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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 바이오사업부 노리는 MBK…카브아웃 딜 반발 '노심초사'

Numbers_ 2025. 3. 11.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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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 바이오사업부 노리는 MBK…카브아웃 딜 반발 '노심초사'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가 CJ제일제당의 바이오사업부 인수에 나섰다. 지난해 말에는 가격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발을 뺐지만 최근 다시 협상 테이블이 마련됐다.문제는 최근 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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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MBK파트너스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가 CJ제일제당의 바이오사업부 인수에 나섰다. 지난해 말에는 가격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발을 뺐지만 최근 다시 협상 테이블이 마련됐다.

문제는 최근 홈플러스의 법정관리 결정 탓에 최대주주인 MBK를 향한 시선이 곱지 않다는 점으로, 특히 특정 사업부를 매각하는 카브아웃 딜은 직원들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만큼 CJ제일제당 내부의 반발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MBK는 CJ제일제당에 바이오사업부 매각 제안을 타진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말 모건스탠리를 매각주관사로 정하고 바이오사업부 매각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 진행한 본입찰에서 유력한 인수후보 꼽히던 MBK가 빠지고 중국계 전략적투자자(SI) 두 곳만 참여하면서 매각 절차가 중단됐다. 당시 MBK는 CJ제일제당와 가격 차이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는 MBK와 협상을 통해 가격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CJ제일제당 바이오사업부는 동물 사료용 첨가제 및 식품 등을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다. 특히 사료용 아미노산 중 라이신, 트립토판 등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2020년 바이오사업부의 매출은 2조9817억원 수준이었는데 2021년 3조7313억원, 2022년 4조8540억원으로 급격한 성장세를 보였다. 2023년에는 3조4862억원으로 소폭 하락했지만 지난해에는 9월 말 기준 누적 매출액 3조147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연간 실적을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사업부의 기업가치는 5조~6조원으로 거론된다. 증권가에 따르면 바이오사업부의 최근 5년간 평균 상각전영업이익(EBITDA)는 6890억원이다. 지난해는 6400억원 수준으로 전망했다. 거론되는 기업가치는 EBITDA 멀티플 7~8배를 적용한 값이다. 

국내 PE 중 CJ제일제당의 바이오사업부를 인수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 곳은 사실상 MBK 하나뿐이다. MBK는 10조원 규모의 블라인드펀드 6호를 결성 중이다. 인수금융을 활용하면 인수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차입금 부담이 그만큼 강하기 때문에 인수를 결정하기 쉽지 않다. MBK 입장에서도 펀드 소진에 열을 올려야 한다. HPSP 등 조단위 딜에 이름이 거론되는 이유도 펀드 소진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다만 MBK가 CJ제일제당 바이오사업부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업계는 우려의 시선으로 보고 있다. MBK가 홈플러스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부정적 여론이 형성된 상태다. 특히 홈플러스 인수 당시 7조원 규모의 딜에 5조원을 차입금으로 마련한 것을 두고 밸류업이 아닌 홈플러스의 부동산자산 매각을 염두에 둔 인수가 아니냐는 논란이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MBK가 CJ제일제당과 거래가격 협의를 마무리해도 직원들의 반발을 이겨내기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카브아웃 딜은 인수대상 기업 직원들에게 동의를 받아야되는데 MBK의 경우 홈플러스 법정관리 여파로 직원들에게 동의를 받는 절차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IB 업계 관계자는 "인수대상 사업부 직원들도 여론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기업뿐 아니라 직원들의 반발도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과거 PE들이 인수할 때 직원들의 반발이 심했는데 최근에는 성과, 보상 측면에서 노력하다 보니 많이 나아졌다"면서도 "하지만 MBK의 홈플러스 법정관리 신청으로 PE에 대한 먹튀라는 마타도어가 설득력을 얻을까 봐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유한새 기자 sae@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