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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유동성 점검] 재무부담 커지는 아난티, 3년 만에 꺼낸 CB 눈길

Numbers 2024. 12. 27.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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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유동성 점검] 재무부담 커지는 아난티, 3년 만에 꺼낸 CB 눈길

호텔·리조트 운영사 아난티는 그간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운 시기를 겪었지만 팬데믹 이후 활발한 영업활동을 펼치면서 실적 회복세를 보였다. 사업 확장도 공격적으로 가져갔다. 다만 투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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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빌라쥬 드 아난티


호텔·리조트 운영사 아난티는 그간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운 시기를 겪었지만 팬데믹 이후 활발한 영업활동을 펼치면서 실적 회복세를 보였다. 사업 확장도 공격적으로 가져갔다. 다만 투자를 강화하면서 재무부담이 커지는 모습이다. 이에 3년만에 전환사채(CB) 발행 카드를 꺼냈다.

 

리조트·호텔 사업 확장에 자금 투입…부채 증가세 전환

 

아난티는 럭셔리 리조트 사업에서 시작해 골프클럽, 호텔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면서 신사업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왔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아난티 앳 강남 등 럭셔리 호텔을 건설하면서 공격적으로 사세를 넓혔다. 여기에 필요한 자금은 대체로 차입금을 통해 조달했다.

이에 코로나19 시기 이후 완화됐던 재무적 부담이 다시 커지는 모습이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3분기 말 연결기준 부채총계는 지난해 말보다 14.8% 증가한 9653억원을 기록했다. 증가 추세가 이어진다면 조만간 1조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그간 부채총계는 2022년 말 1조2200억원에서 지난해 말 8411억원으로 줄이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올해 차입금액이 늘어나면서 전체 부채도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다만 아난티의 부채비율은 2023년 말 119%, 올 3분기 말 151.7%로 아직 안정적인 수준이다. 코로나19 시기에 200%을 넘겼던 점을 감안하면 관리 가능한 수준이다. 다만 문제는 부채총계가 증가하고 부채비율이 상승 추세를 보인다는 점이다. 특히 올 3분기 말 총차입금 규모는 처음으로 6000억원을 넘겼다.

이런 가운데 아난티는 3년만에 CB 발행 카드를 꺼냈다. CB는 시중은행의 차입보다 낮은 금리로 돈을 빌릴 수 있어 이자비용 부담을 완화할 수 있고, 상환 외에 주식 전환의 선택지도 있다. 아난티는 올 7월 6회차 CB 발행 과정에서 쿠폰금리(표면이자율) 0%, 만기이자율 2%의 유리한 조건을 설정했다.

이처럼 유리한 조건으로 CB를 발행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코로나19 이후 빠르게 견조한 실적을 회복한 경험이 있다. 특히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이 전년 대비 175.8% 증가한 8973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31.8% 늘어난 2670억원으로 집계됐다.

아난티는 과거에도 CB를 활용해 이자 부담을 줄이고 신사업 투자에 필요한 레버리지를 극대화했다. 6회차 CB 발행 목적은 크게 신규사업, 운영, 전환사채 상환 자금으로 구분된다. 앞서 발행했던 CB의 상환 용도이기도 하다.

 

적자 전환과 주가 하락…CB 부담 우려

 

다만 아난티의 실적 상승세는 올해 부진한 상황이다. 올 3분기 누적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3.3% 감소한 2149억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4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이에 주가도 하락세를 보이면서 CB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26일 종가 5260원은 6회차 CB 전환가액 5766원을 밑돈다.

아난티의 주가 약세가 이어진다면 투자자의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 행사 가능성이 커진다. 조기상환 자금 마련 등 재무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올 3분기 말 현금성 자산(현금및현금성자산+기타유동금융자산+기타유동자산)은 1941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20.7% 늘었다. 다만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음수로 전환한 점은 불확실성으로 지목되고 있다.

주가 하락에 따른 CB 전환은 지배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만약 전환가액 하향 리픽싱을 진행한다면 전환에 따른 주식수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대주주와 일반주주 모두 주식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

다만 아난티는 지분율 방어 목적으로 30% 매도청구권(콜옵션)을 설정했다. 콜옵션 청구기간이 도래하면 최대주주 중앙디앤엘(지분율 11.79%) 또는 2대주주 대명디엔앨(11.39%)에 부여될 가능성이 크다. 올 3분기 말 기준으로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30.88%다. 아난티 그룹은 오너일가가 중앙디엔엘, 대명디엔엘 등 비상장 계열사를 통해 간접지배하는 구조를 구축했다.

강기목 기자 key@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