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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오일뱅크, 투자 일단락 속 '현금흐름 회복' 시험대
HD현대오일뱅크가 대규모 투자 이후 재무구조 정상화를 향한 이행기에 본격 진입했다. 국내 정유사 가운데 유일하게 순차입금을 축소하며 안정적인 재무 관리를 이어가고 있지만 중장기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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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오일뱅크가 대규모 투자 이후 재무구조 정상화를 향한 이행기에 본격 진입했다. 국내 정유사 가운데 유일하게 순차입금을 축소하며 안정적인 재무 관리를 이어가고 있지만 중장기 투자 성과 가시화와 수익 창출력 회복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한국신용평가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HD현대오일뱅크의 지난해 말 연결기준 순차입금은 8조6000억원으로 전년(8조8000억원) 대비 소폭 감소했다. 정유업계 전반에 차입 부담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나타난 결과다.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이 각각 배터리와 석유화학 부문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지속하며 차입 규모를 키운 것과 대조된다.
다만 질적 측면의 재무지표는 악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2024년 조정 순차입금 대비 EBITDA 비율은 7.3배로 전년(6배)보다 상승했다. 조정 부채비율도 268%에 달했다. 한국신용평가는 해당 비율이 8배를 초과할 경우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핵심 변수는 총 3조4000억원이 투입된 중질유 기반 석유화학설비(HPC)프로젝트다. 석유화학 부문의 수익 구조 다변화를 목표로 한 이 프로젝트는 PX·벤젠 등 방향족 제품의 시황 부진으로 투자 성과가 지연되고 있다. 글로벌 석유화학 업황의 구조적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올레핀 시장 또한 공급 과잉이 이어지면서 단기간 내 실적 반등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유 부문 수익성도 약세가 뚜렷하다. 지난해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손익분기점을 간신히 상회하는 배럴당 4∼5달러 수준에 그쳤다. 올해 1분기 기준 평균은 3.2달러로 추가 하락했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인한 재고 관련 손실까지 반영되며 수익성 전반이 둔화됐다.
그럼에도 HD현대오일뱅크는 업계 내에서 상대적으로 '포스트 투자' 단계에 진입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2022년 HPC 투자 대부분이 마무리되면서 2024년 자본적지출(CAPEX)은 3000억원 수준으로 안정화됐다. 별도 기준 배당금 역시 2023년 6000억원에서 2024년 3000억원으로 축소되며 현금 유출을 관리하는 기조가 유지되고 있다.
2023년에는 자회사 HD현대아로마틱스의 지분 50%를 1450억원에 추가 취득하며 이 회사의 순차입금 2172억원이 연결기준에 반영됐다. 이는 단기적으로는 재무 부담 요인이지만 비정유 자산 내 통합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전략적 조치로 해석된다.
결국 HD현대오일뱅크의 향후 재무 안정성 회복 여부는 △HPC 사업의 수익화 성과 △정유 부문의 현금창출력 유지 △친환경·신사업 영역에서의 선별적 투자 집행 여부 등에 좌우될 전망이다. 한국신용평가 역시 이 세 가지를 핵심 모니터링 요인으로 제시하며 재무구조 개선의 실질적 진전을 평가의 기준으로 삼을 계획이다.
최지원 기자 frog@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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