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분석

[은행권 건전성 점검]④ 우리, '체질 개선' 최우선…정진완표 리스크 관리 주목

Numbers 2025. 5. 1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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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건전성 점검]④ 우리, '체질 개선' 최우선…정진완표 리스크 관리 주목

정진완 우리은행장이 취임 원년 조직 안정화에 방점을 찍고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단기 실적에 집착하지 않고 장기적 관점에서 성장의 기반을 쌓아가고 있다는 평이 주를 이룬다. 여신 측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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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진화 기자


정진완 우리은행장이 취임 원년 조직 안정화에 방점을 찍고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단기 실적에 집착하지 않고 장기적 관점에서 성장의 기반을 쌓아가고 있다는 평이 주를 이룬다. 여신 측면에서 단순한 대출 규모 확대보다는 신성장·우량기업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우리은행 중소기업전략부장, 중소기업그룹 부행장 등을 맡으며 기업금융 전문가로서의 경력을 쌓았던 정 행장은 건전성을 중심에 둔 전략으로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비하고 있다.

15일 <블로터>가 올해 1분기 6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IBK기업은행) 등의 고정이하여신(NPL) 비율(고정이하여신/총여신)을 살펴본 결과 우리은행은 0.32%였다. 우리은행보다 NPL 비율이 낮은 곳은 하나은행(0.29%), 신한은행(0.31%)으로 그 차이는 0.03~0.01%p에 그쳤다. 다른 은행의 NPL 비율은 △기업은행 1.34% △농협은행 0.56% △국민은행 0.40% 등이다.

NPL 비율 증가 폭이 0.09%p인 것은 다소 아쉬운 부분으로 여겨진다. 이는 6대 은행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NPL은 채무자가 3개월 이상 갚아야 하는 금액을 내지 못하고 있는 대출을 모두 합한 것으로 은행의 부실채권 보유 수준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건전성 지표다. 여신은 통상적으로 정상·요주의·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의 다섯 단계로 분류된다.

우리은행의 NPL은 1조573억원으로 작년 말(7815억원) 대비 35.3% 증가했다. 증가 폭으로만 따지면 6대 은행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다만 지난해 말 우리은행의 NPL이 6대 은행 가운데 가장 낮은 7815억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고정여신이 1970억원 증가한 7530억원, 회수의문여신이 425억원 오른 1670억원, 추정손실여신이 364억원 상승한 1374억원이었다. 전체 대출 규모가 줄어든 영향을 받아 정상여신이 327조541억원으로 3조4093억원 감소했다. 요주의여신은 217억원 증가한 1조7111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하반기부터 환율 등 국내외 변수로 경기가 침체되고 상환 능력이 떨어진 한계 차주가 늘어나며 우리은행의 NPL이 2759억원 증가했다. 특히 기업 NPL이 2261억원 상승한 7993억원으로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가계 NPL은 2546억원으로 491억원 올랐다.

금융기관이 부실 상황이 일어났을 때 얼마나 잘 대처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는 척도인 NPL커버리지 비율(대손충당금잔액/고정이하여신)을 보면 우리은행 수치가 업계 최고 수준이다. 우리은행의 올 1분기 NPL커버리지 비율은 188.4%로 6대 은행 중 상대적으로 높은 곳은 농협은행(197.8%) 뿐이다. NPL커버리지 비율의 하락 폭이 59.0%p로 타 은행 대비 높았지만 선제적으로 충분한 대손충당금을 쌓아뒀기 때문에 건전성 방어에 성공했다.

이런 가운데 정 행장은 조직, 회의, 핵심성과지표(KPI) 등 다양한 분야를 혁신하며 우리은행의 건전성 관리 능력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최근 여신지원그룹 직속의 조직 '위기기업선제대응ACT(Agile Core Team)'를 새롭게 만들었다. 송윤홍 여신지원그룹 부행장이 팀장을 직접 맡으며 무게가 실렸다. 이 조직은 부실 징후 기업을 선정한 뒤 금융 및 경영 부분에서 개선책을 제공하는 업무를 맡는다. 여신 규모 및 연체율 추이 판단 등도 전담한다.

주간 자산 리밸런싱 회의도 정례화됐다. 해당 회의에서는 부실 우려·비우량·역마진 여신의 축소와 함께 신성장 산업과 제조업 대상 여신 확대 등이 논의된다.

이에 더해 올해 초 핵심성과지표(KPI)를 자산 건전성 관리 분야의 배점을 늘리는 방식으로 개편해 임직원들이 자체적으로 재무적 리스크에 대비할 수 있는 토양을 쌓았다.

우리은행과 같은 그룹 계열사로 NPL 전문 투자회사인 우리금융에프엔아이가 있는 점도 강점으로 거론된다. 우리금융에프엔아이는 2022년 출범 이래 시장 조기 안착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신용평가로부터 A0(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신용등급이 한 단계 오르기도 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건전성 지표 개선을 위해 성장 가능 기업 지원, 우량자산 중심 포트폴리오 재구성 등 위험가중자산의 질적 관리과 선제적인 리스크 대응 체계에 기반해 자산 건전성 지표를 개선해 가겠다"고 말했다.

김홍준 기자 hjkim@bloter.net