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rporate Action/주식

포스코퓨처엠, '북미 겨냥 유증' 시장 신뢰 다시 시험대에

Numbers_ 2025. 5. 15. 14:25

▼기사원문 바로가기

 

 

포스코퓨처엠, '북미 겨냥 유증' 시장 신뢰 다시 시험대에

포스코퓨처엠이 북미 투자와 국내 음극재 공급망 완성을 위해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선다. 2021년 조 단위 증자를 추진한 당시에는 시장의 지지를 받았다. 이차전지 소재 사업에 대한 의문

www.numbers.co.kr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왼쪽)이 올해 4월 포스코퓨처엠과 GM의 합작 양극재 생산법인인 캐나다 '얼티엄캠'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 제공=포스코홀딩스

 
포스코퓨처엠이 북미 투자와 국내 음극재 공급망 완성을 위해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선다. 2021년 조 단위 증자를 추진한 당시에는 시장의 지지를 받았다. 이차전지 소재 사업에 대한 의문이 커진 상황에서 다시 한 번 시장을 설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컨퍼런스콜서 북미 투자 필요성 강조 

포스코퓨처엠은 이달 13일 진행된 비공개 컨퍼런스 콜에서 주주배정 유상증자 관련해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임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미 투자와 주요 원료인 구형흑연 내재화를 위해 대부분의 자금이 소요될 예정이다는 설명이다. 

컨퍼런스 콜에 참여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포스코그룹이 전구체, 흑연 등 원료 사업을 내재화하는 전략을 펼치면서 자금 조달의 필요성을 언급했었다"며 "이날 설명회에선 북미향 적격 전구체 투자 필요성과 효과에 대해 특별히 힘을 줬다"고 말했다. 

전구체는 양극재의 중간 소재로 포스코퓨처엠을 비롯해 국내 배터리 소재 회사들은 대부분 중국에서 수입해왔다. 그간 문제없이 써왔지만 미국이 중국산 전구체를 사용한 배터리에 대해 세액공제 혜택을 배제하면서 '소재의 탈중국화'가 시급해졌다. 포스코퓨처엠의 이번 증자도 이와 관련됐다는 것이다.

실제 사용처별로 살펴보면 시설 투자 1810억원, 운영자금 2884억원, 타법인증권 취득자금 6307억원 등이다. 과반의 조달 자금을 타법인증권 취득에 배정될 예정으로, 2021년 신주 발행 대금의 50% 이상을 광양 양극재 공장 증설에 투입했던 것과 대비된다. 특히 이번 증자는 북미 시장을 정조준한 전략적 목적이 뚜렷하다.

우선 미국 제너럴모터스와 합작사 투자 목적으로 설립한 캐나다 자회사(POSCO FUTURE MATERIALS CANADA)에 잇따라 실탄을 쏴주고 있다. 지난해 양극재 JV1단계 투자비가 늘어난데 따른 5675억원을 지급했으며 전구체 및 양극재 증설을 위한 투자금도 분할 납입하고 있다. 최근에는 투자 완결을 위해 추가로 4894억원을 내년 말까지 출자하기로 결정했다. 포스코퓨처엠은 2026년까지 필요한 3534억원을 이번 증자로 마련할 계획이다. 

전구체와 마찬가지로 천연흑연도 장기적으로 IRA 세액공제 혜택을 위해선 공급망 다변화가 필요하다. 구형흑연 생산법인 카본신소재 투자금 3961억원 중 2773억원을 증자를 통해 조달할 방침이다.

2021년 호평으로 끝난 증자…이번에는?

포스코퓨처엠은 2021년 유상증자 당시 시장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포스코퓨처엠의 주가는 최초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2020년 11월 6일 8만3900원이었지만 최종 발행가액을 확정한 2021년 1월 11일 12만7500원으로 52% 올랐다. 주가를 기준으로 하는 신주 발행가격은 이사회 개최 당시 예정가가 주당 6만700원이었지만 최종적으로 주당 7만1500원으로 결정됐다. 최초 이사회를 개최한 이후 납입 대금이 들어오기까지 해가 바뀌었지만 시장의 지지 속에서 성공적으로 조달을 마쳤다. 

포스코퓨처엠은 이번에도 4년 전과 동일한 기준으로 발행가액을 산출할 예정이다. 신주 배정 기준일 3영업일 전인 6월 12일을 기준으로 기준 주가를 정한 뒤 증자비율과 할인율 20%를 적용해 1차 발행가액을 정한다. 향후 2차 기준 주가와 할인율 20%를 도입해 2차 발행가액을 정한 뒤 청약일 3~5거래일 전 평균 주가의 40% 할인 금액과 비교해 더 낮은 가액을 최종 발행가로 확정하는 방식이다.

일단 이사회 개최날 기준으로 산출한 신주 1주당 예정 발행가는 9만5800원이다. 2차 발행가를 정하는 7월까지 주가가 일정 수준 이상 유지돼야 계획한 1조원 이상을 조달할 수 있다. 다만 시장이 이번 유상증자를 얼마나 납득할지는 미지수다. 신주 발행에 따른 구주 가치 희석을 이유로 주가가 하락하면 증자 대금도 줄어든다. 실제14일 장 시작 직후 포스코퓨처엠 주가는 전날 보다 7% 가까이 하락했다. 

IB 업계 관계자는 "2021년 이차전지 소재 시장이 본격화되던 시기였다면 지금은 캐즘에 접어든 국면으로 분위기가 그때와는 확연히 다르다"며 "조달의 필요성엔 공감하지만 투자 효과에 대해선 의구심이 여전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수정 기자 crystal7@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