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캐피탈의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됐다. 이번 등급 조정은 부동산 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OK캐피탈이 부동산금융 위주의 영업자산 구성으로 부실 채권이 늘어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신용평가는 OK캐피탈의 무보증사채에 대한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BBB+(안정적)에서 BBB+(부정적)으로 하향했다고 밝혔다. 등급 전망이 부정적이란 건 향후 1~2년 내 등급이 하향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앞서 한국기업평가도 OK캐피탈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A-(부정적)에서 BBB+(안정적)으로 조정했다.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부동산 경기 불황 등으로 부동산 관련 부실채권이 확대된 점이 신용등급 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OK캐피탈이 최근 영업자산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부동산PF 관련 대출의 건전성 저하로 인해 자산건전성이 크게 저하됐다고 평가했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OK캐피탈의 부동산PF 관련 대출은 1조 5487억원(본PF대출 3305억원, 브릿지론 1조 2182억원)에 달한다. 총 영업자산의 55.1%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부동산PF 관련 대출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9.5%다.
국내 주요 할부금융·리스사(신한캐피탈, KB캐피탈, 우리금융캐피탈, 하나캐피탈 등 11개사)들의 고정이하여신 비율 평균이 6월 말1.6%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높은 수치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은행 총 여신 중 부실채권을 의미하는 고정이하여신이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OK캐피탈의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은 31.7%로 나타났다.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은 고정이하여신보다 등급은 높지만 연체가 발생한 만큼 잠재 부실채권에 속한다.
부동산PF 관련 대출의 건전성 저하로 인해 OK캐피탈의 자산건전성도 크게 저하 됐다. 9월말 기준 1개월 이상 연체율, 요주의이하여신비율, 고정이하여신비율은 각각 11.5%, 25.3%, 10.5%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4.0%, 9.5%, 2.6%) 대비 크게 상승한 수준이다.
이 가운데 총 자산 감소 등으로 수익성이 저하됐고 시장지배력도 악화됐다. OK캐피탈은 자산건전성 저하로 대손비용 증가세가 지속되면서 수익성이 저하 추세에 있다. 올 들어 OK캐피탈은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이자비용 부담 확대, 부실여신 증가로 대손비용이 2793억원으로 크게 확대됐다.
지난해 1777억원 대비 57.2% 늘어난 수준이다. 이로 인해 9월 말 1213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935억원의 순이익을 낸 점을 고려하면 적자 전환한 것이다. 이에 따라 시장지위도 약화됐다. 지난해 말 총자산 기준 시장점유율은 1.6%였으나 올 들어 총자산이 크게 감소함에 따라 6월 말 시장점유율은 1.3%로 줄어들었다.
윤희경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금번 OK캐피탈의 신용등급 조정은 수익성 저하, 시장점유율 약화, 부동산 PF 대출 부실 증가로 자산건전성이 크게 저하된 점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크레딧업계는 OK캐피탈이 자기자본 대비 브릿지론 비중이 높은 만큼 브릿지론 회수율 등을 모니터링하겠다는 입장이다.
OK캐피탈의 9월말 기준 자기자본 대비 브릿지론 비중은 147.8%로, 브릿지대출의 비중이 큰 편이다. 부동산PF 대출은 ‘본PF’ 대출과 ‘브릿지대출(브릿지론)’로 나뉘는데, 이 중 브릿지대출은 신용도가 낮은 시행사가 1금융권에서 본 PF대출을 받기 전 개발자금을 제2금융권에서 고금리로 대출받는 것을 의미한다.
노효선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모니터링 요소와 관련해 “브릿지여신의 회수율을 개선하여 수익성 및 자산건전성이 큰 폭으로 회복할 경우 등급전망이 ‘안정적’으로 복귀할 수도 있다”면서도 “부실발생으로 건전성 및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저하되거나 자체 현금흐름 및 계열 자금지원여력이 부족해질 경우 신용등급이 재차 하향 조정될 수 있다”고 밝혔다.
남지연 기자 njy@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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