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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바웃 C]반도체 '기술통' 김재현 한화정밀기계 대표, 'HBM 공급망' 진입 특명

Numbers_ 2025. 1. 6.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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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바웃 C]반도체 '기술통' 김재현 한화정밀기계 대표, 'HBM 공급망' 진입 특명

기업 최고 의사결정권자(CEO, CFO, COO, CIO 등)의 행보에서 투자 인사이트를 얻어가세요.한화정밀기계가 '반도체 전문가' 김재현 신임 대표이사를 선임하며 경쟁력 강화를 본격화한다. 반도체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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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최고 의사결정권자(CEO, CFO, COO, CIO 등)의 행보에서 투자 인사이트를 얻어가세요.

김재현 한화정밀기계 신임 대표이사 /사진 제공=한화정밀기계


한화정밀기계가 '반도체 전문가' 김재현 신임 대표이사를 선임하며 경쟁력 강화를 본격화한다. 반도체 전문가가 회사를 이끄는 것은 2017년 한화정밀기계가 공식 출범한 이후 처음이다. 회사는 고부가가치 고대역폭메모리(HBM) 장비의 사업화를 추진하는 동시에 전공정 기술을 포함한 제품군 확장을 통해 통합 반도체 장비 제조사로의 도약을 모색하고 있다. 김 대표의 리더십은 이러한 전략에 중요한 동력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화정밀기계는 지난 1일 김재현 한화모멘텀 신사업추진실장 부사장을 신임 대표로 내정했다. 김 대표는 엔지니어로서 30년 이상 반도체 산업에 몸담아온 인물이다. 1970년생인 그는 서울대학교 조선해양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기계공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삼성전자와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 램리서치 등 글로벌 기업에서 반도체 제조 장비의 설계 및 개발 업무를 수행했다. 2017년부터는 국내 반도체 전공정 장비 기업 원익IPS에서 반도체연구소와 설비개발본부 등을 이끌었으며, 지난해 한화에 합류해 신사업 발굴에 집중해 왔다.

한화정밀기계는 오랫동안 표면실장기술(SMT), 공작기계 등 산업용 장비를 바탕으로 성장했다. 특히 칩마운터를 기반으로 국내 SMT 장비 시장에서 선두를 유지하며 산업용 장비 분야의 경쟁력을 공고히 했다. 초대 대표인 김연철 전 사장을 포함해 주로 한화의 기계사업에서 경험을 쌓은 인사가 경영을 담당했다.

최근 한화정밀기계는 반도체 장비 사업에 집중하며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추세다. 2015년 회사의 전신인 한화테크윈이 개발한 플립칩본더 'SFM3' 시리즈로 시작해, 2020년에는 다이본더 'SDB-1'로 영역을 넓혔다. 플립칩본더와 다이본더는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칩을 PCB에 정밀하게 배치하고 접착하는 후공정 장비다. 최근에는 정밀도를 고도화한 차세대 플립칩본더 'SFM5' 시리즈도 출시했다.

김 대표의 부임은 반도체 장비 사업 확장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화정밀기계는 HBM 제조 공정에 필요한 후공정 장비인 열압착(TC) 본더와 하이브리드 본더를 개발 중이다. 지난해 9월 대만에서 열린 '세미콘 타이완'에서 TC본더 'SFM5-엑스퍼트'를 처음 공개하며 기술력을 선보였다.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한화정밀기계는 SK하이닉스에 TC본더 납품을 추진하고 있지만 품질 인증 과정이 길어지며 공급이 지연되고 있다. 기술력과 품질 측면에서 한미반도체와의 격차를 줄이는 것도 숙제다. 한미반도체는 지난해 12월 한화정밀기계가 HBM 생산용 TC본더 관련 특허를 침해했다며 서울중앙지법에 소송을 제기했다. 만약 소송에서 불리한 판결이 나오면 한화정밀기계의 TC본더 사업화 일정이 큰 차질을 빚을 수 있다.

김 대표는 후공정 장비 외에도 지난해 ㈜한화에서 인수한 전공정 사업 기반을 강화하는 임무를 맡는다. 한화정밀기계가 개발하는 제품은 원자층증착(ALD)과 플라즈마화학기상증착(PECVD) 장비다. 반도체의 회로를 그리기 위해 화학물질로 이뤄진 얇은 막을 형성하는 증착 공정에 활용된다. 반도체 미세화에 필수적인 기술로 난도가 높고 장비 가격이 비싸 수익성이 높은 분야다.

김 대표는 원익IPS에서 증착 장비 개발을 주도하며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한화정밀기계의 전공정 장비 사업화를 이끌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김 대표를 중심으로 연구개발(R&D)을 강화하고 신기술 개발을 이어갈 방침이다.

이진솔 기자 jinsol@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