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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버넌스 뉴웨이브] 감사위원 계보 '법조계→산업계' |포스코홀딩스②

Numbers_ 2025. 1. 9.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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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버넌스 뉴웨이브] 감사위원 계보 '법조계→산업계' |포스코홀딩스②

'주주', '이사회', '감사기구' 등 지배구조 핵심지표를 기반으로 기업들의 거버넌스 체계를 진단합니다. 포스코홀딩스 감사위원회는 회사의 재산 상태를 조사하는 것뿐만 아니라 이사의 직무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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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 '이사회', '감사기구' 등 지배구조 핵심지표를 기반으로 기업들의 거버넌스 체계를 진단합니다. 

 

포스코그룹 본사 /사진 제공=포스코홀딩스

 

포스코홀딩스 감사위원회는 회사의 재산 상태를 조사하는 것뿐만 아니라 이사의 직무 집행, 회사의 업무 등 전반에 걸쳐 잘 이뤄지고 있는지 보고를 받는다. 이에 따라 감사위원 필수 역량 요건인 재무·회계 외에도 학계, 산업계, 법조계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포스코홀딩스 감사위원을 거쳤다.

 

까다로운 절차 거친 사외이사로 감사위원회 구성

 

상법에 따라 감사위원회는 3인 이상의 이사로 구성해야 하며 구성원의 3분의 2 이상은 사외이사가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 또한 1인 이상의 회계 또는 재무 전문가를 둬야 한다. 

 

지난 10년간 포스코홀딩스의 감사위원회 구성원을 전수 조사한 결과 상법이 정한 선임 요건을 모두 충족했다. 10년 동안 3인의 사외이사로만 감사위원회를 꾸려왔다. 재무제표를 감독하는 것이 주된 업무인 특성상 대체로 재무·회계 지식을 겸비한 인물이 위원장을 맡아온 것도 포스코홀딩스 감사위원회의 특징이다. 비 재무·회계 전문가 출신 위원장은 2017년 김주현 이사(학계), 2020년 박병원 이사(금융계), 2021년 김성진 이사(산업 /정책) 등이다. 

 

감사위원회 소속 재무·회계 전문가는 △1호 한국공인회계사 △2호 재무·회계 분야 학위 보유자 △3호 상장회사 재무·회계 분야 경력자 △4호 금융기관 및 정부·증권 유관기관 등 경력자 등 4가지 유형으로 나뉘는데, 포스코홀딩스의 감사위원은 대체로 1, 2호 유형에 해당했다. 한국회계기준원 초대원장을 지낸 김일섭 전 안진회계법인 회장, 노스웨스턴대 경영학 박사인 손성규 교수 등이 대표적이다. 

 

포스코그룹은 이사회 내 사외이사 영향력이 상당하다. 이는 소유 분산 기업, 즉 주인 없는 회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이다. KT 역시 사외이사를 중심으로 이사회를 운영하고 있다. 

 

이런 소유 분산 기업은 사외이사 컴플라이언스 체계가 상당히 엄격하며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를 선정하는 절차 역시 까다롭다. 포스코홀딩스의 이사회에 진입하기 위해선 사외이사후보추천자문단과 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거쳐야 한다. 이런 절차는 감사위원회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다른 상장사들도 운영하는 이사회 내 전문 위원회인 반면 사외이사후보추천자문단은 포스코만 운영하는 정책이다. 

 

2004년 도입된 사외이사후보추천자문단은 이사회의 영향력이 닫지 않는 별도의 기구다. 포스코는 공신력을 높이기 위해 기업지배구조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각계 대표들을 선발했으며 원로급 5인으로 구성됐다는 것 외에 구체적으로 어떤 인물에 자문단에 속해 있는지 외부에 비밀로 부치고 있다. 

 

예를 들어 이번 주총에 감사위원 3인을 선정한다 가정하면 자문단이 5배수인 총 15명을 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 제안한다. 향후 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자격 심사를 통과한 인물을 주주총회에 최종 후보를 올리는 식이다. 

 

/그래픽=박진화 기자

 

내부통제→기술 혁신…감사위원 역량 다변화 

 

2014년부터 2019년까지 포스코홀딩스의 감사위원회에는 공통적으로 법조계 인물이 포함됐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청주지방검찰청 검사장, 서울동부지방검찰청 검사장 등을 지낸 선우영 변호사가 감사위원으로 재직했으며 2017년부터 2019년까지 감사위원은 판사 출신의 장승화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맡았다. 

 

지금은 내부통제 시스템과 감사가 별개의 조직이지만 2014년~2016년에는 함께 움직였다. 당시 감사위원이 내부거래위원회 소속 위원을 겸하며 계열사간 거래도 함께 점검했다. 

 

내부통제 정책과 사법 리스크는 떼어놓을 수 없는 것으로 준법통제를 위해서 관련 전문성을 지닌 법조계 인물이 반드시 필요했다. 선우영 변호사가 감사위원으로 적임자였던 이유다. 

 

2017년~2019년 감사위원을 맡은 장 교수는 국제통상 부문에 특화된 인물이다. 국제중재법원(ICC) 중재인, 세계무역기구(WTO) 상소기구 재판관을 역임한 국제거래법 분야 전문가다. 당시 그룹 내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입지는 상당했다. 포스코가 만든 수백만 톤의 철강재가 각 국에 팔릴 수 있도록 글로벌 공급선 역할을 자처했다. 금리인상, 미국의 보호무역정책 등 무역 관련 리스크가 부상하던 시기인 까닭에 장 교수를 선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포스코홀딩스 감사위원회는 재무 외에 사업적 영역까지 함께 들여다봤다. 최근 들어 산업계 출신들이 부상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이런 변화가 지주회사 체제 전환과 맞물렸다는 점도 이목을 끈다. 

 

본격적으로 산업계 인물이 감사위원회에 참여한 것은 2020년 박희재 이사를 선임하면서다. 박 이사는 서울대 창업벤처 1호인 SNU프리시젼 창업자로 산업통상자원부 R&D 전략기획단장을 역임했다. 포스코홀딩스 사외이사 역량 지표를 보면 박 이사는 '재무·회계'와 '기후 변화 및 지속가능성'을 제외한 전 분야 전문성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됐다. 

 

2021년에는 중소기업청장과 해양수산부장관을 역임한 공공부문 및 산업계 분야의 전문가로 손꼽히는 김성진 이사를 선임했다. 당시 김 이사는 감사위원회 위원장도 맡았다.

 

2022년 유진녕 이사가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되면서 감사위원을 맡게 됐다. 이전까지 학계, 공기관을 거친 인물을 선호했던 것과 달리 유 이사는 LG화학 CTO 출신이란 점에서 차별화됐다. 포스코홀딩스는 이차전지, 첨단소재 등 신기술 개발 역량을 높게 평가했다. 유 이사는 현재까지 감사위원회 소속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작년 3월 주주총회를 통해 선임된 박성욱 이사는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한 반도체 전문가다. 포스코홀딩스가 제시한 총 9가지 사외이사 역량 지표 가운데 박 이사는 법률적 지식을 제외한 모든 지표를 충족했다. 

 

김수정 기자 crystal7@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