준 결손금 규모는 803억원까지 불어났다. 잠식률은 26.7%까지 증가했다. ‘총자본 497억원<자본금 619억’ 구조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국보의 '주요사항보고서(감자결정)' 참고


감자를 단행하면 자본금 규모는 63억원으로 감소한다. 자본금 감소분 567억원은 결손금과 상계된다. 그 결과 결손금 규모는 236억원으로 감소한다. 총자본 규모 그대로다. 

자본 항목 수치가 3분기와 같다고 가정할 경우 국보는 감자로 자본잠식에서 벗어날 수 있다. 총자본은 497억원으로 자본금 63억원보다 434억원 많아진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국보의 '주요사항보고서(감자결정)' 참고

 
국보는 이달 29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이같은 자본금 감소의 건을 다룰 예정이다. 감자에 따른 매매거래 정지기간은 오는 1월 12일부터 2월 1일까지다. 신주배정 기준일은 1월 15일, 신주 효력 발생일은 16일, 상장 예정일은 2월 2일까지다. 


실적 개선 여부 관심

 

다만 감자가 ‘회계상’ 재무개선에 그친다는 점이 유의할 대이다. 실제 회사의 현금흐름이 개선되지는 않는다. 자본잠식 탈출을 위한 감자의 경우 공시 이후부터 거래 정지 전까지 주가가 떨어지는 이유다. 

감자 공시 전인 12일 국보의 주가는 2935원으로 장마감했다. 결정 공시가 나온 다음날 주가는 29.36%까지 하락했다. 15일 국보의 주가는 공시 전 보다 29.3% 하락한 2075원을 기록하며 장을 끝냈다. 

위와 같은 흐름이 이어져 감자 전 주가가 2075원이라고 가정하면 내년 2월 거래일 정지가 끝난뒤 거래 재개일 증시 개장전 동시호가 기준주가는 10배인 2만750원으로 정해진다. 주주들은 공시로 하락한 주가가 기준주가로 정해져 손해를 입는다고 여길 수 있다. 

결국 국보는 실적 개선으로 순이익을 증가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자본잠식 해소에도 결손금 확대 추세가 이어지면 또 다시 주가가 떨어질 수 있다. 전망은 밝지 않다. 올 3분기에는 국보는 손실 면치 못했다. 순손실 10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0억원 가량 확대됐다. 

국보는 1953년 설립된 회사로 △컨테이너 운송 보관 △운송주선 △보세화물 보관 △컨테이너하역 등 물류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이밖에 △골프 의류 도소매업 △신문 △출판 △부동산 분양 △마스크 사업 등을 한다. 

올해부터 물류사업의 디지털 전환을 추진, 스마트 물류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운송과 보관에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을 줄여 수익을 개선한다는 목표다. 나아가 기업간 거래에서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까치 총괄하고 유통화물을 전국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160억원의 유상증자로 출자를 받는 등 자금 확충에 나선데 따른 것이다.

 

조아라 기자 archo@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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