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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주 시장 한파에 VC도 타격…펀드 만기 연장 속출
지난해부터 공모주 시장에 한파가 몰아치면서 벤처투자 업계도 울상을 짓고 있다. 올해는 공모주 대어로 주목받은 기업들이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됐으나 상황이 좀처럼 나아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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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공모주 시장에 한파가 몰아치면서 벤처투자 업계도 울상을 짓고 있다. 올해는 공모주 대어로 주목받은 기업들이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됐으나 상황이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 증시에 입성한 기업들이 상장 당일 급락하면서 엑시트(투자금 회수) 우려도 커지고 있다.
5일 벤처투자 업계에 따르면 지난 한 달 동안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미트박스글로벌, 와이즈넛, 데이원컴퍼니, 삼양엔씨켐 등의 주가가 모두 공모가를 밑돌며 급락했다. 4일 상장한 아이지넷은 공모가 7000원에서 37.79% 하락한 4335원, 피아이이는 공모가 5000원 대비 12.7% 떨어진 4365원에 거래를 마쳤다. 두 상장사는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에서 1100대1 이상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기대를 모았던 곳이다.
상반기 기업공개(IPO)의 최대어로 꼽혔던 LG CNS 역시 이날 코스피시장에 상장했으나 공모가 6만1900원보다 약 10% 낮은 5만5800원에 마감하며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공모주 시장 침체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곳은 벤처캐피털(VC) 등 투자사들이다. 이들은 투자한 펀드의 만기가 다가오면서 엑시트 전략을 마련해야 하지만 유의미한 수익은커녕 프리IPO 단계에서 투자했거나 높은 가격에 구주를 매입한 경우 손실을 볼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트박스글로벌의 이날 종가는 1만230원, 시가총액은 570억원으로 공모가 1만9000원, 시가총액 1056억원보다 낮다. 상장한 지 2주도 채 되지 않아 주가가 46% 이상 하락했다. 이에 상장 직전 구주를 매입한 프로테라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와 어센도벤처스의 엑시트도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투자했을 당시 기업가치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당초 계획보다 몸값을 20% 낮춰 상장을 추진했고 주가도 공모가를 크게 밑돌고 있기 때문이다.
피아이이에 투자한 솔리크인베스트먼트는 프리IPO 단계에서 주당 8251원에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인수했지만 공모가는 5000원, 이날 종가는 4390원에 그쳤다. 발행가 대비 46% 이상 하락한 셈이다.
상황이 악화되자 VC들은 투자한 기업들의 펀드 만기를 연장하고 있다. 키움인베스트먼트는 ‘한영 이노베이션펀드 제1호’ 펀드를 두 차례 연기했고 BNH인베스트먼트와 LSK인베스트먼트가 공동 결성한 ‘LSK-BNH 코리아바이오펀드’, 알바트로스인베스트먼트와 신한캐피탈이 조성한 ‘신한-알바트로스 기술투자펀드’도 아직 보유지분을 처분하지 못해 만기를 1년 늘렸다.
지난해 국회예산정책처가 발표한 '중소기업모태펀드 등 정책펀드 종합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오는 2028년까지 만기 도래하는 벤처펀드는 1411개, 총규모는 33조7652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코스닥시장이 침체되고 상장 문턱이 높아지면서 IPO까지 소요되는 기간이 평균 15.5년으로 점차 길어지는 추세다. 엑시트가 원활하면 회수된 자금이 다시 스타트업에 투자되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지만, 지금은 장기간 지분이 묶이면서 투자금 회전율이 떨어지는 상황이다.
한 VC 관계자는 “IPO 시장은 일반적으로 상반기에 강세를 보이고 하반기에는 약세를 나타낸다. 대부분의 기업이 몸값을 낮춰 상장을 추진했기 때문에 올해 1분기부터 시장 분위기가 반전될 것으로 기대했다”면서도 “그러나 상장 과정에서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거나, 상장 이후에도 주가가 약세를 지속하면서 펀드 만기를 연장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김가영 기자 kimgoing@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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