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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대산업개발의 3인 대표이사 체제가 올해로 막을 내린다. 정경구 HDC 대표가 3년 만에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 사장으로 돌아와 지휘봉을 잡았다.
정 사장은 최고경영책임자(CEO)로 복귀했으며 조태제 최고안전책임자(CSO)와 각자대표를 맡았다. 다만 정 대표가 사장으로 승진한 만큼 원톱 체제의 경영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조태제 CSO의 직위는 정 사장보다 한 단계 낮은 부사장으로 안전관리와 보좌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경구, 사장 승진 ‘원톱 체제’ 재도약 원년 이끌까
HDC그룹의 지주사 HDC는 지난해 말 인사에서 정 대표를 사장으로 승진 발령하고 HDC현대산업개발 대표로 선임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 2022년 1월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 이후 경영·재무·안전 분야의 전무~부사장급 C레벨을 대표이사로 선임해 위기를 넘어왔다.
3인 대표 체제는 올해로 깨졌다.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으로 경영기획본부장을 맡았던 김회언 대표는 HDC 대표로 선임돼 자리를 옮겼고 기존 CEO였던 최익훈 대표가 물러났다. 대표 중 유일하게 잔류한 조태제 CSO가 정 사장을 보좌하게 된다.
HDC현대산업개발이 C레벨에 변화를 준 이유는 올해가 재도약의 원년이기 때문이다. 회사가 위기에 빠진 원인인 광주 화정아이파크는 최근 ‘광주 센테니얼 아이파크’로 단지명을 변경해 재시공에 들어갔고 서울 광운대 역세권 개발 등 자체사업도 본격화되고 있다.
수익성 개선 추이도 선명하다. IM증권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의 2023년 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022년보다 18.6%, 105.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광운대 역세권 개발로 들어서는 서울원 아이파크의 분양 성공과 경기 수원 아이파크 10~12단지 준공으로 호실적 기대가 커졌다.
정 사장은 HDC현대산업개발의 재도약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등판했다. 정 사장은 CFO 출신으로 재무 감각이 탁월한 것으로 알려졌고 지주사에서 신사업 발굴을 주도하며 경영 능력을 입증했다. 다만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가 길어지는 만큼 어깨가 무겁다.
정 사장은 1965년 6월생으로 부산 성도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신한투자증권에서 재직하다 2008년 현대산업개발에 합류했다. HDC자산운용 대표, HDC현대산업개발 경영본부장 등을 거쳐 2020년 HDC현대산업개발 CFO 대표이사를 맡았고 2022년 HDC 대표에 올랐다.
정 사장 복귀 맞물려 '재무·사업·안전' 안정화
정 사장의 HDC현대산업개발 복귀와 함께 조직개편이 이뤄졌다. 정 사장을 뒷받침할 인재가 등용된 것으로 경영본부장 CFO에 조기훈 상무, 건축본부장에 민성우 상무, 인프라본부장에 김영한 상무가 각각 선임됐다.
안전의 위상은 더욱 강화됐다. CSO의 대표이사직이 유지됐고 조직개편으로 기술안전팀과 품질팀이 신설되며 규모도 커졌다. 정몽규 회장이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에서 물러난 이유가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인 데다 안전에 대한 사회의 요구가 높아지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밖에 건설본부가 건축본부로 변경되고 인프라 본부와 기술팀이 신설됐다.
정 사장의 대표 선임과 함께 이뤄진 변화에서 그룹의 기대를 짐작할 수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2018년 지주사 HDC와 사업회사 HDC현대산업개발로 분할하고 종합 금융부동산 그룹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로 김대철 부회장 등 재무통을 중용하는 경향을 보여줬다. 정 사장은 김 부회장에 이어 2020년 HDC현대산업개발 대표로 선임된 재무통이다.
정 사장은 2022년 HDC 대표 취임 후 그룹 전반에 인공지능(AI)을 적용하고 데이터 기반 신사업 육성과 에너지 사업 진출하는 등 성과를 보여줬다. 그의 주요 성과는 통영에코파워 천연가스 복합발전소를 비롯해 데이터센터 사업 진출 등이 있다. 그룹 3세인 정준선 카이스트 조교수가 경영수업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되는 HDC랩스도 정 사장의 손을 거쳤다. 다양한 성과로 정몽규 HDC그룹 회장의 신임을 얻어 그룹의 모체이자 핵심인 HDC현대산업개발의 재도약을 이끌라는 특명을 받았다.
한편 정 사장은 2021년 광주 학동 철거건물 붕괴 사고가 발생했을 때 HDC현대산업개발의 대표였음에도 이듬해 HDC 대표로 영전했다. 이는 유병규, 하원기 HDC현대산업개발 대표가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로 물러난 것과 대조적이다. 일각에서 정 사장이 사고 이후에도 사내이사 직을 수행하는 것이 지적되기도 했다.
나영찬 기자 na@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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