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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세대교체 빅뱅] 굳건한 ‘형제경영’, 4세 장선익 승계 준비 잰걸음 | 동국제강

Numbers_ 2025. 1. 9.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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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세대교체 빅뱅] 굳건한 ‘형제경영’, 4세 장선익 승계 준비 잰걸음 | 동국제강

동국제강그룹은 오랜 기간 형제경영을 이어온 대표적인 집단이다. 장세주 회장과 장세욱 부회장이 그룹을 이끌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장 회장의 장남 장선익 전무가 사실상 차기 경영승계 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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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강그룹 본사인 페럼타워 전경 /사진=동국홀딩스


동국제강그룹은 오랜 기간 형제경영을 이어온 대표적인 집단이다. 장세주 회장과 장세욱 부회장이 그룹을 이끌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장 회장의 장남 장선익 전무가 사실상 차기 경영승계 구도를 굳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아직 형제경영 체제가 굳건해 장 전무의 승계는 장기간에 걸쳐 준비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故) 장경호 창업주가 지난 1954년 설립한 동국제강은 당시 순수 민간자본으로 시작해 철강 제품을 생산한 첫 민강 철강회사였다. 이후 장 창업주의 삼남인 고 장상태 전 회장이 가업을 물려받았으며 2001년부터 현재까지 3세인 장 회장과 장 부회장이 그룹을 이끌고 있다.

동국제강그룹은 돈독한 형제경영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형제의 나이차가 아홉 살이나 되는 만큼 위계질서도 확실해 보인다. 장 회장은 1978년에 입사해 47년간 재직했다. 회장 경력만 24년이다. 반면 장 부회장은 1996년에 회사에 들어와 29년째 재직 중으로 둘의 경력 차이가 크다.

현재 동국홀딩스는 장 회장이 최상단에 있으며 장 부회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장 회장은 횡령‧배임 혐의로 2015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뒤 2023년 동국홀딩스에 복귀했다. 당시 주주총회에서 장 회장은 “장세욱 부회장이 회사를 이끌어나가는 데 보조를 맞출 것”이라며 “경험과 지혜를 마지막으로 쏟아부어 동국제강그룹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발전에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왼쪽부터) 장세욱 부회장과 장세주 회장 /사진 제공=동국홀딩스

 

동국제강그룹은 2023년 동국홀딩스를 중심으로 지주사 체제 전환을 완료했다. 장 회장과 장 부회장이 동국홀딩스를 지배하고 있으며 산하에 동국제강과 동국씨엠이 있다. 동국홀딩스의 지분을 늘리면 그룹 전체의 지배력을 확대할 수 있는 구조다.

최근 동국홀딩스는 철강업황 악화로 동국제강‧동국씨엠 주가가 하락한 상황에서 오는 2월까지 양사의 지분율을 각각 1.71%, 1.59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동국홀딩스의 동국제강‧동국씨엠 지분율은 각각 31.99%, 31.95%로 확대된다.

동국홀딩스는 장 회장이 32.54%, 장 부회장이 20.94%를 보유하고 있다. 특수관계인까지 포함하면 63.07%의 지분율로 이미 지주사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동국제강그룹의 경영 전면에서 활동 중인 장 부회장은 1962년생으로 일반적인 기업의 경영인들과 비슷한 연령대다. 그는 새해를 맞아 새벽에 인천 공장을 방문해 생산현장에서 업무를 시작했을 만큼 현장경영도 활발하게 이어오고 있다. 

4세인 장 전무는 1982년생으로 아직 경영 전면에 등장하기보다 차근차근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계열사 실무 레벨에서 경영수업을 하고 향후 사내이사로 선임되거나 동국홀딩스로 이동하는 방안이 예상된다.

장 전무는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히토쓰바시대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07년 동국제강 전략경영실에 입사한 후 미국·일본법인 등을 거쳐 △2015년 법무팀 △2016년 전략팀 △2018년 경영전략팀장 △2020년 인천공장 생산담당(상무) △2022년 구매실장(전무) 등으로 일했다. 올해부터는 동국제강과 동국씨엠 구매실장을 겸직한다.

구매실장은 철강업종의 원자재 구매를 총괄하는 직책으로 원가와 영업이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중책으로 분류된다. 장 전무를 핵심 계열사 2곳의 구매실장으로 선임해 사업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도를 높이는 한편 경영능력을 입증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장 전무는 아주스틸 인수합병(M&A)의 주역으로도 알려져 있다. 그는 전략·생산 등의 경험을 바탕으로 아주스틸 실사를 지원했으며 인수후통합(PMI)에서 구매 분야에 특화된 강점을 살려 아주스틸과의 시너지를 검토할 예정이다. 

그러나 장 전무의 낮은 지분율은 과제로 꼽힌다. 장 전무는 현재 동국홀딩스 지분 2.5%를 가지고 있다. 경영승계를 위해서는 지분매입, 상속 등으로 지분율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다만 장 회장과 장 부회장이 경영일선에서 활동하는 만큼 지분승계는 향후 시간을 두고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수민 기자 k8silverxyz@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